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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2 - 블로그 정리가 일단락된 날에 본문

건빵/일상의 삶

20.03.02 - 블로그 정리가 일단락된 날에

건방진방랑자 2020. 3. 2.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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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정리가 일단락된 날에

 

블로그는 2009년부터 시작했지만 본격적으로 글을 쓰며 다듬기 시작한 것은 12년에 단재학교 교사로 처음 떠난 연수에서 이왕주 교수를 만난 후기를 쓰면서부터였다. 처음으로 교사가 되어 떠난 자리에서 대표교사였던 준규쌤이 이번 연수에 대한 후기를 한 번 써보세요.”라는 말로 시작됐고 늘 일기에만 쓰던 글을 공개적으로 쓰게 된 것이라 엄청 힘들어했지만 어떻게든 완성했다. 하지만 바로 이 작디작은 시작이 하나의 계기가 되어 본격적으로 글을 쓰게 됐던 것이다.

 

 

카자흐스탄 여행을 가서도 여행을 기록했다.   

 

 

 

한문공부와 블로그

 

단재학교에서 근무하던 6년 동안 참으로 많은 글들을 썼고 참으로 많은 기록들을 남겼다. 하지만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결코 아니다. 늘 일기를 썼던 버릇이 있기 때문에 힘들지 않을 것도 같지만, 일기에 쓰던 글과 누군가가 보라고 쓰는 글은 성격과 심리적인 압박부터가 달랐으니 말이다. 그래서 초반엔 기록해야 한다는 부담에 몸서리치기도 했고, 어떻게든 도망가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단재학교는 학생부터 학부모까지 자연스럽게 글로 의사소통을 나누고 함께 아카이브를 만들어가는 공동체다. 그러니 나 또한 자연스럽게 그 분위기에 물들어갔고 그렇게 기록들을 남길 수 있었던 것이다.

막상 그런 식으로 기록을 남길 땐 이게 소중한 자신이 된다는 생각은 하질 못했다. 그저 학교에서 활동한 것들을 묵히기엔 아깝다는 생각으로, 그리고 이렇게 기록을 남기면 함께 볼 수 있다는 생각으로 했을 뿐이다. 하지만 뭐든 그러하듯 의식하지 못하고 하던 일들이 나중엔 엄청난 변화를 낳곤 한다. 그래서 성경에선 내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끝은 창대하리라(8:7)라는 구절이 있는 것이며, 맹자에선 작은 차이가 천리의 뒤틀림을 낳는다(毫釐之差, 千里之繆)’라고 하는 것이잖은가? 알게 모르게 기록을 남기며 블로그 사용법을 체득할 수 있었고 그건 막상 한문공부를 다시 하겠다고 맘을 먹던 2018년에 빛을 발하게 됐다.

한문공부는 2010년을 마지막으로 하지 않았으니 7년 동안이나 하지 않은 것이 된다. 그러니 아무리 과거에 맹렬하게 공부했다손 치더라도 하나도 알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였던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다시 한문공부를 시작할 것이며, 임용합격이란 목표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그래서 예전에 공부하던 식으로 번역본들을 보며 공부를 시작했던 것이다. 그렇게 한 달을 보내고 나니 나름 무언가를 봤다고 생각하지만 머릿속에 남는 건 하나도 없더라. 절망에 휩싸여 새하얗게 밤을 지새웠지만 도무지 희망이 보이지 않았다. 바로 이때 불현듯 스친 것이 블로그를 한문공부장으로 활용하자는 거였다. 단재학교에서 근무하는 내내 활용해왔던 블로그를 본격적으로 활용하며 공부한 내용들을 하나하나 정리해나가자는 마음이 생긴 것이다. 그래서 그때부터 나름 터득한 노하우를 기반으로 공부한 내용을 정리하는 공부장으로 활용해갈 수 있었고 2년 여가 흐른 지금은 많은 자료가 쌓이게 되었다.

 

 

15살 때부터 32살까지 17년 간 쓴 일기들이 이렇게 쌓였다.    

 

 

 

목차 만들기와 정리

 

자료가 쌓여갈수록 아쉬운 부분들이 있더라. 블로그엔 내가 썼던 글을 검색하여 볼 수도 있지만, 그것만으론 부족하단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찾으려 했던 글이 바로 나온다는 보장은 없었고 공부한 내용을 좀 더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런 고민 끝에 만들게 된 것이 바로 블로그 지도. 국토종단을 할 때 지도 하나만을 챙겨들고 길을 나서 한 달간의 여행 끝에 전남 목포에서 강원 고성까지 걸어갈 수 있었듯이 블로그 지도를 통해 방대한 자료를 쉽게 검색하고 찾아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렇게 공부한 내용들을 찾기 쉽도록 만들고 보니 과거에 썼던 모든 글을 이런 식으로 목차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 단재학교에 있으면서 했던 활동들, 그리고 학부모와의 상담, 교육에 대한 고민들이 글로 써져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런 것들을 하나의 목차로 만들면 언제든 그와 비슷한 고민에 빠질 때 열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지난 금요일인 228일에 썼던 내용들을 하나하나 검색하며 목차를 만들기 시작했다. 다채로운 내용이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다 보니 시간도 많이 걸리고 반복적인 활동에 진까지 모두 빠질 정도더라. 하지만 하루 종일 끙끙대며 과거의 기록들을 보고 있으니 마치 과거로의 시간여행이라도 떠난 것처럼 신나기도 했었다. 그런 과정을 거쳐 마침내 나의 글들단재학교에 관한 글들을 모두 모을 수 있었다.

 

 

작년 한해동안 징하면서도 신나게 한문을 공부했던 임고반을 떠나던 날.    

 

 

 

2020년에 블로그는 또 어떻게 확장될까

 

이로써 블로그에 대한 일단의 정리는 끝났다. 작년부터 티스토리로 블로그를 이전하며 다음 블로그와의 관계를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했었고 지금은 그 모든 게 정리되며 한결 보기 편해졌다. 그로 인해 티스토리엔 어느덧 1만 개 이상의 글이 실리게 됐고 내일이면 2만 게시글을 돌파하게 된다. 물론 여기엔 언젠가는 공부하고 싶은 한문 원문만 실어놓거나 그에 따라 목차로 만들 것을 감안하여 빈 공간으로 남겨놓은 게시글, 그리고 미완성이란 이름으로 만들어진 게시글도 있으니 제대로 담았던 내용은 1만 개 정도라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분명한 건 그런 내용들을 하나하나 채워가며 한문공부를 하고 싶다는 것이고 나만의 글을 쓰고 싶다는 것이다. 그리고 올핸 그런 내실이 있는 공부장과 기록장으로서의 블로그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 과연 한 번의 정리가 끝나 일단락된 블로그는 또 어떤 방향으로 진화해나갈 것이며, 확장될 것인가. 무엇을 어떻게 담게 될지, 그리고 한문 공부의 열정이 또 어떤 방식으로 표현될지 무척이나 기대된다. 그 첫 시작은 수능에 출제된 한문 기출문제를 담아내는 방식으로 드러났다. 어떻게 무엇을 담아낼지 그 추이를 흥미진진하게 지켜보겠다.

 

 

그렇게 2019년을 떠나보내고 2020년을 맞이하며 공부의 새 방향을 생각해본다.    

 

 

인용

지도

20년 글

임용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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