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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남한산성 계곡을 가다 - 4. 탈출작전과 유쾌한 점심시간 본문

연재/여행 속에 답이 있다

남한산성 계곡을 가다 - 4. 탈출작전과 유쾌한 점심시간

건방진방랑자 2019. 12. 19.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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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탈출작전과 유쾌한 점심시간

 

국청사에 도착해선 아이들은 들어가지 않고 정문 앞에 걸터앉아 휴식을 취했다. 이때 태기는 이곳에 자주 와봤는지 이곳에서 저희 집이 정말 가까워요. 열심히 걸어가면 바로 집으로 갈 수 있다니깐요라고 말하기 시작한다. 그 말은 진짜였다. 태기네 집은 마천역 근처이니, 이곳에서 열심히 걸어가면 1시간 30분 만에 집에 도착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가까운 곳에 사는 성민이에게 얘기해서 지금 바로 열심히 걸어서 집에 가자고 하더라.

 

 

절에 들어가지 않고 걸터앉았고, 태기와 성민이는 집 근처라며 외치기 시작한다.

 

 

 

태기와 성민이의 남한산성 탈출

 

태기와 성민이는 에너지가 넘치는 아이들이다. 에너지가 넘친다는 것은 활동을 많이 하면 할수록 아이가 밝아지고, 긍정적이 된다는 말이다. 그러니 야외활동을 나오면 누구보다도 가장 열심히 걸어 다니고 넘치는 에너지를 맘껏 발산하기에 여념이 없다. 그런 아이들인데, 이곳을 걸어서 바로 집에 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자 마음보다 몸이 먼저 앞서기 시작했다. 그래서 집에 가겠다고 계속 외쳤으니 말이다. 이 말을 듣고 우린 코웃음을 쳤다. 조금만 걸어도 엄청 더웠고, 거리 또한 만만치 않았기에, 호기로운 마음에 하는 말일 뿐, 진짜 갈 거라곤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서 정 그렇게 생각하면 한 번 가보던가?”라고 장난처럼 말한 것이다. 하지만 태기와 성민이는 그걸 진짜로 받아들였는지 어느 순간 보니 보이지 않더라.

 

 

태기가 어느 곳에서도 보이지 않아, 국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거기에도 당연히 없더라.

 

 

한참이 지나도 보이지 않자 국청사 안으로 들어가 살펴봤음에도 어디에도 없더라. 정말 길을 따라 올라간 것이었다. 그 때 초이쌤이 태기에게 전화를 해보니, 다행히도 멀리 가지 않고 내려오고 있다고 하더라. 한참을 걸어갔다가 힘겹게 내려오는 모습이 보였다. 그래서 어디까지 갔냐고 물어보니, 그제야 서문까지 갔었는데, 너무 배가 고파서 밥은 먹고 가려고 왔어요라고 말하더라.

 

 

국청사 산책을 마치고 점심을 먹으러 가는 길. 

 

 

 

아이들이 고기만 좋아하나, 배고플 땐 아니거든

 

이번 트래킹의 주목적은 등산을 하는 것이라기보다 계곡에 가서 물놀이를 하며 쉬자는 것이었다. 종점에서 광주로 가는 버스를 타고 가다보면 물이 좋은 계곡이 있다는 정보를 초이쌤이 알고 있었기에 점심을 먹은 후엔 그곳에 가기로 했다.

내려오는 길에 많은 음식점이 보였지만, 그곳에 들어가지 않고 종점 부근까지 내려왔다. 그곳에서 바로 보이는 음식점에 들어갔다.

 

 

우리가 들어간 음식점. 맛도 깔끔하고 그래서 좋았다.

 

 

오늘은 급식비가 남은 게 있어서 개인적으로 도시락을 싸오지 않고 함께 매식을 하기로 했다. 아이들은 비빔밥, 된장찌개, 칼제비를 시켰고, 각 테이블엔 사이드 메뉴로 도토리묵과 감자전을 시켜줬다. 아이들은 고기 아니면 거의 손도 대지 않기에 별로 먹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그런 생각 자체가 오산이었다. 열심히 걸으며 배가 고파진 아이들은 평소와 다르게 묵도 잘 먹고, 감자전도 맛있게 먹기 시작했으니 말이다. 이럴 때 보면 역시 시장이 반찬이란 말은 정말 거스를 수 없는 명언이란 생각이 든다.

 

 

아이들이 언제 고기가 아닌 것을 이렇게 잘 먹었냐 싶게, 정말 맛있게 먹더라.

 

 

이때 성민이 혼자 칼제비를 먹었는데 잘 먹다가 도중에 날벌레가 나왔다. 그걸 주인 아주머니에게 알려주자, “그럼 새로 한 그릇 더 끓일까요?”라고 묻더라. 그래서 한 그릇 더 달라고 말했다. 그 덕에 성민이는 칼제비를 두 그릇이나 먹게 됐고 배는 엄청 불렀을 것이다. 그걸 보고 승태쌤은 그릇을 들고 국물을 후루룩 마시기도 했는데, 그때 성민이는 승태쌤을 째려보며 저도 국물 좋아해요라고 목소리 높여 말하며, 자기 음식에 대한 강한 집착을 보였다. 역시 먹는 것을 좋아하는 성민이의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던 광경이었다.

이제 한껏 배불리 먹었겠다 오늘 트래킹의 하이라이트인 계곡 물놀이를 가기만 하면 된다. 솔직히 이때만 해도 버스를 타고 편하게 계곡에서 내려 놀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현실은 전혀 그게 아니어서 국청사를 올라갈 때 밀림을 헤매는 듯한 느낌은 쨉이 안 될 정도로 더 많은 수풀이 우거지고 더 긴 거리를 걸어야 하는 일이 생긴 것이다. 이에 대해선 다음 후기에선 더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다.

 

 

여느 직장인들처럼 밥 먹은 다음에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기며.

 

 

인용

목차

사진

1. 늦지 않던 민석이마저도 늦다

2. 험난한 남한산성 가는 길

3. 남한산성에서 여유를 부리다

4. 탈출작전과 유쾌한 점심시간

5. 남한산 계곡에서 열정을 불사르다

6. 남한산성의 계곡에서 열정을 불사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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