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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리(海南吏) - 해설. 아전이 호랑이보다 더 무서워라 본문

한시놀이터/서사한시

해남리(海南吏) - 해설. 아전이 호랑이보다 더 무서워라

건방진방랑자 2021. 8. 11.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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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아전이 호랑이보다 더 무서워라

 

용산리(龍山吏)파지리(波池吏)는 강진 경내의 사건을 다룬 반면 해남리(海南吏)는 이웃 고을에서 발생한 일이기 때문에 위와 달리 고을 이름을 제목에 붙인 것이다. 파지리(波池吏)에서 마을에 장정들은 씨가 마른 듯 보이지 않더라 했는데, 그렇게 된 연유를 여기서 알 수 있다.

 

첫머리서 주인공이 먼저 부각되는데 해남서 도망쳐나온 그는 두려움에 질린 표정이다. 승냥이를 만난 게 아니라면, “되놈을 만난 것으로 보인다. 요컨대 그의 표정으로 미루어 방금 무서운 짐승의 공격을 받았거나 아니면 야만적 군대에 유린된, 이런 두 가지 중 하나의 경우다. 다음 단락에서 주인공이 들려주는 이야기로 밝혀지는바 다름 아닌 검독으로 인해 그리된 것이다. 바로 아전을 사나운 호랑이로 비유한다.

 

사나운 호랑이를 풀어 보낸 것은 물론 원님이다. “온 마을 구슬피 통곡하는 소리로 / 만섬 배(조운선) 사공들에게 아양 떠는 꼴이네요[嗷嗷百家哭 可以媚櫂夫]” 아전들이 출동하여 울려 퍼지는 곡성은 세곡선의 담당자에게 조세 독촉하는 실적처럼 들리게 된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작품은 마지막 구절에서 두 줄기 눈물 그렁그렁 / 이야기 긴 한숨 되어 나오네[泫然雙淚垂 條然一嘯舒]”로 주인공의 형상을 오래오래 지워지지 않게 하고 있다.

-임형택, 이조시대 서사시1, 창비, 2020, 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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