한시의 중요한 요소인 울림과 이치에 대해
증귀곡시서(贈龜谷詩序)
김득신(金得臣)
이치가 통해야 시(詩)다
木之千枝, 皆由于幹而理無不在, 豈伊一枝之非理; 人之百骸, 皆係于身而理無不在, 豈伊一骸之非理.
不特此也, 詩亦然. 凡句句之中, 理必相通, 無一字之不出於理, 然後方可謂之詩. 是何異木之千枝, 人之百骸之有理乎?
시의 두 가지 기준, 울림과 이치
徒以響爲詩者, 不悟詩. 崔ㆍ白ㆍ李專以響爲務, 不知其理, 吾以爲不悟詩也. 石洲之詩, 有理有響, 眞吾所謂詩也. 芝川之詩, 有理無響, 世或絀之. 然有理無響, 大勝於有響無理. 彼顚冥之徒, 何以知大家之不爲響?
구로(龜老)는 도덕경에서 깨우쳤기에 그의 시엔 이치와 울림이 있다
龜老之詩, 有理有響, 是吾所謂理響也. 莫是悟於『道德經』而然耶. 昔聞治『道德經』, 昨年往見, 案有其『經』. 必悟理於『道德經』無疑.
근대 시인들의 황당무계한 말
近來操觚者咸曰: “詩必主於響.” 余不勝捧腹. 象村「晴窓軟談序」, ‘詩非無理也’ 其言至矣. 專爲響則無理, 專爲理則無響, 二者兼備謂之詩矣. 龜老絀吾所論否. 『柏谷先祖文集』 冊五
해석
이치가 통해야 시(詩)다
木之千枝, 皆由于幹而理無不在,
나무의 천 개 가지는 모두 몸통에서 시작되어 이치가 있지 않은 게 없으니,
豈伊一枝之非理;
어찌 저 한 가지만이 이치가 없다 하겠는가?
人之百骸, 皆係于身而理無不在,
사람의 100개 뼈는 모두 몸에 매어 있어 이치가 있지 않은 게 없으니,
豈伊一骸之非理.
어찌 저 한 뼈만이 이치가 없다 하겠는가?
不特此也, 詩亦然.
다만 이뿐만이 아니라, 시 또한 그러하다.
凡句句之中, 理必相通,
일반적으로 구절과 구절 가운데에 이치는 반드시 서로 통하여
無一字之不出於理, 然後方可謂之詩.
한 글자도 이치에서 나오지 않음이 없은 후에 곧 시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是何異木之千枝, 人之百骸之有理乎?
그러니 이것이 어찌 나무의 천 개 가지와 사람의 100가지 뼈에 이치가 있는 것과 다르겠는가?
시의 두 가지 기준, 울림과 이치
徒以響爲詩者, 不悟詩.
다만 소리의 울림으로 시를 짓는 사람은 시의 본질을 깨닫지 못한 것이다.
崔ㆍ白ㆍ李專以響爲務, 不知其理.
최경창과 백광훈과 이달의 소위 삼당시인은 소리의 울림에만 힘써 시의 이치를 알지 못했다.
吾以爲不悟詩也.
그래서 나는 그들이 시를 깨닫지 못했다고 생각한 것이다.
石洲之詩, 有理有響, 眞吾所謂詩也.
석주 권필의 시는 이치도 있고 울림도 있으니, 참으로 내가 말했던 시라는 것이다.
芝川之詩, 有理無響, 世或絀之.
지천 황정욱의 시는 이치는 있지만 울림이 없으니 세상에선 간혹 낮잡아 본다.
然有理無響, 大勝於有響無理.
그러나 이치는 있되 울림이 없는 것이 울림만 있되 이치가 없는 것보다 훨씬 낫다.
彼顚冥之徒, 何以知大家之不爲響?
그러니 저 전도되고 어두운 무리들이 어찌 문장의 대가들이 시의 울림을 짓지 않았다는 것을 알겠는가?
구로(龜老)는 도덕경에서 깨우쳤기에 그의 시엔 이치와 울림이 있다
龜老之詩, 有理有響, 是吾所謂理響也.
귀곡(龜谷) 최기남(崔奇男)의 시는 이치도 있고 울림도 있으니 이것이 내가 말했던 이치와 울림이라는 것이다.
莫是悟於『道德經』而然耶.
이 사람은 『도덕경』에서 깨우쳐 그러한 것이 아니겠는가.
昔聞治『道德經』, 昨年往見, 案有其『經』.
예전에 『도덕경』을 배웠다고 들었기에 작년에 가서 보니 책상에 『도덕경』이 있었다.
必悟理於『道德經』無疑.
반드시 이치를 『도덕경』에서 깨우쳐 의심이 없었던 것이리라.
근대 시인들의 황당무계한 말
近來操觚者咸曰: “詩必主於響.”
근래의 문장가들은 간혹 “시는 반드시 울림을 위주로 한다.”고 말하지만
余不勝捧腹.
나는 그 말에 포복절도(抱腹絶倒)함을 참을 수가 없다.
상촌 신흠의 「청창연담서」에서 ‘시는 이치가 아닌 게 없다.’라고 했는데, 그 말이 지극하다.
專爲響則無理, 專爲理則無響,
오로지 울림이 있는 시만 지으면 이치가 없고, 오로지 이치만 있는 시를 지으면 울림이 없으니,
二者兼備謂之詩矣.
두 가지를 겸하여 갖추어야만 시라고 하는 것입니다.
龜老絀吾所論否. 『柏谷先祖文集』 冊五
그대는 나의 이야기를 내치지 마시게.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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