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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유 - 신루기(蜃樓記) 본문

산문놀이터/조선

장유 - 신루기(蜃樓記)

건방진방랑자 2020. 8. 2.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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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영이기에 무의미하단 생각을 버려

신루기(蜃樓記)

 

장유(張維)

 

 

신루에 대한 말들은 많지만 자세하지가 않네

蜃樓在溟海中. 結構窈冥, 機巧神變, 故莫詳其制作; 浮游無定, 見滅無常, 故莫指其方所; 望之而有, 卽之而無, 故莫測其近遠云.

列子書曰: “有神山在浡海中, 其上臺觀皆金玉, 仙聖之種居之. 其山無所根著, 常隨波往還.” 其後秦皇帝好神仙, 方士盧敖徐市等皆言: “海中有仙人之居, 去人不遠.” 始皇喜其言, 東巡海上, 若或見之.

列子所記, 其實皆指是樓, 而其製作遠近之詳, 諸書皆不能載.

 

개씨들이 신루를 만들다

其始也, 蓋介氏之族經營焉. 介氏世居海中, 得神仙之術, 能變化爲幻. 嘗聚族而謀曰: “吾屬雖與魚鱉爲伍, 實有仙靈之道, 嘗聞神仙好樓居, 豈可無壯麗瑰傑之所, 以稱其神明哉?”

遂相與吹噓之, 基以虛無, 建以象罔, 飾以忽荒, 蓋不日而輪奐矣. 旣成, 大會落之, 子虛子記焉.

 

실재와 환상의 이분법 논의

或詰子虛子: “子以是構也, 爲果實乎?” : “依乎虛, 焉得實.”

爲果常乎?” : “實猶不得, 況常乎. 亦倏焉而有, 忽焉而無也已矣.”

不實不常, 倏有而忽無則亦無幻也歟?” : “.”

然則爲是者固幻, 子又從而文之, 茲非幻之幻哉?”

 

모든 게 환영이니, 실재와 환영의 구분은 무의미하다

子虛子: “! 子以幻果不足以爲, 亦不足以文耶.

夫天下何往而非幻哉. 天有時而踣, 地有時而滅, 則天地亦幻矣. 天地猶幻, 況其中之人與物與其事而非幻哉? 阿房未央銅雀五鳳, 此人類所謂宏固巨麗不拔之構也. 傾天下之力而成之, 竭詞人之藝而文之, 而今果有存者耶? 自無而有, 又自有而無, 彼與此等矣. 幻則均幻, 實則均實, 如之何其抑此而揚彼也. 且海非吾國哉. 而有時而塵矣, 況吾期斯樓之久哉?

有則安其有, 無則任其無. 及其無也, 吾固不能使之不無, 當其有也, 吾安可不以爲吾有哉. 旣以爲吾有, 無論幻與非幻, 吾又何可不爲文之哉.”

或者無以應, 遂爲之記. 谿谷先生集卷之八

 

 

 

 

 

 

해석

 

신루에 대한 말들은 많지만 자세하지가 않네

 

蜃樓在溟海中.

신루는 바다 가운데 있다.

 

結構窈冥, 機巧神變,

기교가 신이롭고 변화무쌍하였기 때문에

 

故莫詳其制作;

제작한 것에 상세하지 않고

 

浮游無定, 見滅無常,

떠다녀 정처가 없고 보였다 사라졌다 일상적이지 않기 때문에

 

故莫指其方所;

방향과 장소를 가리킬 수 없고

 

望之而有, 卽之而無,

바라보면 있다가도 곧장 가보면 없어지기 때문에

 

故莫測其近遠云.

가깝고 먼 것을 헤아릴 수 없다고 한다.

 

列子書曰: “有神山在浡海中,

열자라는 책에서 말했다. “어떤 신산이 발해 가운데에 있으니

 

其上臺觀皆金玉, 仙聖之種居之.

그 위의 대관은 모두 금과 옥이었고 도통한 신선의 종족들이 그곳에 산다.

 

其山無所根著, 常隨波往還.”

그 산은 뿌리 내린 게 없어 항상 물결 따라서 갔다 왔다 한다.”

 

其後秦皇帝好神仙, 方士盧敖徐市等皆言:

그 후에 진시황이 신선산을 좋아해 방사인 노오와 서불 등이 모두 말했다.

 

海中有仙人之居, 去人不遠.”

바다 속에 신선의 거처가 있는데 인간세상과의 거리가 멀지 않습니다.”

 

始皇喜其言, 東巡海上,

진시황은 그 말을 기뻐하며 동쪽을 바다를 따라 올라갔다가

 

若或見之.

혹 그것을 본 것 같았다.

 

列子所記, 其實皆指是樓,

열자에서 기록된 것으로부터 실제로 다 이 신루를 지목했지만

 

而其製作遠近之詳, 諸書皆不能載.

제작이나 멀고 가까운 자세함에 대해선 모든 책에 다 실리질 않았다.

 

 

 

개씨들이 신루를 만들다

 

其始也, 蓋介氏之族經營焉.

신루의 시작은 대체로 개씨(조개)의 종족이 경영한 것이었다.

 

介氏世居海中, 得神仙之術,

개씨는 대대로 바다속에 살며 신선술을 터득하여

 

能變化爲幻.

변화하여 환상을 만들 수 있었다.

