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건빵이랑 놀자

성간 - 노인행(老人行) 본문

한시놀이터/서사한시

성간 - 노인행(老人行)

건방진방랑자 2021. 8. 7. 16:21
728x90
반응형

노인의 노래

노인행(老人行)

 

성간(成侃)

 

隴草萋萋雉雙飛 언덕의 풀 우거졌고 꿩은 쌍쌍이 나는데
隴邊老人長嘆息 언덕 가의 노인은 길게 탄식하네.
自道余生年七十 노인이 스스로 말하네. “내가 태어난 지 일흔 해
手脚凍皴面深黑 손발은 동상 걸려 텄고 얼굴은 까맣게 탔었네.
男婚女嫁知幾時 사내는 장가가고 계집은 시집가야 하는데 내가 어떻게 장가갈 줄 알았겠는가?
短衣襤幓纔過膝 홑옷[각주:1]과 누더기 옷[각주:2]은 겨우 무릎을 가린다오.
前年召募度黃沙 예전에 징집되어 누런 사막(변방) 건넜는데
萬死歸來鬢如雪 만 번 죽을 뻔하다가 돌아오니 귀밑털은 눈 같이 세었다네.
今年把鋤事耕耨 올해 호미 잡고 밭 갈아 김매는 일을 하려는데
石田䂽确牛蹄脫 돌밭엔 자갈이 많아서 쇠발굽은 벗겨졌다네.
牛蹄脫知奈何 쇠발굽 벗겨지는데 어찌할 줄 알거나?
獨坐茫然心斷絶 홀로 앉아 망연자실하여 마음만 끊긴다네.”眞逸遺稿卷之二

 

 

 

 

해설

이 시는 작자 자신은 개입하지 않고 제삼자인 노인의 이야기를 통해 당대 현실을 비판하고 있는 시이다.

 

필원잡기(筆苑雜記)에 간략한 생평(生平)이 실려 있는데 다음과 같다.

본관은 창녕으로, 자는 화중(和仲), 호는 진일재(眞逸齋)이며 단종 원년에 급제하였다. 공혜공(恭惠公) 성념조(成念祖)의 아들로 어릴 적부터 책을 널리 읽어 읽지 않은 책이 없었다. 집현전에 들어가 오래도록 서각(書閣) 안에 앉아서 날을 다하고 밤새도록 여러 책들을 다 열람하였다. 그래서 같은 직위에 있는 동료들이 독서벽(讀書癖)이 있다고 기롱할 정도였다. 독서 때문에 과로하여 파리해지고 병이 되어 30세에 요절하고 말았다. 벼슬은 홍문관 수찬에 이르렀으며 문집(文集)이 세상에 전한다[昌寧人 字和仲 號眞逸齋 魯山元年登第 恭惠公念祖之子 自幼博覽廣記 無書不讀 入集賢殿 長坐閣中 窮日盡夜 閱盡群書 同列以書淫傳癖譏之 讀書過勞 消瘦成疾 三十而夭 官至弘文館修撰 有集行于世].”

 

허균(許筠)성수시화(惺叟詩話)24에서, “우리나라의 시 중에 고시(古詩)를 본받은 것이 없다. 오직 성화중만이 안연지(顔延之)ㆍ도연명(陶淵明포조(鮑照) 세 사람의 시에 의작하여 깊이 고시의 법을 체득하였고, 그의 여러 오언절구들이 당나라의 악부체를 터득하였다. 이분에 의지해 마침내 적막함을 면하게 되었다[東詩, 無效古者. 獨成和仲, 擬顔鮑三詩, 深得其法. 諸小絶句, 得唐樂府體, 賴得此君, 殊免寂寞].”라고 하여, 성간(成侃)을 고시(古詩) 작가로 지목하고 또한 조선 전기 가장 뛰어난 작품을 지었다고 평하고 있다. 성간(成侃)의 아우 성현(成俔)은 고시(古詩) 창작 운동을 벌이는데, 실은 형인 성간(成侃)에게서 영향을 받은 것이다(성현은 성간에게 시를 배웠음).

 

이러한 고시(古詩) 창작은 이후 유희경(劉希慶)김종직(金宗直)ㆍ유호인(兪好仁)ㆍ조위(曺偉)차천로(車天輅)허균(許筠)으로 이어진다.

원주용, 조선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10, 123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목차

문제

감상1 / 감상2

해설

 
  1. 람(襤): 헌 누더기람, 해진옷남, 해질남 [본문으로]
  2. 삼(幓): 수레휘장삼, 옷 따위 차랑차랑 늘어진 모양삼, 깃발삼, 기폭삼, 망건초 [본문으로]
728x90
반응형
그리드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