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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간기사(田間紀事) - 유아(有兒) 본문

한시놀이터/서사한시

전간기사(田間紀事) - 유아(有兒)

건방진방랑자 2021. 8. 12.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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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진 가뭄에 버려진 어미에게 버려진 두 아이를 만나다

유아(有兒)

 

 

有兒, 閔荒也.

유아(有兒)는 가뭄을 근심한 것이다.

 

夫棄其妻, 母棄其子,

남편은 아내를 버리고 어미는 자식을 버려

 

有七歲女子, 攜其弟彷徨街路,

어떤 일곱 살 계집애가 동생 데리고 길거리에서 방황하며

 

哭其失母焉

엄마 잃었음을 통곡하네.

 

有兒雙行 一角一羈 두 아이가 가는데 한 아인 딴 머리 계집아이 한 아인 꼭지머리 사내라네[각주:1] .
角者學語 羈者髫垂 딴 머리 계집아인 이제 막 말 배울 나이이고 꼭지머리 사내아인 다박머리 늘어뜨린 채
失母而號 于彼叉岐 어미 잃고 저 갈림길에서 호곡하네.
執而問故 嗚咽言遲 잡고서 까닭을 물으니 오열하며 말 더듬다가
曰父旣流 母如羈雌 말했네. “아빠는 이미 떠나 엄마는 짝 잃은 암컷 같았죠.
瓶之旣罄 三日不炊 쌀둑 이미 비어 사흘째 밥불 때지 못해서
母與我泣 涕泗交頤 엄마는 저와 함께 울었는데 눈물과 콧물이 뺨에 흘러내릴 정도였어라.
兒啼索乳 乳則枯萎 아기는 울면서 젖을 찾는데 젖은 말라 비틀어져서
母携我手 及此乳兒 엄마는 내 손과 이끌고 이 젖먹이 데리고
適彼山村 丐而飼之 저 산촌에 가서 빌어 먹었죠.
携至水市 啖我以飴 물가 저자에 데리고 나에게 엿을 먹였고
携至道越 抱兒如麛 길 너머로 데리고 이르러선 사슴 새끼마냥 아기를 꼬옥 껴안았어요.
兒旣睡熟 我亦如尸 아기는 이미 깊이 잠들었고 저 또한 주검처럼 잠들다가
旣覺而視 母不在斯 이미 깨어나 보니 엄마가 있지 않더라구요.”
且言且哭 涕泗漣洏 말하면서 또한 통곡하니 눈물과 콧물이 엉겨붙었네.
日暮天黑 栖鳥群蜚 날은 저물고 하늘은 흐려지면 서식하던 새들이 무리지어 나는데
二兒伶俜 無門可闚 두 아이는 외로운 신세라 찾아들어갈 집조차 없구나.
哀此下民 喪其天彝 이 하층민들을 슬퍼하노라. 천륜을 잃어버려서
伉儷不愛 慈母不慈 부부조차 아낄 수 없고 자애로워할 어미조차 자애로울 수 없음을.
昔我持斧 歲在甲寅 옛적에 내가 암행어사였을 적[각주:2] 때는 갑인년(1794)이었지.
王眷遺孤 毋俾殿屎 임금이 버려진 고아[각주:3]를 돌보며 신음[각주:4] 없도록 하라 하셨으니,
凡在司牧 毋敢有違 무릇 사또가 있거든 감히 어기지 마시라.

 

 

 

 

인용

전문

해설

 
  1. 기(羈): 북상투로, 아무렇게나 막 끌어 올려 짠 상투를 말한다. [본문으로]
  2. 지부(持斧): 암행 어사로 지방에 나감을 이르는 말. 예전에 집법 사자(執法使者)가 비단옷을 입고 도끼를 가지고 지방에 나갔던 고사에서 유래된 말이다. [본문으로]
  3. 유고(遺孤): 부모(父母)가 다 죽은 외로운 아이. [본문으로]
  4. 전히(殿屎): 신음소리를 내는 것이다. 『시경』 대아(大雅) 「판(板)」에 "백성들이 신음하고 있거늘 우리를 감히 헤아려주는 이가 없다[民之方殿屎 則莫我敢葵]." 하였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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