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진(鋪陳)과 영묘(影描)의 한시 표현법
시칙(詩則)
신경준(申景濬)
한시 표현법인 포진(鋪陳)과 영묘(影描)
鋪陳者, 直敍其實也; 影描者, 繪象其影也. 同一山岳, 而韓退之之『南山』詩, 是爲鋪陳; 李太白之『蜀道難』, 是爲影描. 同一樂律, 而白樂天之『琵琶行』, 是爲鋪陳; 賈浪仙之『擊甌歌』, 是爲影描. 詩之作法雖多, 而無出於此二者矣. 所謂軆者此二者之制度也. 意者主張乎此二者也; 聲者寓於此二者也.
포진(鋪陳)과 영묘(影描)의 내용
唐人喜述光景, 故其詩多影描; 宋人喜立議論, 故其詩多鋪陳. 大抵述光景. 出於國風之餘, 而頗小眞厚之味; 立議論, 出於兩雅之餘, 而全露勘斷之跡. 俱未始不出於三百篇之餘, 而其視三百篇, 亦遠矣.
세상 사람들의 편파적인 한시를 짓기
世之人皆以爲唐人以詩爲詩, 宋人以文爲詩, 唐固勝於宋, 宋固遜於唐. 此以唐詩多影描, 宋詩多鋪陳故也. 然而宋之不如唐, 是因氣格俱下之致也, 非由於鋪陳素不如影描而然也. 世末而文弊勝, 只以風韻景色爲尙, 不復審軆格氣味之如何? 惜哉! 『旅菴遺稿』 卷之八
해석
한시 표현법인 포진(鋪陳)과 영묘(影描)
鋪陳者, 直敍其實也;
포진(鋪陳)이란 그 사실을 곧바로 서술하는 것이고,
影描者, 繪象其影也.
영묘(影描)란 그림자를 그리며 형상하는 것이다.
同一山岳, 而韓退之之『南山』詩, 是爲鋪陳;
동일한 산악이지만 한퇴지의 『남산』이란 시, 이것은 포진(鋪陳)이고
李太白之『蜀道難』, 是爲影描.
이태백의 『촉도난』, 이것은 영묘(影描)다.
同一樂律, 而白樂天之『琵琶行』, 是爲鋪陳;
동일한 악률이지만 백락천의 『비파행』, 이것은 포진(鋪陳)이고,
賈浪仙之『擊甌歌』, 是爲影描.
낭선(浪仙) 가도(賈島)의 『격구가』, 이것은 영묘(影描)다.
詩之作法雖多, 而無出於此二者矣.
시의 작법은 비록 많지만 이 두 가지를 벗어나지 않는다.
所謂軆者此二者之制度也.
이른바 시체(詩體)라는 것은 이 두 가지의 제도다.
意者主張乎此二者也, 聲者寓於此二者也.
뜻이란 이 두 가지에서 주장하는 것이고 소리란 이 두 가지에 붙이는 것이다.
포진(鋪陳)과 영묘(影描)의 내용
唐人喜述光景, 故其詩多影描;
당나라 사람들은 기꺼이 광경을 서술했기 때문에 그 시는 영묘(影描)가 많았고
宋人喜立議論, 故其詩多鋪陳.
송나라 사람들은 기꺼이 의론을 세웠기 때문에 그 시는 포진(鋪陳)이 많았다.
大抵述光景. 出於國風之餘, 而頗小眞厚之味;
대저 광경을 서술하는 것은 國風의 나머지에서 나왔으니 대부분 참되고 두터운 맛이 적고
立議論, 出於兩雅之餘,
의론을 세운 것은 小雅와 大雅의 나머지에서 나와
而全露勘斷之跡.
온전히 드러내 죄인을 심리하는【감단(勘斷): 죄를 심리해서 처단함.】 자취가 드러난다.
俱未始不出於三百篇之餘,
모두 처음엔 300편의 나머지에서 나오지 않은 게 없지만
而其視三百篇, 亦遠矣.
300편에서 보면 또한 차이가 멀다.
세상 사람들의 편파적인 한시를 짓기
世之人皆以爲唐人以詩爲詩,
세상 사람들이 다 ‘당나라 사람은 시로써 시를 짓고
宋人以文爲詩,
송나라 사람은 文으로 시를 지었기에
唐固勝於宋, 宋固遜於唐.
唐詩가 宋詩보다 낫고, 宋詩는 唐詩보다 못하다’고 생각한다.
此以唐詩多影描, 宋詩多鋪陳故也.
이것은 당시에는 영묘(影描)를 많이 했고 송시에는 포진(鋪陳)을 많이 했기 때문이다.
然而宋之不如唐, 是因氣格俱下之致也,
그러나 송시가 당시만 못한 것은 기격(氣格)【기격(氣格): 시와 문의 기운과 풍격을 말한다[指詩文的氣韻和風格]】이 하락하였기 때문이지,
非由於鋪陳素不如影描而然也.
포진(鋪陳)이 본래 영묘(影描)만 못해서 그런 것은 아니다.
世末而文弊勝, 只以風韻景色爲尙,
세상이 말세로 문장의 폐단이 기승을 부려 다만 풍운(風韻)과 경색(景色)으로 숭상할 뿐,
不復審軆格氣味之如何? 惜哉! 『旅菴遺稿』 卷之八
다시 체격(軆格)과 기미(氣味)가 어떠한지는 살피지 않으니 어째서인가? 슬프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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