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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숭인(李崇仁)의 시는 그의 문집에 3권이 전하고 있으며 시선집(詩選集)에 뽑히고 있는 작품도 40여수에 이른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촌거(村居)」(五絶)를 비롯하여 「제승사(題僧舍)」(七絶), 「의장(倚杖)」(五律), 「억삼봉(億三峯)」(五律), 「추회(秋回)」(七律), 「오호도(嗚呼島)」(七古), 「신설(新雪)」(五律) 등이 알려진 것들이다. 이 가운데서 「신설(新雪)」을 보이면 다음과 같다.
蒼茫歲暮天 新雪遍山川 | 아득한 세모(歲暮)의 하늘에 첫눈이 산천에 깔렸네. |
鳥失山中木 僧尋石上泉 | 새들은 산 중의 나무를 잃고 중[僧]은 돌 위에 샘을 찾는다. |
飢烏啼野外 凍柳臥溪邊 | 주린 가마귀 들 밖에서 우짖고 얼어붙은 버드나무 시냇가에 누웠네. |
何處人家在 遠林生白煙 | 어느 곳에 인가(人家)가 있길래 저 멀리 숲 속에서 흰 연기가 날까? |
「촌거(村居)」와 더불어 이숭인(李崇仁)의 ‘간결(簡潔)’을 단적으로 증명해주는 작품이다. 욕심을 내거나 다듬는 기교도 애써 부리지 않았으므로 티없이 맑고 깨끗하다. 정감의 유로(流露)를 최대한으로 억제하고 있어 목전(目前)의 사경(寫景)이 더욱 상쾌한 느낌을 준다. 그러나 「촌거(村居)」와 「신설(新雪)」이 모두 『동문선(東文選)』에 빠져 있는데, 여기에 어떤 연유가 있었는지는 알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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