⑤ 죽은 벗을 그리는 절절함을 담은 권필의 시
1. 권필(權韠)의 「곡구김화상구우양주지산중 인왈모유숙 천명출산(哭具金化喪柩于楊州之山中 因日暮留宿 天明出山)」
幽明相接杳無因 | 유명이 서로 접하나 아득하여 닿질 않고, |
一夢殷勤未是眞 | 하나의 꿈 은근하더라도 이것은 참이 아니지. |
掩淚出山尋去路 | 눈물 닦고 산을 나서서 돌아갈 길 찾으니, |
曉鶯啼送獨歸人 | 새벽 꾀꼬리 울며 홀로 돌아가는 나를 전송하는 구나. |
1) 김화현감을 역임한 구용은 권필(權韠)ㆍ이안눌(李安訥)과 시명(詩名)을 나란히 다툼.
2) 김화현감으로 있다가 죽었는데 권필(權韠)은 양주의 장지까지 따라갔다가 날이 저물어 유숙함.
3) 꿈속의 구용은 그대로였으나 깨니 벗의 죽음이 현실로 느껴졌고 터벅터벅 울며 걸으니 꾀꼬리가 구용의 넋인 양 전송한다는 내용임.
城山南畔是君家 | 성남의 남쪽 언덕, 이곳이 그대 집이지. |
小巷依依一逕斜 | 작은 마을 어렴풋하게 하나의 길이 갈라지네. |
浮世十年人事變 | 뜬 삶 10년에 사람의 일은 변했지만, |
春來空發滿山花 | 봄이 와 부질없이 산의 꽃만 만발했네. |
1) 구용의 옛집을 방문하고 통곡함.
2) 자주 방문했던 길이기에 근처만 가도 그 집이 떠오름.
3) 예전처럼 핀 꽃과 다시 돌아올 수 없는 비애가 극대화되어 더욱 처절함.
4) 『국조시산(國朝詩刪)』에선 「독취헌시 용장호남구시운(讀翠軒詩 用張湖南舊詩韻)」의 평과 같이 “마음에 맞는 벗이기에 이런 시가 나올 수 있었다‘라고 함.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