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세연정, 예송리 해수욕장
단재학교에 나오게 된 지 2주 정도가 흘렀다. 이제 단재학교 친구들과 어느 정도 친해졌다. 저번 주에 ‘한택식물원’에 갈 때만 해도 설렘과 두려움이 있었지만, 이젠 두려움보단 설렘만 있다. 역시 사람의 적응력은 대단한 것 같다.
▲ 수학여행 안내문
보길도로 가는 길
단재학교 2학기 수학여행은 ‘보길도 기행’이다. 보길도는 07년에 다산연구소에서 주관한 실학기행을 통해 왔던 곳이다. 그때 신나게 놀았던 기억이 있는데, 이렇게 다시 찾게 되니, 신기할 수밖에. 인생은 그래서 참 묘하다는 생각이 든다. 과거의 경험들이 미래에 어떻게 다시 펼쳐질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 싸온 밥을 먹기도 하고 사먹기도 한다.
서울에서 보길도로 향하는 길은 전주로 내려갈 때와 같은 고속도로로 갔다. 꼭 집으로 내려 가는듯한 착각이 든 것은 그 때문이다. 서울에서 생활하게 된 지는 2주밖에 안 됐는데, 아직도 모든 게 낯선 탓이다. 익숙한 길을 달리고 달려 보길도로 향했다. 무려 7시간 가까이 달려서야 보길도에 도착할 수 있었다.
▲ 차 타고 배 타고 7시간을 달려 보길도로 간다.
세연정
보길도의 명소인 ‘세연정’에 들르는 건 당연했다. 실학기행 때엔 세연정이 어떤 곳인지 잘 알지 못했다. 단지 윤선도가 유배를 당해 이곳에 왔고 그가 지은 ‘세연정’이 지금은 명물로 남은 것이라 단순히 생각했다. 하지만 준규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선 나의 무식을 실감했다.
▲ 보길도여~ 내가 4년만에 다시 왔노라^^
세연정은 해남의 갑부였던 윤선도가 보길도에 들어와 원주민들을 동원하여 지은 라는 것이다. 지금으로 보면, 노동 착취의 현장이며 환경 파괴의 현장이었던 것. 그 때문에 지금까지도 보길도 사람들은 윤선도에 대해 안 좋은 인상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이런 설명을 듣고 세연정을 보니, 단순히 멋진 정자로만 보이지 않았다.
▲ 2007년 실학기행에 왔을 땐 이덕일 선생님의 강의를 여기서 들었었다.
하지만 이런 시선 또한 현대인의 시선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과거를 본다는 건 현재의 시선으로 난도질 하는 게 아니라, 그 때의 시선으로 보아야만 제대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럴 때 과거는 현재와의 끊임없는 연속선상에서 볼 수 있으니 말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생각하는 건 어떨까. 그 때의 ‘낭만’은 지금에 와서 하나의 ‘유적’이 되었노라고.
▲ 보길도에 대한설명을 한참이나 들었다.
예송리 해수욕장
그 다음에 들른 곳은 몽돌이 가득한 해수욕장인 ‘예송리 해수욕장’이다. 실학기행 때도 이 곳에서 둥근 돌을 던지며 물수제비를 떴던 기억이 난다. 이 날도 열심히 물수제비를 떴다. 누가 더 많이 튀기나 내기 하면서 말이다.
▲ 물수제비 뜨느라 정신 없는 단재 친구들
첫 날엔 늦은 시간에 도착한 탓에 별다른 이벤트가 없었다. 피곤한 몸을 누이고 보길도의 밤하늘을 즐겼다.
▲ 저녁까지 정말 맛있게 먹었다. 보길도의 첫날 밤이 그렇게 저물어 간다.
인용
2. 라이딩, 체육대회, 담력훈련, 장기자랑, 공룡알 해수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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