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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수신 - 체우상(遞右相) 본문

한시놀이터/조선

노수신 - 체우상(遞右相)

건방진방랑자 2019. 2. 25.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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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으로 벼슬이 갈려서

체우상(遞右相)

 

노수신(盧守愼)

 

 

土虎春全暮 吳牛喘未穌

토호춘전모 오우천미소

初辭右議政 便就判中樞

초사우의정 변취판중추

睿澤深如海 慈恩潤似酥

예택심여해 자은윤사소

避賢仍樂聖 能住幾年盧

피현잉락성 능주기년로 穌齋先生文集卷之六

 

 

 

 

 

 

해석

土虎春全暮 吳牛喘未穌

무인년(1578) 봄은 저무는데 오나라 소는 헐떡임오우천미소(吳牛喘未穌): 중국남방에서 생장한 물소가 더위를 무서워하여 달을 보고도 덥다고 느낀 나머지 헐떡인다는 고사에서 나온 말임. 멈추질 않네.

初辭右議政 便就判中樞

처음에 우의정을 사직하고 곧 판중추로 나아갔지.

睿澤深如海 慈恩潤似酥

임금은 은혜 깊기가 바다 같고, 자애로운 은혜 윤택하기가 술과 같아,

避賢仍樂聖 能住幾年盧

탁주를 피하고 청주피현잉락성(避賢仍樂聖): 청주는 성인(聖人), 탁주는 현인(賢人)이라 한 시를 씀.를 즐기니, 몇 년이나 나를 머물게 할꼬? 穌齋先生文集卷之六

 

 

해설

이 시는 60대 중반 우상(右相)에 체직(遞職)되어 쓴 시이다.

 

무인(戊寅)시화(詩話)에서 노수신이 속어를 잘 썼다고 하는데 이런 것을 두고 이른 것이다 봄이 저물어 가는데 당뇨가 있어 잦은 기침이 끊이지 않는다. 우의정을 사직하자마자 바로 판중추로 임명되었다벼슬이름인 우의정과 판중추라는 6자를 시어에 사용하고 있어 범상치 않음을 보여 주고 있다. 탁주는 싫고 청주가 좋지만우의정과 같은 요직은 피하고 판중추 같은 실권 없는 청직(淸職)을 즐기겠다는 의미, 자신을 오래 머무르게 할 수는 없을 것이다판중추가 청직이라도 오래 머물지는 않을 것이다. 마지막에도 자신의 성인 노()와 같은 속어를 시어에 사용하고 있다.

 

노수신은 김만중(金萬重)서포만필(西浦漫筆)에서 본조의 시체는 네다섯 번 변했을 뿐만 아니다. 국초에는 고려의 남은 기풍을 이어 오로지 소동파(蘇東坡)를 배워 성종, 중종 조에 이르렀으니, 오직 이행(李荇)이 대성하였다. 중간에 황산곡(黃山谷)의 시를 참작하여 시를 지었으니, 박은(朴誾)의 재능은 실로 삼백 년 시사(詩史)에서 최고이다. 또 변하여 황산곡과 진사도(陳師道)를 오로지 배웠는데, 정사룡(鄭士龍노수신(盧守愼황정욱(黃廷彧)이 솥발처럼 우뚝 일어났다. 또 변하여 당풍(唐風)의 바름으로 돌아갔으니, 최경창(崔慶昌)백광훈(白光勳)이달(李達)이 순정한 이들이다. 대저 소동파(蘇東坡)를 배워 잘못되면 왕왕 군더더기가 있는데다 진부하여 사람들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강서시파(江西詩派)를 배운 데서 잘못되면 더욱 비틀고 천착하게 되어 염증을 낼 만 하다[本朝詩體, 不啻四五變. 國初承勝國之緖, 純學東坡, 以迄於宣靖, 惟容齋稱大成焉. 中間參以豫章, 則翠軒之才, 實三百年之一人. 又變而專攻黃, 則湖, 鼎足雄峙. 又變而反正於唐, 則崔, 其粹然者也. 夫學眉山而失之, 往往冗陳, 不滿人意, 江西之弊, 尤拗拙可厭].”라고 언급한 것처럼, 송풍(宋風)의 영향을 받았다.

 

정조(正祖)홍재전서(弘齋全書)』 「일득록(日得錄)에서 노수신(盧守愼)의 시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삼연(三淵) 김창흡(金昌翕)의 시는, 근고(近古)에는 이러한 품격이 없을 뿐 아니라 중국의 명가(名家) 속에 섞어 놓아도 손색이 없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러나 동악(東岳) 이안눌(李安訥), 읍취헌(挹翠軒) 박은(朴誾), 석주(石洲) 권필(權韠), 눌재(訥齋) 박상(朴祥), 소재(蘇齋) 노수신(盧守愼) 등 여러 문집만은 못하다. 동악(東岳)의 시()는 언뜻 보면 맛이 없지만 다시 보면 좋다. 비유하자면 샘물이 졸졸 솟아 천 리에 흐르는 것과 같아서, 이리 보나 저리 보나 스스로 하나의 문장을 이루고 있다. 읍취헌(挹翠軒)은 정신과 의경(意境)이 깊은 경지에 도달하여 음운(音韻)이 청아한 격조로서 사람으로 하여금 산수 간에 노니는 것 같은 생각을 갖게 한다. 세상에서는 소식(蘇軾)과 황정견(黃庭堅)을 배웠다고 하나 대개 스스로 터득한 것이 많아 당()ㆍ송()의 격조를 논할 것 없이 시가(詩家)의 절품(絶品)이라 할 만하다. 눌재(訥齋)는 고상하고 담백하여 스스로 무한한 취미(趣味)가 있으니, 비록 읍취헌과 겨룰 만하다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석주(石洲)는 비록 웅장함은 부족하지만 부드러운 맛이 있는데 가끔은 깨우침을 주는 것이 있다. 성당(盛唐)의 수준이라 할 수는 없지만 당()의 수준이 아니라고 한다면 너무 폄하한 것이다. 소재(蘇齋)19년간을 귀양살이하면서 노장(老莊)의 서적을 많이 읽어서 상당히 깨우친 것이 많았기 때문에 그의 음운이 뛰어나게 웅장하다. 옛사람이 이른바 황야(荒野)가 천 리에 펼쳐진 형세라고 한 것이 참으로 잘 평가한 말이다. 그러나 그 대체는 염락(濂洛)의 기미(氣味)를 잃지 않았으니, 평생 한 학문의 힘은 역시 속일 수 없는 것이다[三淵之詩 不但近古無此格 雖廁中國名家 想或無媿 而猶遜於東岳挹翠石洲訥齋蘇齋諸集 東岳詩 驟看無味 再看却好 譬如源泉渾渾 一瀉千里 橫看竪看 自能成章 挹翠神與境造 格以韻淸 令人有登臨送歸之意 世以爲學蘇黃而蓋多自得 毋論唐調宋格 可謂詩家絶品 訥齋淸高淡泊 自有無限趣味 雖謂之頡頏挹翠 未爲過也 石洲雖欠雄渾 一味裊娜 往往有警絶處 謂之盛唐則未也 而謂之非唐則太貶也 蘇齋居謫十九年 多讀老莊書 頗有頓悟處 故其韻遠 其格雄 古人所謂荒野千里之勢 眞善評矣 然其大體則自不失濂洛氣味 平生學力 亦不可誣也].”

원주용, 조선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10, 334~336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우리 한시를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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