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에 기대어 기다리는 애틋한 부모의 마음
倚閭而望
가엾은 왕손가를 챙겨준 제민왕
卻說齊大夫王孫賈, 年十二歲, 喪父, 止有老母, 湣王憐而官之.
임금을 놓치고서 집으로 돌아온 왕손가를 나무라는 어머니
湣王出奔, 賈亦從行, 在衛相失, 不知湣王下處, 遂潛自歸家.
其老母見之, 問曰: “齊王何在?”
賈對曰: “兒從王於衛, 王中夜逃, 已不知所之矣.”
老母怒曰: “汝朝去而晚回, 則吾倚門而望; 汝暮出而不還, 則吾倚閭而望. 君之望臣, 何異母之望子? 汝爲齊王之臣, 王昏夜出走, 汝不知其處, 尚何歸乎?”
賈大愧, 復辭老母, 蹤跡齊王, 聞其在莒州, 趨往從之.
임금이 시해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토벌단을 모집하다
比至莒州, 知齊王已爲淖齒所殺. 賈乃袒其左肩, 呼於市中曰: “淖齒相齊而弒其君, 爲臣不忠, 有願與吾誅討其罪者, 依吾左袒.”
市人相顧曰: “此人年幼, 尚有忠義之心, 吾等好義者, 皆當從之.” 一時左袒者, 四百餘人.
왕손가의 왼 어깨를 드러낸 무리들이 설욕전을 펼치다
時楚兵雖眾, 皆分屯於城外. 淖齒居齊王之宮, 方酣飲, 使婦人奏樂爲歡, 兵士數百人, 列於宮外.
王孫賈率領四百人, 奪兵士器仗, 殺入宮中, 擒淖齒剁爲肉醬, 因閉城堅守.
楚兵無主, 一半逃散, 一半投降於燕國, -『東周列國志』
해석
가엾은 왕손가를 챙겨준 제민왕
卻說齊大夫王孫賈, 年十二歲, 喪父,
각설하고 제나라 대부 왕손가가 12살에 아버지를 여의고
止有老母, 湣王憐而官之.
노모를 모시고 있으니, 제민왕은 가엾게 여겨 그에게 벼슬을 줬다.
임금을 놓치고서 집으로 돌아온 왕손가를 나무라는 어머니
湣王出奔, 賈亦從行,
나라가 위태롭자 제민왕이 달아났는데 왕손가도 또한 쫓아갔지만
在衛相失, 不知湣王下處, 遂潛自歸家.
위나라에서 서로 잃어 제민왕이 어느 곳에 있는지 알지 못해 마침내 몰래 스스로 집에 돌아왔다.
其老母見之, 問曰: “齊王何在?”
노모가 그를 보고 물으셨다. “제나라 왕은 어디 계시니?”
賈對曰: “兒從王於衛, 王中夜逃,
왕손가가 대답했다. “제가 위나라까지 왕을 따라갔다가 왕께서 한밤에 도망가셔서,
已不知所之矣.”
이미 가신 곳을 알지 못합니다.”
老母怒曰: “汝朝去而晚回, 則吾倚門而望;
노모가 화내며 말씀하셨다. “니가 아침에 나가 늦게 돌아오면 나는 문에 기대 기다렸었고
汝暮出而不還, 則吾倚閭而望.
니가 밤에 나가 돌아오지 않으면 나는 정려에 기대 기다렸었다.
君之望臣, 何異母之望子?
임금이 신하를 기다리는 것이 어찌 어미가 자식 기다리는 것과 다르겠는가.
汝爲齊王之臣, 王昏夜出走,
너는 제나라 왕의 신하가 되어 왕께서 어둠 속에 달아나셨는데
汝不知其處, 尚何歸乎?”
너는 계신 곳도 알지 못하면 오히려 어찌 돌아왔단 말이냐.”
賈大愧, 復辭老母,
왕손가는 크게 부끄러워하며 다시 노모께 사뢰고서
蹤跡齊王, 聞其在莒州, 趨往從之.
제나라 왕의 종적을 쫓다가 거주에 계시단 소문을 듣고 따라가 그를 쫓았다.
임금이 시해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토벌단을 모집하다
比至莒州, 知齊王已爲淖齒所殺.
그런데 거주에 이르렀을 때 제나라 왕이 이미 요치에게 죽임을 당했다는 걸 알게 됐다.
왕손가는 왼쪽 어깨를 드러내고 저자거리에서 호소했다.
“淖齒相齊而弒其君, 爲臣不忠,
요치는 제나라에서 재상이 되었지만 왕을 시해하여 신하로 불충을 행했으니,
有願與吾誅討其罪者, 依吾左袒.”
원컨대 나와 함께 죄인을 주벌하려 하려는 사람은 나를 따르십시오.”
市人相顧曰: “此人年幼, 尚有忠義之心,
저자사람들이 서로 돌아보며 말했다. “이 사람은 어린데도 오히려 충의의 마음이 있으니
吾等好義者, 皆當從之.”
우리들은 의를 좋아하는 사람이니 모두 마땅히 따르리라.”
一時左袒者, 四百餘人.
일시에 왼쪽 어깨를 드러낸 사람이 400여 명이었다.
왕손가의 왼 어깨를 드러낸 무리들이 설욕전을 펼치다
時楚兵雖眾, 皆分屯於城外.
당시에 초나라 병사들은 비록 많았지만 모두 성 밖에 나누어 주둔하고 있었다.
淖齒居齊王之宮, 方酣飲,
요치는 제나라 궁궐을 점거하고 곧바로 만취한 상태로
使婦人奏樂爲歡,
부인에게 진나라 음악을 연주하게 하고 즐기니
兵士數百人, 列於宮外.
병사 수백 명이 궁궐 밖에 도열해 있었다.
王孫賈率領四百人, 奪兵士器仗, 殺入宮中,
왕손가는 400명을 이끌고 병사들의 무기를 빼앗고 죽이며 궁궐로 들어가
擒淖齒剁爲肉醬, 因閉城堅守.
요치를 잡아 저며 고기젓갈을 만들고서 성을 닫고 견고히 지켰다.
楚兵無主, 一半逃散,
초나라 병사들은 요치가 사라지자 반절은 도주하여 흩어졌고
一半投降於燕國, -『東周列國志』
반절은 연나라에 투항했다.
인용
- 袒其左肩: 고대 중국의 풍습에 왼쪽 어깨의 옷을 벗는 것은 그 사람의 편을 든다는 의사를 표시하는 방법이었다. [본문으로]
'산문놀이터 > 중국'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주돈이 - 애련설(愛蓮說) (0) | 2019.03.20 |
---|---|
이화 - 조고전장문(弔古戰場文) (0) | 2019.03.20 |
이구 - 원주학기(袁州學記) (0) | 2019.03.04 |
사마광 - 간원제명기(諫院題名記) (0) | 2019.03.04 |
진사도 - 진소유자서(秦少游字敍) (0) | 2019.03.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