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암 박순을 애도하며
만사암박상공순(挽思庵朴相公淳)
성혼(成渾)
世外雲山深復深 溪邊草屋已難尋
拜鵑窩上三更月 應照先生一片心 『牛溪先生集』 卷之一
해석
世外雲山深復深 세외운산심부심 | 세상 바깥의 구름 낀 산은 깊고도 또 깊어, |
溪邊草屋已難尋 계변초옥이난심 | 시냇가 초가집 이미 찾기 어렵네. |
拜鵑窩上三更月 배견와상삼경월 | 배견와【배견와(拜鵑窩): 이이가 탄핵을 받자 벼슬을 그만두고 포천 북쪽 창옥병(蒼玉屛)에 배견와(拜鵑窩)라 이름한 초당을 짓고 은거했는데, 배견와(拜鵑窩)는 두견새에게 절을 하는 움집이라는 뜻】 위의 한 밤 중 달은 |
應照先生一片心 응조선생일편심 | 응당 선생의 일편단심을 비추는 것이려니. 『牛溪先生集』 卷之一 |
해설
이 시는 사암(思庵) 박순(朴淳)을 위해 쓴 만사(輓詞)이다.
박순(朴淳)은 우의정과 좌의정을 거쳐 영의정에 이르렀으며, 이이(李珥)의 탄핵을 받자 포천 창옥병(蒼玉屛)에 배견와(拜鵑窩, 두견새에게 절을 하는 움집)를 지었는데, 그곳은 세상 밖 구름이 덮인 깊고도 깊은 산속이다(세상과의 단절을 의미함). 박순이 살던 초가집은 벌써 찾기가 어려울 정도이니, 영의정까지 지낸 사람의 집치고는 너무나 초라하다. 임금에 대한 충성에는 변함이 없음을 뜻하는 배견와 위에 뜬 달은 또렷이 그 일편단심을 보여 주고 있다.
신흠(申欽)의 『청창연담(晴窓軟談)』에 “우계(牛溪) 성혼(成渾)이 박순(朴淳)을 애도한 시에 …… 라 하였는데, 사암을 애도하는 심정이 잘 표현되어 있다고 하겠다[成牛溪渾哭思庵詩日世外雲山深復深 溪邊草屋已難尋 拜鵑窩上三更月 會照先生一片心 可謂善哭思庵矣).”라 하였고,
허균(許筠)은 『성수시화(惺叟詩話)』에서 “사암이 세상을 버리자 만가(輓歌)가 거의 수백 편이었는데, 유독 성우계의 절구시 한 편만이 절창이다. 그 시에 이르기를, …… 끝없는 감상(感傷)의 뜻이 말 밖으로 드러나지 않아 서로 아는 것이 깊지 않으면 어찌 이러한 작품이 있을 수 있겠는가[思庵相捐舍 輓歌殆數百篇 獨成牛溪一絶爲絶倡 其詩曰 世外雲山深復深 溪邊草屋已難尋 拜鵑窩上三更月 應照先生一片心 無限感傷之意 不露言表 非相知之深 則焉有是作乎]?”라 하였다.
원주용, 『조선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10년, 372~373쪽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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