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국순의 이름이 절로 알려지다
임춘(林椿)
醇器度弘深, 汪汪若萬頃陂水. 澄之而不淸, 擾之而不濁. 其風味, 傾於一時, 頗以氣加人. 嘗詣葉法師, 談論彌日. 一座爲之絶倒, 遂知名, 號爲麴處士. 自公卿大夫神仙方士, 至於廝兒, 牧竪夷狄, 外國之人, 飮其香名者, 皆羨慕之.
每有盛集, 醇不至, 咸愀然曰: “無麴處士不樂.” 其爲時所愛重如此.
太尉山濤有鑑識, 嘗見之曰: “何物老嫗, 生此寧馨兒. 然誤天下蒼生者, 未必非此人也.”
公府辟爲靑州從事. 以鬲上非所部, 改調爲平原督郵. 久之歎曰: “吾不爲五斗米折腰, 向鄕里小兒, 當立談樽俎之間耳”
해석
醇器度弘深, 汪汪若萬頃陂水.
순(醇)의 기국과 도량이 크고 깊어, 출렁대고 넘실거림이 만경의 물결과 같았다.
澄之而不淸, 擾之而不濁.
그래도 맑게 하여도 맑지 않고 뒤흔들어도 흐려지지 않으며,
其風味, 傾於一時, 頗以氣加人.
풍미가 한 때를 경도시켜 매우 기운을 사람에게 더해줬다.
嘗詣葉法師, 談論彌日.
일찍이 섭법사(葉法師)에게 나아가 온종일 담론하였다.
一座爲之絶倒, 遂知名, 號爲麴處士.
온 자리가 모두 경도되었고, 마침내 이름이 알려져 호를 국처사라 했다.
自公卿大夫神仙方士, 至於廝兒, 牧竪夷狄, 外國之人,
공경ㆍ대부ㆍ신선ㆍ방사(方士)들로부터 머슴꾼ㆍ목동ㆍ오랑캐ㆍ외국사람에 이르기까지
飮其香名者, 皆羨慕之.
그 향기로운 이름을 맛보는 자는 모두 그를 흠모했다.
每有盛集, 醇不至, 咸愀然曰:
성대한 모임이 있을 때마다 순(醇)이 오지 않으면 모두 근심스레 말했다.
“無麴處士不樂.” 其爲時所愛重如此.
“순처사(麴處士)가 없으면 즐겁지 않다.” 그가 당시에 사랑받음이 이와 같았다.
太尉山濤有鑑識, 嘗見之曰:
태위(太尉) 산도가 감식안이 있었는데, 일찍이 그를 말했다.
“何物老嫗, 生此寧馨兒.
“어떤 늙은 할미가 요런 향기로운 아이를 낳았나?
然誤天下蒼生者, 未必非此人也.”
그러나 천하의 백성을 그르칠 사람은 이 사람이리라.”
公府辟爲靑州從事.
관청에서 불러 청주종사(靑州從事)를 삼았다.
以鬲上非所部, 改調爲平原督郵.
그러나 력(鬲)의 위가 벼슬자리가 아니기에 고쳐 평원독우(平原督郵)를 시켰다.
久之歎曰:
얼마 뒤에 탄식하며 말했다.
“吾不爲五斗米折腰, 向鄕里小兒,
“내가 쌀 닷말 때문에 허리를 굽혀 향리의 소아에게 향하지 않으리니,
當立談樽俎之間耳”
마땅히 술 단지와 도마 사이에 서서 담론할 뿐이다.”
인용
1화: 국순네 집안의 화려한 초창기
2화: 국씨 집안의 은둔기
3화: 국순의 이름이 절로 알려지다
4화: 국순의 잘 나가던 한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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