 

嘗聚族而謀曰:

일찍이 종족을 모아 의론했다.

 

吾屬雖與魚鱉爲伍,

우리 종족은 비록 물고기와 자라와 함께 대오를 이루지만

 

實有仙靈之道,

실제론 신선의 영령한 도가 있는데

 

嘗聞神仙好樓居,

일찍이 신선은 누대에 거처하길 좋아한다고 들었으니,

 

豈可無壯麗瑰傑之所,

어찌 장엄하고 화려하며 아름답고 뛰어난 집으로

 

以稱其神明哉?”

그 신명에 알맞도록 하지 않겠는가?”

 

遂相與吹噓之, 基以虛無,

마침내 서로 입김을 불어 허무로 기초를 만들고

 

建以象罔, 飾以忽荒,

상망으로 세우고 홀황으로 꾸미니,

 

蓋不日而輪奐矣.

대체로 하루도 안 되어 장대하고 미려한 건물이 만들어졌다윤환(輪奐): 건물이 장대하고 미려한 것을 말한다..

 

旣成, 大會落之,

이미 완성되자 크게 모여 낙성식(落成式)을 열고서

 

子虛子記焉.

자허자의 기문을 부탁했다.

 

 

 

실재와 환상의 이분법 논의

 

或詰子虛子: “子以是構也, 爲果實乎?”

혹자가 자허자에게 자네는 이 구조물이 과연 실재한다고 여기는가?”라고 힐난했다.

 

: “依乎虛, 焉得實.”

허무에 의지하는데 어찌 실재하겠는가.”

 

爲果常乎?”

과연 상존한다 여기는가?”

 

: “實猶不得, 況常乎.

실재하는 것도 오히려 할 수 없는데 하물며 상존하겠는가.

 

亦倏焉而有, 忽焉而無也已矣.”

또한 갑자기 있다가 갑자기 없어질 뿐이다.”

 

不實不常,

실재하지도 않고 상존하지도 않으며

 

倏有而忽無則亦無幻也歟?”

갑자기 있다가 갑자기 사라진다면 또한 환영이 아닌가?”

 

: “.”

자허자가 그렇다라고 말했다.

 

然則爲是者固幻, 子又從而文之,

그렇다면 이것은 참으로 환영이 되는데 그대는 또한 따라서 글을 지으려 하니

 

茲非幻之幻哉?”

이것은 환영 중 환영이 아닌가?”

 

 

 

모든 게 환영이니, 실재와 환영의 구분은 무의미하다

 

子虛子: “! 子以幻果不足以爲,

자허자가 말했다. “! 그대는 환영이란 게 과연 만들 수 없고

 

亦不足以文耶.

또한 글로 지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가?

 

夫天下何往而非幻哉.

대체로 천하에 어딜 간들 환영이 아니겠는가.

 

天有時而踣, 地有時而滅,

하늘은 이따금 꺼지고 땅도 이따금 사라지니,

 

則天地亦幻矣.

천지 또한 환영인 것이다.

 

天地猶幻, 況其中之人與物與其事而非幻哉?

천지도 오히려 환영인데 하물며 그 속의 사람과 사물과 사건도 환영이 아니겠는가?

 

阿房未央銅雀五鳳,

아방궁과 미앙궁과 동작대동작(銅雀): 삼국시대 위() 나라 조조(曹操)의 누대이다.와 오봉루오봉(五鳳): () 나라 태조(太祖)의 누각이다.

 

此人類所謂宏固巨麗不拔之構也.

인류는 굉장하고 견고하며 매우 아름다워 부수지 못할 구조물이라 말했었다.

 

傾天下之力而成之,

천하의 힘을 기울여 완성하였고

 

竭詞人之藝而文之,

문인의 재주를 다하게 하여 문장을 지었는데

 

而今果有存者耶?

지금 과연 남아 있는가?

 

自無而有, 又自有而無,

없음으로부터 있고 또한 있음으로부터 없는 것은

 

彼與此等矣.

저것과 이것이 대등하다.

 

幻則均幻, 實則均實,

환영이면 고르게 환영이고 실재이면 고르게 실재이니

 

如之何其抑此而揚彼也.

어째서 이것은 환영이라며 억누르고 저것은 실재라며 드높이는가.

 

且海非吾國哉.

또한 바다도 우리나라의 영토가 아닌가.

 

而有時而塵矣,

때에 따라 먼지가 되리니,

 

況吾期斯樓之久哉?

하물며 내가 이 누각이 오래가길 기대하겠는가?

 

有則安其有, 無則任其無.

있으면 있음을 편안히 여기고 없으면 없음에 맡겨야 한다.

 

及其無也, 吾固不能使之不無,

없음에 이르러 내가 진실로 그것으로 하여금 없어지지 않도록 할 수 없지만

 

當其有也, 吾安可不以爲吾有哉.

그 있음에 당해선 내가 어찌 나의 소유로 삼지 않을 수 있겠는가.

 

旣以爲吾有, 無論幻與非幻,

이미 나의 소유가 되었다면 환영인지 환영이 아닌지 논할 게 없으니,

 

吾又何可不爲文之哉.”

내가 또한 어찌 문장을 짓지 않을 수 있겠는가.”

 

或者無以應, 遂爲之記. 谿谷先生集卷之八

혹자는 응답하지 않았고 마침내 이것을 기문으로 삼았다.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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