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판 목동의 피리소리
평교목적(平郊牧笛)
정철(鄭澈)
飯牛煙草中 弄笛斜陽裏
반우연초중 롱적사양리
野調不成腔 淸音自應指
야조불성강 청음자응지 『松江原集』 卷之一
해석
飯牛煙草中 弄笛斜陽裏 | 안개 낀 풀 속에서 소 여물 먹이고 석양 속에서 피리 부네. |
野調不成腔 淸音自應指 | 들판의 가락 노래를 이루진 않지만 맑은 소리에 절로 손가락이 들썩들썩. 『松江原集』 卷之一 |
해설
이 시는 식영정에서 읊은 여러 시 중에서 들판 목동의 피리소리를 노래한 것이다.
목동이 안개가 낀 풀밭에서 소를 먹이면서 지는 햇살 아래에서 피리를 불고 있다. 가락이 촌스럽기는 하지만 그 노래를 듣자니, 절로 흥에 겨워 손가락이 움찔 어깨춤이 절로 나온다.
신흠(申欽)은 『청창연담(晴窓軟談)』에서, “의주 통군정은 세 나라의 경계에 위치하면서 경치가 장관이니 온 세상에서 다 찾아보아도 그 짝을 구하기가 힘들 것이다. 그래서 예로부터 시인들이 이곳을 주제로 읊은 시가 많지 않은 것이 아니지만 그 형세와 기상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그런데 송강 정철이 연소한 나이에 원접사(遠接使)의 종사관(從事官)이 되어 절구 한 수를 짓기를, ‘내가 강을 건너가서는, 곧바로 송골산에 오르고 싶네. 서쪽에서 화표주(華表柱)의 학【한(漢)나라 정령위(丁令威)가 죽은 뒤에 학으로 변해 고향인 요동(遼東)으로 돌아와서는 성문의 화표주(華表柱)에 앉았다는 고사임. 화표주는 백성의 불만을 듣기 위해 세워 놓은 게시판임】을 불러내다가, 구름 속에서 서로 한번 놀아보려네.’이라 하였는데, 이 시가 대작(大作)은 아니라 하더라도 스스로 기발하여 뒤에 전할 만하다 하겠다. 그 뒤에 시인 묵객들이 와서 읊은 것 가운데 거기에 미치는 자를 아직 보지 못하였다[義州統軍亭, 臨三國之界, 山川奇壯, 求之天下, 亦鮮其儷. 自古韻人題詠非不多, 無能道其形容氣象者. 鄭松江澈少年時爲遠接使從事官, 有一絶曰: “我欲過江去, 直登松鶻山. 西招華表鶴, 相與戲雲間.” 雖非大作, 亦自奇拔可傳, 其後詞客之來詠者, 未見有及之者].”라 하여, 정철이 젊은 시절부터 시재가 뛰어났음을 제시하고 있다.
원주용, 『조선시대 한시 읽기』 하, 이담, 2010년, 19~20쪽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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