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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용익 - 정동명만(鄭東溟挽) 본문

한시놀이터/조선

남용익 - 정동명만(鄭東溟挽)

건방진방랑자 2019. 2. 26.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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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명의 만사

정동명만(鄭東溟挽)

 

남용익(南龍翼)

 

 

東方幸有鄭東溟 萬丈光輝燭帝庭

一夜靑臺天象變 文星落並老人星

 

工部之詩太史文 一人兼二古無聞

雷霆霹靂來驚耳 谿谷先生昔所云

 

敬行一出萬人空 獨繼千秋樂府風

欲問遺音無覓處 淮南鷄犬白雲中

 

沈冥酒裏亦從容 至愼其惟阮嗣宗

今日一杯雖欲進 只應澆土未澆胸 壼谷集卷之七

 

 

 

 

해석

東方幸有鄭東溟
동방행유정동명
우리나라에 다행히 정동명이 있어
萬丈光輝燭帝庭
만장광휘촉제정
만 길의 빛줄기가 황제의 뜰을 비추네.
一夜靑臺天象變
일야청대천상변
한 밤의 청대청대(靑臺): 황천(黃泉)이나 중천(重泉)과 같은 말이다.에서 하늘의 상이 변하니
文星落並老人星
문성락병로인성
문성에 아울러 노인성까지 졌네문장에 뛰어난 노성한 분이 죽었다는 뜻이다. 문성은 규성(奎星)으로, 문운(文運)을 주관하는 별이고, 노인성(老人星)은 남극성(南極星) 또는 수성(壽星)이라고도 하는데, 장수(長壽)를 상징하는 별이다..

 

工部之詩太史
공부지시태사문
두보의 시에 사마천의 문장
一人兼二古無聞
일인겸이고무문
한 사람이 두 사람을 겸했다는 걸 예전엔 듣지 못했지.
雷霆霹靂來驚耳
뢰정벽력래경이
우레가 치고 벼락이 치듯 놀라울 뿐이다.”
谿谷先生昔所云
계곡선생석소운
계곡 장유 선생이 옛적에 했던 말씀.

 

敬行一出萬人空
경행일출만인공
가행시 한 번 내니 뭇 사람 숨죽였으니
獨繼千秋樂府風
독계천추락부풍
홀로 천 년의 악부풍을 계승했네동명이 젊은 시절에 악부시(樂府詩)와 가행을 지어 이름을 드날렸으므로 한 말이다. 동명의 문학에 대해 윤신지(尹新之)정두경의 악부는 한위(漢魏)와 같고, 가행은 이백(李白)이나 두보(杜甫)와 같으며, 오칠언절구 및 근체시는 모두 초당(初唐)이나 성당(盛唐)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라고 하였으며, 김창협(金昌協)한위의 고시(古詩)와 악부를 본받았고, 가행 장편(歌行長篇)은 이백이나 두보를 보취(步驟)하고, 율절 근체(律絶近體)는 성당을 모의하였다.”라고 평하였다..
欲問遺音無覓處
욕문유음무멱처
남긴 소리를 묻고 싶어도 찾을 곳 없었는데
淮南鷄犬白雲中
회남계견백운중
회남땅의 흰 구름 속에서 닭과 개 소리로 들리네동명이 신선이 되어 하늘 나라로 올라갔다는 뜻이다. ()나라 회남왕(淮南王) 유안(劉安)이 도술을 배워 온 가족과 함께 하늘로 올라갈 때, 그의 집에서 기르던 짐승까지 선약(仙藥)을 먹고 하늘로 올라가 개가 허공에서 짖고 닭이 구름 속에서 울었다 한다. 論衡7 道虛」】.

 

沈冥酒裏亦從容
침명주리역종용
술에 거나하게 취한 속에서도 또한 조용했으니
至愼其惟阮嗣宗
지신기유원사종
지극히 조심하기론 오직 완사종 같았지동명이 혼탁한 세상에서 술에 의탁해 몸을 잘 보존하였다는 뜻이다. 완사종(阮嗣宗)은 삼국 시대 위()나라 사람으로 죽림칠현(竹林七賢)의 한 사람인 완적(阮籍)을 가리킨다. 완적은 본디 술을 매우 좋아했는데, 이는 그가 세상이 어지러워 몸을 보전하기 위해 짐짓 취중(醉中)의 세계에 의탁한 것이라고 한다. 晉書』「阮籍列傳」】.
今日一杯雖欲進
금일일배수욕진
오늘 한 잔 비록 올리고 싶어도
只應澆土未澆胸
지응요토미요흉
다만 응당 땅에 부을 뿐 가슴에 봇진 못하네. 壼谷集卷之七

 

 

해설

이 시는 동명 정두경(鄭斗卿)의 만사(輓詞)이다.

 

남용익은 계곡(谿谷) 장유(張維)가 말한 두보의 시와 사마천의 문장을 겸비하여 그의 글은 우레가 치듯 드세어서 예전에 없었던 일이다.”라고 한 말을 그대로 인용하고 있다.

 

남용익은 관각체(館閣體)의 대가(大家)홍재전서(弘齋全書)』 「일성록(日省錄)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실려 있다.

우리나라의 관각체는 양촌(陽村) 권근(權近)으로부터 비롯되었는데 그 이후 춘정(春亭) 변계량(卞季亮), 사가(四佳) 서거정(徐居正) 등이 역시 이 문체로 한 시대를 풍미하였다. 근고(近古)에는 월사(月沙) 이정구(李廷龜), 호곡(壺谷) 남용익(南龍翼), 서하(西河) 이민서(李敏敍) 등이 또 서로 그 뒤를 이어 각체가 갖추어졌다. 비유하자면 대장(大匠)이 집을 지을 때 전체 구조를 튼튼하게만 관리하여 짓고 기이하고 교묘한 모양은 요구하지 않지만 사면팔방(四面八方)이 튼튼하게 꽉 짜여서 전혀 도끼 자국 따위의 흠은 보이지 않는 것과 같으니, 이 역시 한 시대의 거벽(巨擘)이 될 만한 것이다. ‘살아 있는 호곡(壺谷)이 두렵다.’고 한 말은 관각가(館閣家)에 지금까지 전해 오는 미담이다. 언젠가 옥오재(玉吾齋) 송상기(宋相琦)의 문집을 보니, 이러한 각 문체가 역시 호곡과 서하의 규범과 법도에서 나온 것이었다. 다만 농숙(濃熟)한 기력은 아무래도 미치지 못하였다[我國館閣體 肇自權陽村 而伊後如卞春亭徐四佳輩 亦以此雄視一世 近古則李月沙南壺谷李西河 又相繼踵武 各體俱備 比若大匠造舍 間架範圍 只管牢實做去 不要奇巧底樣子 而四面八方 井井堂堂 了不見斧鑿痕 此亦可爲一代巨擘生壺谷可怕 館閣家至今傳以爲美談 曾觀玉吾齋宋相琦文集 這箇各體 亦從壺 河規度中出來 而但氣力終不及濃熟].”

 

당시 유행어인 생호곡사농암(生壺谷死農巖)’에 대해 정조(正祖)홍재전서(弘齋全書)』 「일득록(日得錄)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문장을 말하는 자들이 걸핏하면 산 호곡 죽은 농암이라고 하더니, 나중에 그 문집을 가져다 보니 참으로 그러하였다[譚文者動稱生壺谷死農巖 後就其文集而觀之 儘然].”

원주용, 조선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10, 227~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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