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호탕한 기상을 지닌 정몽주의 시들
鄭圃隱非徒理學節誼冠于一時, 其文章豪放傑出.
在北關作詩曰: “定州重九登高處, 依舊黃花照眼明. 浦漵南連宣德鎭, 峰巒北倚女眞城. 百年戰國興亡事, 萬里征夫慷慨情. 酒罷元戎扶上馬, 淺山斜日照紅㫌.” 音節跌宕, 有盛唐風格.
又曰: “風流太守二千石, 邂逅故人三百盃.” 又曰: “客子未歸逢燕子, 杏花纔落又桃花.” 又曰: “梅窓春色早, 板屋雨聲多.” 皆翩翩豪擧, 類其人焉.
圃隱詩, ‘江南女兒花揷頭, 笑呼伴侶游芳洲. 盪槳歸來日欲暮, 鴛鴦雙飛無恨愁.’ 風流豪宕, 輝映千古, 而詩亦酷似樂府.
해석
鄭圃隱非徒理學節誼冠于一時, 其文章豪放傑出.
정포은은 성리학과 절의로 한 시대에 우뚝했을 뿐만 아니라 문장도 호방【豪放: 시품으로서의 호방은 기상이 장대하고 과장기를 느끼게 할 정도로 요점을 두드러지게 드러낸 것을 의미하는 것이 보통이다. 豪壯‧豪邁와 비슷한 평어로 이들은 氣를 중시한 것이다. 司空圖는 二十四詩品에서 호방을 “觀花匪禁 呑吐大荒 由道返氣 處得以狂 天風浪浪 海山蒼蒼 眞力彌滿 萬象在傍 前招三辰 後引鳳凰 曉策六鰲 濯足扶桑.”이라 하였다. 李東歡교수는 포은 시의 풍격을 논하면서 “世界에 대한 主體의 自信에 찬 內在力量이 無制限的, 活性的, 高揚的인 美的 樣式으로 表現된 것이 豪放의 風格”(李東歡, 「圃隱詩에 있어서서의 豪放의 風格에 대하여」, 포은사상연구원 제3차 학술발표회 발표문, 1993.)이라 하였다.】하고 걸출했다.
在北關作詩曰: “定州重九登高處, 依舊黃花照眼明. 浦漵南連宣德鎭, 峰巒北倚女眞城. 百年戰國興亡事, 萬里征夫慷慨情. 酒罷元戎扶上馬, 淺山斜日照紅㫌.”
북쪽 관문【北關: 함경도의 통칭. 고려 때에 함남 安邊郡 鐵嶺에 關門을 설치하고 철령관이라 했다. 신증동국여지승람, 안변】에 있으면서 지은 「정주 중양절에 한 재상이 명하여 짓다[定州重九 韓相命賦]」라는 시는 다음과 같다.
定州重九登高處 | 정주의 중양절에 높은 곳에 오르니, |
依舊黃花照眼明 | 노란 국화는 예스러워 눈을 밝게 비추네. |
浦敍南連宣德鎭 | 개펄은 남쪽으로 선덕진에 이어져 있고 |
峯巒北倚女眞城 | 봉우리는 북쪽으로 여진성에 기대었구나. |
百年戰國興亡事 | 백년 전쟁의 흥망사 속에 |
萬里征夫慷慨情 | 만 리로 원정을 떠난 사내의 강개스런 정. |
酒罷元戎扶上馬 | 술자리 끝나 장군의 부축으로 말에 오르니, |
淺山斜日照紅旌 | 산은 낮아 비낀 해는 붉은 정기를 비치네. |
音節跌宕, 有盛唐風格.
음절이 흥겨우니 성당의 풍격이 있다.
又曰: “風流太守二千石, 邂逅故人三百盃.”
또 「중양절에 익양 태수 이용이 새로 지은 명원루에서 쓰다[重九日題益陽守李容明遠樓]」라는 시의 다음 구절과
風流太守二千石 | 풍류스런 태수는 2천석 자리인데, |
邂逅故人三百杯 | 친구(정몽주 자신)를 만나 3백 잔을 기울이네. |
又曰: “客子未歸逢燕子, 杏花纔落又桃花.”
또 「봉래역에서 서장관 한상질에게 보이며[蓬萊驛 示韓書狀尙質]」라는 시의 다음 구절과
客子未歸逢燕子 | 나그네 돌아가지 않을 때 제비를 만났고 |
杏花纔落又桃花 | 살구꽃 겨우 지자 또 복사꽃마저. |
又曰: “梅窓春色早, 板屋雨聲多.”
또 「홍무 정사년 일본으로 사신 가서 지은 작품[洪武丁巳奉使日本作]」라는 시의 다음 구절은
梅窓春色早 板屋雨聲多 | 매화 핀 창이라서 봄빛이 빠르고, 판잣집이라서 빗소리 많이 들리네. |
皆翩翩豪擧, 類其人焉.
모두 풍류롭고【翩翩: ① 훨훨 나는 모양 ② (행동이나 태도가) 풍류롭다 ③ (행동이) 민첩하다 ④ (기쁨에) 싱글벙글하는 모양】 호기롭고 의협심이 강해 지은 사람과 비슷하다.
圃隱詩, ‘江南女兒花揷頭, 笑呼伴侶游芳洲. 盪槳歸來日欲暮, 鴛鴦雙飛無恨愁.’
포은이 지은 시는 다음과 같다.
江南女兒花揷頭 | 강남의 처녀 꽃을 머리에 꽂고 |
笑呼伴侶游芳洲 | 짝궁을 웃으며 불러대면서 방주에서 논다네. |
蕩漿歸來日欲暮 | 노 저어 돌아오려는데 해는 저물려 하는데 |
鴛鴦雙飛無限愁 | 원앙 쌍쌍이 날아 무한히 근심스럽게 하네. |
風流豪宕, 輝映千古,
풍류가 방탕하여 천고에 밝게 빛나고
而詩亦酷似樂府.
이 시는 또한 악부와 흡사하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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