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   2024/11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건빵이랑 놀자

안축 - 경포신정기(鏡浦新亭記) 본문

산문놀이터/삼국&고려

안축 - 경포신정기(鏡浦新亭記)

건방진방랑자 2019. 3. 3. 12:25
728x90
반응형

경포대를 제대로 보려면 인자(仁者)의 심정으로 봐야한다

경포신정기(鏡浦新亭記)

 

안축(安軸)

 

 

사물을 감상하는 두 가지 방법

天下之物, 凡有形者皆有理. 大而山水, 小而至於拳石寸木, 莫不皆然. 人之遊者, 覽是物而寓興, 因以爲樂焉, 此樓臺亭榭所由作也. 夫形之奇者, 在乎顯而目所翫; 理之妙者, 隱乎微而心所得. 目翫奇形者, 愚智皆同而見其偏, 心得妙理者, 君子爲然而樂其全. 孔子: “仁者樂山, 智者樂水.” 此非謂翫其奇而見其偏, 蓋得其妙而樂其全也.

 

관동하면 총석정인데, 경포대라니?

余未遊關東時, 論關東形勝者, 皆曰國島叢石, 而鏡浦臺則不甚稱美. 越泰定丙寅, 今知秋部學士朴公淑, 自關東杖節而還, 謂余曰: “臨瀛鏡浦臺, 羅代永郞仙人所遊也. 余登是臺, 觀山水之美, 心誠樂之, 到今惓惓, 未嘗忘也. 臺舊無亭宇, 有風雨則遊者病焉. 故命邑人, 構小亭于其上, 子爲我記之.”

余聞是言, 怪朴公之見, 與衆人之論不同. 不敢妄自評品, 思欲一覽而後記之.

 

눈에 보이는 기암괴석과 눈에 보이지 않는 은밀한 사물을 보는 방법

今余幸承命, 出鎭是方. 歷觀奇勝, 彼國島叢石亭, 奇巖怪石, 實驚駭人目, 而乃奇形之一物也.

及登是臺, 淡然閒曠, 無奇怪異物驚駭人目者, 但遠近山水而已. 坐而四顧, 水之遠者, 滄溟浩瀚而煙浪崢嶸, 近則鏡浦澄淸而風漪溶漾. 山之遠者, 洞壑千重而雲霞縹緲, 近則峯巒十里而草樹靑蔥. 常有沙鷗水鳥, 浮沈來往, 容與乎臺前. 其春秋煙月, 朝暮陰晴, 隨時氣像, 變化不常, 此臺之大率也.

 

눈에 보이지 않는 은밀한 사물을 보려면 명상하라

余久坐而冥搜, 不覺漠然凝神, 至味存乎閒淡之中, 逸想起乎奇形之外, 有心獨知之, 而口不可狀言者. 夫然後知公之所樂者, 不在奇怪一物, 而得吾所謂理之妙者. 昔永郞之遊是臺也, 必有所樂焉, 公所樂者, 其得永郞之心歟.

 

영랑 때도 정자를 지었다는 자취가 발견되며 박공의 치적이 살아나다

公命邑人, 構是亭, 邑人咸曰: “永郞遊是臺而未聞有亭宇. 今千載之下, 安用亭爲?” 遂以陰陽忌語告之. 公不聽, 督命之, 役者除土而得亭舊基, 礎砌猶存. 邑人異之, 不敢有言. 亭之基迹, 旣去古綿遠, 至於堙沒, 而邑人不知, 今而偶見, 此安知非永郞復生于今耶.

余前聞公之言而得其端, 今登是臺而考其詳, 因書于亭上. 至順二年二月日, . 謹齋先生集卷之一

 

 

 

 

 

 

해석

 

사물을 감상하는 두 가지 방법

 

天下之物, 凡有形者皆有理.

천하의 사물의 무릇 형상이 있는 것에는 모두 이치가 있다.

 

大而山水, 小而至於拳石寸木,

크게는 산과 물이, 작게는 한 주먹 바위와 한 조각의 나무에 이르기까지

 

莫不皆然.

다 그렇지 않음이 없다.

 

人之遊者, 覽是物而寓興, 因以爲樂焉,

사람이 유람할 적에 이 사물을 보고서 흥겨움을 붙여 이로 인하여 즐거움을 삼으니,

 

此樓臺亭榭所由作也.

