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의 노래
강남곡(江南曲)
정몽주(鄭夢周)
江南女兒花揷頭 笑呼伴侶游芳洲
蕩漿歸來日欲暮 鴛鴦雙飛無限愁 『圃隱先生文集』 卷之一
해석
江南女兒花揷頭 강남녀아화삽두 | 강남의 처녀 꽃을 머리에 꽂고 |
笑呼伴侶游芳洲 소호반려유방주 | 짝궁을 웃으며 불러대면서 방주에서 논다네. |
蕩漿歸來日欲暮 탕장귀래일욕모 | 노 저어 돌아오려는데 해는 저물려 하는데 |
鴛鴦雙飛無限愁 원앙쌍비무한수 | 원앙 쌍쌍이 날아 무한히 근심스럽게 하네. 『圃隱先生文集』 卷之一 |
해설
이 시는 강남 아가씨가 벗들과 자유분방하게 노니는 모습을 생동감 있게 표현한 것으로, 포은이 현장을 직접 목격하기보다는 상상 속에서 지어졌을 가능성이 큰 악부시(樂府詩)이다.
악부시(樂府詩)는 대체로 임을 연모하는 감정이나 원망하는 감정, 그리고 변방에서의 수심(愁心) 등을 제재로 삼고 있는데, 이러한 감정은 시적 화자의 것이 아니라 대리된 감정을 표현한 것이 많다. 이 시 역시 강남의 아가씨가 머리에 꽃을 꽂고 벗들과 방주에서 노닐다 해질녘에 배를 타고 돌아오는데 쌍쌍이 나는 원앙새를 보고 자신의 외로운 처지를 대리해서 읊고 있다.
허균(許筠)의 『성수시화(惺叟詩話)』에서 “정포은의 「강남녀」는 …… 풍류가 호탕하여 천고에 빛나는데, 이 시는 악부시와 몹시 비슷하다[圃隱詩, ‘江南女兒花揷頭, 笑呼伴侶游芳洲. 盪槳歸來日欲暮, 鴛鴦雙飛無恨愁.’ 風流豪宕, 輝映千古, 而詩亦酷似樂府].”라고 평했다.
원주용, 『고려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09년, 323쪽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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