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눈
신설(新雪)
&
외우며 전하는 곳에서 얻었지만 편제는 잃어버렸다
득어전송 실기편제(得於傳誦 失其篇題)
이숭인(李崇仁)
蒼茫歲暮天 新雪遍山川
창망세모천 신설편산천
鳥失山中木 僧尋石上泉
조실산중목 승심석상천
飢烏啼野外 凍柳臥溪邊
기오제야외 동류와계변
何處人家在 遠林生白煙
하처인가재 원림생백연 『陶隱先生詩集』 卷之二
해석
蒼茫歲暮天 新雪遍山川 | 아득한 세모의 하늘, 새눈이 산천을 뒤덮으니, |
鳥失山中木 僧尋石上泉 | 새는 산 속에서 나무를 잃었고 스님은 돌 속의 샘을 찾아 헤매네. |
飢烏啼野外 凍柳臥溪邊 | 주린 까마귀는 들 밖에서 울고 언 버드나무는 시냇가에서 누워있구나. |
何處人家在 遠林生白煙 | 어느 곳에 인가가 있는지 먼 수풀에서 밥불 연기 모락모락 피어오르네. 『陶隱先生詩集』 卷之二 |
해설
이 시는 세모에 내린 첫눈을 노래한 것으로, 어려운 고사(故事)를 사용하지 않고 쉬운 표현들을 활용해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하다.
한 해가 저물어 가는데 첫눈이 내려 온 산천이 하얗다. 눈이 많이 내려 새들은 평소에 깃들던 나뭇가지를 찾지 못하고, 바위틈으로 흐르던 샘물도 눈에 덮여 알 수 없자 스님은 바위 위에 올라서 두리번거린다. 눈에 덮인 먹을거리를 찾지 못한 까마귀는 들에서 울고 있고 시냇가에는 버드나무가 얼어붙은 채 쓰러져 있다. 인가(人家)가 어딘지 살펴보니, 저 먼 숲에서 밥 짓는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원주용, 『고려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09년, 348쪽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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