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12.14- 임고반을 나가며

임고반을 나가며

 

2005년 12월에 임고반에 처음 들어 왔었고 2006년 12월에 나갔다. 그 후 졸업생 임고반이 생겨 2007년 9월에 다시 들어와 12월에 나갔다. 그리고 올해 6월에 들어와 오늘 나가게 되는 것이니, 임고반과 나와의 인연은 꽤 질긴 편이다. 어찌 보면 운이 좋았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곳은 꿈이 커가는 곳이었고 삶이 살아 숨쉬는 곳이었으니까.

 

 

▲ 상반기엔 청청학원에서 강사를 하고 온고을중학교에서 강사를 했었다.  

 

 

 

19번 자리에서 이룬 기억

 

19번 자리, 창가 쪽 자리다. 6개월 간 나의 자취가 배어 있는 곳이다. 올해 이곳에서 키운 꿈은 소중한 것이었다. 한교과 후배들과 만나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으며 스터디를 하게 되었고 이곳에서 공부다운 공부를 할 수 있었으니까.

그럼에도 어찌 보면 작년보다 좀 해이해진 감이 없지 않아 있다. 이 자리에 앉아서 맘을 가다듬고 제대로 공부하지 못했으니까. 그럼에도 하나, 둘 마음을 가다듬으며 제 자리를 찾아갔다. 작년엔 과락으로 시험에 떨어졌었다. 그건 확실히 어느 부분에서 나의 한계가 드러난 꼴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올핸 확실히 희망을 봤다. 이름하야 조금씩 발전하는 거라고 말할 수 있다. 그렇게 본다면 지금 이 순간이 작년 이맘때보다 시작하기 쉽다는 결론이 나온다. 희망도 없던 상황에서 다시 시작하는 것과 희망이 있는 상황에서 다시 시작하는 것은 그야말로 천지차이이니 말이다. 바로 그런 천지차이를 만들어낸 것이 바로 이곳 임고반이었던 것이다.

 

 

▲ 19번 자리에서 임용 합격의 꿈을 키우다.   

 

 

 

여러 정리장을 만들다

 

여기서 좋은 사람들도 만났고 그에 따라 나의 길도 정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공부하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는 데에 박수를 보낸다. 경서는 지금껏 봐왔지만 이젠 한층 깊게 註까지 보게 되었다. 이건 공부방법의 일대 변혁을 의미하기도 한다. 지금까진 量만을 추구하는 공부를 했다면 이제부턴 質적인 부분도 놓치지 않는 공부를 하게 됐으니 말이다. 더욱이 하나를 보더라도 제대로 보고자 하는 욕구가 밑바탕이 되었다. 그 결과 경서를 주까지 포함하여 책으로 만들어 『한적한 옛 길을 거닐며』란 제목의 책을 만들게 되었고 이어 『Happiness Note』와 같은 여러 유형의 공부장들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이와 같은 움직임들은 공부를 즐기며, 나만의 방식으로 공부를 축적해나가고 싶다는 생각의 산물인 셈이다. 그렇게 공부다운 공부를 할 수 있는 기반을 갖게 되었으니, 여기서부터 조금 더 짜임새를 갖추게 되었다.

 

 

▲ 좋은 스터디 멤버들을 만나 함께 공부하며 마음을 가다듬을 수 있었다.   

 

 

 

임고반 Bye

 

이렇듯 2008년의 임고반은 여느 때 못지 않는 다층적인 의미로 내 삶에 일대 전기를 마련해주었다. 여기서부터 두 팔 벌려 나가야 한다. 바로 그런 떠남의 자세는 오늘을 살아가는 나에게 또 하나의 도전이라 할 수 있다. 머묾과 떠남, 나아감과 정지, 그리고 인생에 대한 긍정. 물론 이젠 임고반을 나가야 한다는 게 마음이 아프다. 여기서 계속 공부하며 소중한 꿈을 키우고 싶으니까. 그게 관성인지, 정말 최상의 공부조건인지는 알지 못하겠지만 아쉬운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다.

그럼에도 떠나기로 결정했다. 마음을 다잡아야 하고 그에 따라 자유로워져야 한다. 떠난 자리를 그리워하지 않고 지금 있는 자리를 축복하기라 할 수 있다. 지금 이 순간이 나에게 축복일 수 있는 까닭이 바로 거기에 있다고 믿는다. 다른 건 필요 없이 이것 하나만을 즐기며 나가련다. 사뿐히 날아 날카롭게 찌르리.

 

 

▲ 꿈을 확인했던 임용시험. 더 너른 꿈을 향해.   

 

 

인용

지도

임용 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