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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권필 - 성산과구용고택(城山過具容故宅) 본문

한시놀이터/조선

권필 - 성산과구용고택(城山過具容故宅)

건방진방랑자 2019. 2. 26.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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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에서 구용의 옛 집을 지나며

성산과구용고택(城山過具容故宅)

 

권필(權韠)

 

 

城山南畔是君家 小巷依依一逕斜

浮世十年人事變 春來空發滿山花

 

春陰漠漠向黃昏 空巷無人雀自喧

獨有山陽舊儔侶 不聞隣笛也消魂 石洲集卷之七

 

 

 

 

 

 

해석

城山南畔是君家

성산남반시군가

성남의 남쪽 언덕, 이곳이 그대 집이지.

小巷依依一逕斜

소항의의일경사

작은 마을 어렴풋하게 하나의 길이 갈라지네.

浮世十年人事變

부세십년인사변

뜬 삶 10년에 사람의 일은 변했지만,

春來空發滿山花

춘래공발만산화

봄이 와 부질없이 산의 꽃만 만발했네.

 

春陰漠漠向黃昏

춘음막막향황혼

봄 그늘 어둑어둑 석양을 향하니,

空巷無人雀自喧

공항무인작자훤

빈 거리엔 사람 없어 까치만 절로 우짖네.

獨有山陽舊儔侶

독유산양구주려

홀로 산양의 옛 벗산양구주려(山陽舊儔侶): 권필 자신을 가리킨다. ()의 상수(向秀)가 혜강(嵇康), 여안(呂安)과 산양이란 곳에서 함께 살며 서로 가까이 지냈는데 두 벗이 죽은 뒤 산양의 옛터를 지나다가 이웃 사람이 부는 처량한 피리 소리를 듣고는 옛날 함께 놀던 것을 생각하여 죽은 두 벗을 위하여 린적부(隣笛賦)를 지었다는 고사를 사용하였다. 진서(晉書)49 상수열전(向秀列傳)」】이 있어

不聞隣笛也消魂

불문린적야소혼

이웃집 젓대소리 듣지 않아도 혼을 시름겹게 하는구나.石洲集卷之七

 

 

해설

이 시는 친구인 구용이 죽은 후 성산에 있는 구용의 옛집을 지나면서 지은 시로, 진실한 우정을 노래하고 있다.

 

마포에 살던 권필이 성산(城山)에 살고 있던 구용(具容)의 집을 지나는 데, 조그만 마을에 희미하게 뻗은 길 하나가 있는 곳에 구용의 집이 있다. 덧 없는 10년의 세월이 흐르자 구용은 고인(故人)이 되어 인간사가 변했는데, 그 집에는 봄이 와서 꽃이 만발했다. “年年歲歲花相似 歲歲年年人不同 -劉廷之 代悲白頭翁이라 했던가? 꽃은 지난해 봄에 핀 꽃이 그대로 피었지만, 이미 가 버린 고인(故人)은 다시 볼 수 없기에 비애(悲哀)를 느낀다.

 

정조(正祖)홍재전서(弘齋全書)』 「일득록(日得錄)에서 권필의 시가 성당풍(盛唐風)이 있었음을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우리나라 시인 석주(石洲) 권필(權韠)성당(盛唐) 때의 격조와 운치를 터득할 수 있었는데, 문집의 판본이 닳아 못쓰게 되었기 때문에 호영(湖營)으로 하여금 중간(重刊)하도록 하였다. 삼연집(三淵集)의 경우에도 판본이 없어서는 안 되는데, 근래에 그 자손들 중에 현달한 자가 많으니 앞으로 혹 간행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我朝詩家 權石洲能得盛唐調響 而板本刓缺 故令湖營重刊 如三淵集 亦不可無板本 其子孫近多顯達者 將來或可就否].”

원주용, 조선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10, 172~173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우리 한시를 읽다

한시미학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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