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카롭기보다 무디게, 빠르기보단 느리게(집에 둔 오래된 벼루에 시기다
가장고연명(家藏古硯銘)
당경(唐庚)
庖丁, 善藏其刀, 而文惠君, 得養生焉. 吾於此銘, 亦云: “自王者所當勿忘也.”
붓은 단명하고 벼루는 장수한다
硯與筆墨, 蓋氣類也. 出處相近, 任用寵遇相近也.
獨壽夭不相近也, 筆之壽以日計, 墨之壽以月計, 硯之壽以世計, 其故何也? 其爲體也筆最銳, 墨次之, 硯鈍者也, 豈非鈍者壽而銳者夭乎? 其爲用也筆最動, 墨次之, 硯靜者也, 豈非靜者壽而動者夭乎?
붓과 먹을 통해 본 양생법
吾於是, 得養生焉, 以鈍爲體, 以靜爲用. 或曰: “壽夭數也, 非鈍ㆍ銳ㆍ動ㆍ靜所制. 借今筆不銳不動, 吾知其不能與硯久遠矣.” 雖然寧爲此, 勿爲彼也.
銘曰: “不能銳, 因以鈍爲體; 不能動, 因以靜爲用. 惟其然, 是以能永年.”
해석
庖丁, 善藏其刀,
포정이 잘 칼을 보관하니
而文惠君, 得養生焉.
문혜군은 양생법을 터득했다.
吾於此銘, 亦云:
나는 이 명에서 또한 말하겠다.
“自王者所當勿忘也.”
“스스로 왕성해지려는 사람은 마땅히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붓은 단명하고 벼루는 장수한다
硯與筆墨, 蓋氣類也.
벼루와 붓과 먹은 대체로 기의 부류다.
出處相近, 任用寵遇相近也.
나아가거나 들어가는 게 서로 비슷하고 맡겨 쓰여 대우를 받음이 비슷하다.
獨壽夭不相近也,
그러나 유독 장수하거나 요절하는 건 서로 같지 않아,
筆之壽以日計,
붓의 수명은 하루 단위로 계산해야 하고,
墨之壽以月計,
먹의 수명은 한 달 단위로 계산해야 하며,
硯之壽以世計, 其故何也?
벼루의 수명은 한 세대 단위로 계산해야 한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其爲體也筆最銳, 墨次之, 硯鈍者也,
그 생김새는 붓이 가장 날카롭고, 먹이 그 다음이며, 벼루는 무디니,
豈非鈍者壽而銳者夭乎?
어찌 무딘 것이 장수하고 날카로운 것이 요절하지 않으리오?
其爲用也筆最動, 墨次之, 硯靜者也,
그 쓰임은 붓이 가장 동적이고, 먹이 그 다음이며, 벼루는 정적이니,
豈非靜者壽而動者夭乎?
어찌 정적인 것이 장수하고 동적인 것이 요절하지 않으리오?
붓과 먹을 통해 본 양생법
吾於是, 得養生焉,
나는 이에 양생법을 터득했으니,
以鈍爲體, 以靜爲用.
무딤으로 생김새를 삼고 정적인 것으로 쓰임을 삼으리라.
或曰: “壽夭數也,
어떤 이는 말했다. “장수와 요절은 운수이니,
非鈍ㆍ銳ㆍ動ㆍ靜所制.
무딤ㆍ날카로움ㆍ동적임ㆍ정적임은 제어할 것이 아닙니다.
借今筆不銳不動,
가령 붓에게 날카롭지 않게 하고 동적이지 않게 했더라도
吾知其不能與硯久遠矣.”
나는 붓이 벼루처럼 몹시 오래 쓸 수 없다는 것을 압니다.”
雖然寧爲此, 勿爲彼也.
비록 그렇다 하더라도 차라리 나는 벼루가 될지언정, 붓이 되진 않겠다.
銘曰: “不能銳, 因以鈍爲體; 不能動, 因以靜爲用. 惟其然, 是以能永年.”
그래서 벼루에 다음과 같이 새긴다.
不能銳 因以鈍爲體 | 날카롭지 못하니 무딤으로 생김새를 삼고, |
不能動 因以靜爲用 | 동적이지 못하니 정적인 것으로 쓰임을 삼는다. |
惟其然 是以能永年 | 오직 그러하다면, 이 때문에라도 오랜 세월을 지낼 수 있으리라. |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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