이런 이유로 누대나 정자가 지어진 이유다.

 

夫形之奇者, 在乎顯而目所翫;

형상이 기이한 것은 드러나는 곳에 있어 눈으로 완상하고,

 

理之妙者, 隱乎微而心所得.

이치의 오묘한 것은 은미한 곳에 숨어 있어 마음으로 터득해야 한다.

 

目翫奇形者, 愚智皆同而見其偏,

눈으로 기이한 형상을 완상하는 것은 어리석으나 지혜로우나 모두 같아 치우쳐 보이지만,

 

心得妙理者, 君子爲然而樂其全.

마음으로 오묘한 이치를 터득한 이는 군자가 그러하듯 온전함을 즐긴다.

 

孔子: “仁者樂山, 智者樂水.”

공자가 지혜로운 사람은 물을 좋아하고 인한 사람은 산을 좋아한다.”라고 말했으니,

 

此非謂翫其奇而見其偏,

이것은 기이함을 완상하고 치우쳐 보라는 말이 아니라

 

蓋得其妙而樂其全也.

대저 오묘함을 얻어 온전함을 즐기라는 말이리라.

 

 

 

관동하면 총석정인데, 경포대라니?

 

余未遊關東時, 論關東形勝者,

내가 관동으로 놀러가지 못했을 때엔 관동의 명승지를 논하는 사람들이

 

皆曰國島叢石, 而鏡浦臺則不甚稱美.

모두 국토의 총석정을 말했지, 경포대는 그다지 찬미하지 않았다.

 

越泰定丙寅, 今知秋部學士朴公淑,

이듬해인 소태 병인(1326)년에 지추부학사 박숙이

 

自關東杖節而還, 謂余曰:

스스로 관동 임기杖節: 병마절도사가 지닌 符節斧鉞을 의미함. 符節은 깃발이고 斧鉞 도끼로 生殺與奪權을 상징함.를 마치고 돌아와 나에게 말했다.

 

臨瀛鏡浦臺, 羅代永郞仙人所遊也.

임영(강릉)의 경포대는 신라 때에 영랑선인이 놀던 곳이네.

 

余登是臺, 觀山水之美, 心誠樂之,

내가 이 대()에 올라 산수의 아름다움을 보고 마음이 진실로 기뻐서

 

到今惓惓, 未嘗忘也.

지금에 이르도록 아련하여惓惓: 간절하게 생각하고 생각하여 잊질 못하는 것[深切思念, 念念不忘]. 일찍이 잊질 못했네.

 

臺舊無亭宇, 有風雨則遊者病焉.

경포대는 옛날엔 정자가 없어 바람 불고 비 오면 유람객들이 괴로워했지.

 

故命邑人, 構小亭于其上,

그래서 고을 사람들에게 명하여 그 위에 작은 정자를 지었으니,

 

子爲我記之.”

자네는 나를 위해 기문을 지어주게.”

 

余聞是言, 怪朴公之見, 與衆人之論不同.

나는 이 말을 듣고 박공의 견해가 여러 사람들의 논의와 달라 괴이했다.

 

不敢妄自評品,

그러나 감히 망령되이 스스로 품평할 수 없기에

 

思欲一覽而後記之.

한 번 유람한 후에 기문을 짓겠다고 생각했다.

 

 

 

눈에 보이는 기암괴석과 눈에 보이지 않는 은밀한 사물을 보는 방법

 

今余幸承命, 是方.

이제 나는 다행히 명을 받들어 나가 지방을 진무(鎭撫)하게 됐다.

 

歷觀奇勝, 彼國島叢石亭, 奇巖怪石,

다니며 명승지를 보니, 저 국도의 총석정은 기암과석으로

 

實驚駭人目, 而乃奇形之一物也.

실로 사람들의 눈을 놀라게 하니 곧 기이한 형체인 하나의 사물이었다.

 

及登是臺, 淡然閒曠,

이 대()에 올라서는 담담히 광활하여

 

無奇怪異物驚駭人目者, 但遠近山水而已.

기이하고 특이한 사물로 사람의 눈을 놀라게 할 만한 것은 없고 단지 멀고 가까운 산수뿐이었다.

 

坐而四顧, 水之遠者, 滄溟浩瀚而煙浪崢嶸,

앉아서 사면을 바라보니 멀리 있는 물은 물결이 질펀하고 안개 속에서 높이 솟아오르며

 

近則鏡浦澄淸而風漪溶漾.

