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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공모전 도전기 - 3. 결과: 도전과 힘찬 발걸음 본문

건빵/글쓰기

세 번째 공모전 도전기 - 3. 결과: 도전과 힘찬 발걸음

건방진방랑자 2020. 2. 12.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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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결과: 도전과 힘찬 발걸음

 

혼불문학상을 수상한 작품들을 대상으로 독후감 대회를 한다는 얘길 듣고 도전은 시작됐다. 2010년에 김대중 자서전 독후감 대회 이후로 글쓰기를 계속해왔기에 김대중 자서전 대회에선 아쉽게 떨어졌지만 그때 이후로 내실이 더욱 갖춰졌으니 한 번 해볼 만하지 않을까라는 자신감이 넘쳤다. 더욱이 3월 말까지란 시간은 더욱 맘에 들었다. 37일에 이사하고 15일엔 임고반에 들어왔으니 적응할 시간도 넉넉했고, 적응한 이후에 제 컨디션으로 한 번 책과 찐하게 데이트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설레게 한 공모전이었다.   

 

 

 

고요한 밤이 눈과 새로운 인연을 맺다

 

이렇게 참가를 결정했지만 이제 고민이 되는 건 어떤 책을 선정해야 하는가 하는 부분이었다. 물론 책 선정에서 가장 큰 기준이 되는 건, 뭐니 뭐니 해도 효자도서관에 있어야 한다는 거였다. 책을 사지 않고 보고 싶었으니 말이다. 그래서 찾던 도중 동학농민혁명의 이야기를 다룬 나라 없는 나라가 눈에 띄더라. 그런데 대출 중이었기에 예약을 걸어놓고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다른 수상작들이 눈에 들어왔고 그 중 유독 한 권이 마음을 확 잡아끌었다. 책에 대한 어렵지만 나의 실존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현대를 사는 우리도 점점 스파이가 되는 게 아닐까. 현실 속에 살아가는 나. 현실이라는 이름 앞에 점점 무기력해지던 차에 나를 다시 일깨워주는 책이다.”라는 서평들은 마치 매트릭스가 소설화된 느낌마저 들게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하필 이 책은 효자엔 없었고 삼천도서관에 있어서, 322()에 전주에 온 이후 처음으로 가장 먼 곳까지 자전거를 타고 가야 했다. 여담이지만 가는 길은 예전엔 늘 다녔던 길이라 너무도 익숙했고 어느덧 싱그러운 봄이 한 가득 내려 따사하고 행복하기까지 하더라. 큰 어려움 없이 책을 빌려올 수 있었다.

이런 과정을 보고 있노라면 가까운 도서관에 책이 있어야 한다는 제약 조건이 상당한 위력을 발휘한 셈인데, 반대로 생각해보면 그것 외엔 가능성은 열려 있었다고 봐도 된다. 그럼에도 이 책을 고르게 됐고 리뷰를 써보겠다고 하게 된 이유는 무얼까? 나는 이것도 하나의 서연이라 분명히 생각한다. 7권의 책 중 이 한 권이 나에게 스르르 다가왔기 때문이다. 여타 독후감 대회는 책이 정해져 있어 다른 선택지가 없는데 반해 이번 대회는 아예 선택해서 볼 수 있으니, 나의 개성과 특기가 고스란히 녹아들 수 있다는 게 맘에 들었다. 어쨌든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건 이 책과의 만남이란 과정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 당시 나의 어떤 생각, 관념과 마주친 부분이 있어 나와 인연을 맺게 됐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끌린 이야기인 만큼 그만큼 복잡한 내용이었다

 

323()~26()까지 두 번을 읽었다. 처음 읽었을 땐 복잡하게 꼬여 있는 설정에 넋을 잃고 말았다. 단순히 생각해서 기억을 잃어버린 X의 기억 찾기 프로젝트일 줄만 알았는데, 그런 단순함을 넘어서서 이 책에 나오는 모든 사람들이 꼬이고 꼬여 있었기 때문이다. 내리 두 번을 읽었지만, 확 와 닿질 않아서 어쩔 수 없이 포스트잇에 관계도를 그려가며 대략적인 내용을 정리해야만 했다.

기억을 잃은 X, 그리고 그런 X를 감시하며 짜인 틀에서 벗어나고 있는 Y, Y의 엄마나 사수도 안락을 버리고 자신의 삶을 찾기 위해 노력하며 그 결과 치매환자로 위장해 살아가고 있는 엄마, 자신의 딸을 위해 굴레를 끊으려 했다가 죽임을 당해야 했던 Y의 사수, 그들의 상사임에도 역시나 자신의 삶을 회의하고 있는 B, 그리고 그런 그들에게 초대장을 보내며 은둔자들의 세상을 꿈꾸는 B의 사수까지 서로 다른 사람들이 서로 다른 역할로 그려내는 이야기는 흥미진진했다.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모두 얽히고설켜 만들어내는 묘한 긴장감은 정말 최고였다.

하지만 문제는 이렇게 복잡하고 난해하며 여전히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들을 어떻게 풀어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여러 번 글을 쓰며 알게 된 사실이지만, 글이 써지지 않을 땐 가만히 놔두는 게 상책이다. 보채봐야 한 줄도 쓰지 못한다. 그만큼 글이란 여러 조건이 충족될 때 세상에 태어나는 것일 뿐, 보챈다고 바람만 있다고 써지진 않는다는 것이다. 가만히 놔둔다는 건 무르익고 발효되길 기다린다는 의미인 것이다.

 

 

아렇게 내용을 한 장으로 알아볼 수 있도록 정리했다.

 

 

인용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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