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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농가의 원망
전가원(田家怨)
송순(宋純)
舊穀已云盡 新苗未可期 | 옛 곡식은 이미 고갈되었다고 하는데 새 벼는 기약할 수조차 없다네. |
摘日西原草 不足充其飢 | 날마다 서쪽 언덕의 풀을 캐나 굶주림 채우기 부족하다지. |
兒啼猶可忍 親老復何爲 | 아이가 우는 건 오히려 참을 만하지만 어버이는 다시 어이할 거나. |
出入柴門下 茫茫無所之 | 사립문으로 들락날락거려봐도 갈 곳 없어 아득할 뿐이라지. |
官吏獨何人 責公兼徵私 | 아전은 유독 어떤 사람이기에, 공적 세금 닥달하면서도 사적인 것까지 징수하는가? |
窺缸缸已空 視機機亦隳 | 아전이 항아리를 뒤지나 항아린 이미 비었고 베틀을 보나 베틀 또한 망가져 |
吏亦無奈何 呼怒繫諸兒 | 아전은 또한 어쩌질 못해 성질 내며 모든 아이 결박하는 구나. |
持以告官長 官長亦不悲 | 의지하고자 사또에게 알렸지만 사또는 또한 슬퍼하질 않네. |
桎梏加其頸 鞭扑苦其肢 | 차꼬를 목에 얹고 채찍질로 사지를 괴롭힌다네. |
日暮相扶持 齊哭繞故籬 | 저물녘 서로 부둥켜안은 채 나란한 통곡소리가 오랜 울타리 에워싸지. |
呼天皆乞死 聽者其又誰 | 모두 하늘에 ‘죽여달라’고 호소하나 듣는 사람은 또한 누구인가? |
哀哀不見救 丘壑空積屍 | 슬프고 슬프도다. 구제 당하지 못한다면 언덕과 골짜기에 부질없이 시체로 쌓일 것이. 『俛仰集』 卷之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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