가까이에 있는 물은 경포대의 맑은 물결이 바람에 넘실거렸다.

 

山之遠者, 洞壑千重而雲霞縹緲,

멀리 있는 산은 골짜기가 천 겹이고 구름과 안개 속에서 연이어져 있고표묘(縹緲): 높고 멀찍하여 은밀히 숨겨진 모양[高遠隱約貌]

 

近則峯巒十里而草樹靑蔥.

가까이에 있는 산은 봉우리가 십리에 뻗쳐 풀과 나무는 푸르디 푸르렀다.

 

常有沙鷗水鳥,

항상 모래톱에 갈매기가, 물엔 새가 있어

 

浮沈來往, 容與乎臺前.

떠올랐다 가라앉았다 왔다 갔다 경포대 앞에서 한가롭게 노닐었다.

 

其春秋煙月, 朝暮陰晴,

봄과 가을, 안개와 달, 아침과 저녁, 흐린 날과 맑은 날,

 

隨時氣像, 變化不常, 此臺之大率也.

때에 따라 기상의 변화무쌍함이 이 경포대의 대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은밀한 사물을 보려면 명상하라

 

余久坐而冥搜, 不覺漠然凝神,

나는 오래 앉아 눈감고 사색하다가 깨닫지 못하는 새에 막연히 정신이 빠져들어

 

至味存乎閒淡之中,

지극한 맛이 한가로움과 담백한 가운데 있고

 

逸想起乎奇形之外,

고매한 생각逸想: 속세에 물들지 않는 고매한 생각.이 기이한 형상 밖에서 일어나,

 

有心獨知之, 而口不可狀言者.

마음만이 홀로 그것을 알았지만 입으로 형언할 말이 없었다.

 

夫然後知公之所樂者, 不在奇怪一物,

그런 후에야 박공이 즐긴 것이 기괴한 하나의 사물에 있지 않고

 

而得吾所謂理之妙者.

내가 말한 이치의 오묘함을 터득했다는 걸 알았다.

 

昔永郞之遊是臺也, 必有所樂焉,

그리고 옛적에 영랑이 이 대()에서 노닐었을 적에 반드시 이러한 즐거움이 있었으리니,

 

公所樂者, 其得永郞之心歟.

지금의 박공이 즐기는 것도 영랑의 마음을 얻었던 것이리라.

 

 

 

영랑 때도 정자를 지었다는 자취가 발견되며 박공의 치적이 살아나다

 

公命邑人, 構是亭, 邑人咸曰:

박공이 고을 사람에게 정자를 지으라 하니, 고을사람이 다 말했다.

 

永郞遊是臺而未聞有亭宇.

영량이 이 대에서 노닐 적엔 정자가 있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今千載之下, 安用亭爲?”

지금 천년 이후인데 어찌 정자를 지으려 합니까?”

 

遂以陰陽忌語告之.

마침내 음양가들은 꺼리는 말로 고해줬다.

 

公不聽, 督命之,

박공이 듣지 않고 재촉하며 명하니

 

役者除土而得亭舊基, 礎砌猶存.

일꾼들이 흙을 파다가 정자의 옛 기초를 발견했는데, 정초가 여전히 있었다.

 

邑人異之, 不敢有言.

고을 사람들이 기이하게 여기고 감히 말하지 못했다.

 

亭之基迹, 旣去古綿遠,

정자 터의 자취는 이미 옛날과의 시기가 멀어

 

至於堙沒, 而邑人不知, 今而偶見,

사라짐에 이르러 고을 사람들도 알지 못하다가 이제야 우연히 발견했으니,

 

此安知非永郞復生于今耶.

이것이 어찌 영랑이 다시 지금 세상에 태어난 게 아니겠는가.

 

余前聞公之言而得其端,

내가 이전에 박공의 말을 듣고서 그 단서를 알았고

 

今登是臺而考其詳, 因書于亭上.

이제야 대에 올라 그 상세함을 고찰하게 됐으니, 그런 이유로 정자 위에 쓰노라.

 

至順二年二月日, . 謹齋先生集卷之一

지순 2(1331) 2월 아무 일에 쓰다.

 

 

 

 

 

 

인용

작가

이전 글(原水旱) / 다음 글(屈原不宜死論)

15B3

728x90
반응형
그리드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