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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곡 - 소포기(小圃記) 본문

산문놀이터/삼국&고려

이곡 - 소포기(小圃記)

건방진방랑자 2020. 8. 1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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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채마밭의 소출을 보고 천하의 기근을 유추하다

소포기(小圃記)

 

이곡(李穀)

 

 

채마밭의 수확량이 매년 줄어가다

京師福田坊所賃屋, 有隙地, 理爲小圃. 袤二丈有半, 廣三之一, 橫從八九畦, 蔬菜若干味, 時其先後而迭種之, 足以補塩韲之闕.

一之年, 雨暘以時, 朝甲而暮牙, 葉澤而根腴, 旦旦采之而不盡, 分其餘隣人焉.

二之年, 春夏稍旱, 瓮汲以灌之如沃焦. 然種不苗, 苗不葉, 葉不舒, 虫食且盡, 敢望其下體乎. 已而霪雨, 至秋晚乃霽, 沒溷濁冐泥沙, 負墻之地皆爲頹壓, 視去年所食, 僅半之.

三之年, 早旱晚水皆甚, 所食又半於去年之半

 

백성들의 기근을 도와주지 못하는 나라와 관리들의 무능

予甞以小揆大, 以近測遠, 謂天下之利當耗其大半也.

秋果不熟, 冬闕食, 河南北民多流徙, 盜賊窃發, 出兵捕誅不能止. 及春, 飢民雲集京師, 都城內外, 呼號丐乞, 僵仆不起者相枕籍.

廟堂憂勞, 有司奔走, 其所以設施救活無所不至. 至發廩以賑之, 作粥以食之, 然死者已過半矣. 由是物價湧貴, 米斗八九千. 今又自春末至夏至不雨, 視所種菜如去年, 未知從今得雨否.

側聞宰相親詣寺觀禱雨, 想必得之, 然於予小圃, 亦已晚矣. 不出戶庭知天下, 斯言信不誣. 時至正乙酉五月十七日也. 稼亭先生文集卷之四

 

 

 

 

 

 

해석

 

채마밭의 수확량이 매년 줄어가다

 

京師福田坊所賃屋, 有隙地,

서울경사(京師): ()은 대()이고 사()는 중()으로, 곧 대중(大衆)이 사는 곳을 뜻한다. 임금의 궁성이 있는 곳을 이른다.의 복전방에서 집을 임대 받았는데 빈 땅이 있어

 

理爲小圃.

갈아 작은 채마밭을 지었다.

 

袤二丈有半, 廣三之一,

세로는 2장 반이고 넓이는 1/3으로

 

橫從八九畦,

종횡이 89 밭두둑이었고

 

蔬菜若干味, 時其先後而迭種之,

채소를 약간 맛보려 이따금 앞뒤로 번갈아가며 심었으니

 

足以補塩韲之闕.

숨을 죽인 채소의 부족한 걸 보충할 만했다.

 

一之年, 雨暘以時,

1년은 비가 내리고 볕 쬐는 게 때에 맞아

 

朝甲而暮牙,

아침에 떡잎이 나고 저녁엔 새싹이 나

 

葉澤而根腴, 旦旦采之而不盡,

잎사귀는 윤기나고 뿌리는 기름져 아침마다 그것을 캐어도 다하지 않아

 

分其餘隣人焉.

나머지는 이웃사람에게 나눠줬다.

 

二之年, 春夏稍旱,

2년엔 봄과 여름에 조금 가물어

 

瓮汲以灌之如沃焦.

동이에 물 길어 그것에 대어주니 불타는 것에 물 붓는 것 같았다.

 

然種不苗, 苗不葉,

그러나 씨앗은 싹이 나지 않고 싹엔 잎사귀 나지 않으며

 

葉不舒, 虫食且盡,

잎사귀는 펴지지 않았고 벌레가 먹어 또한 다했으니

 

敢望其下體乎.

감히 뿌리 내리길 바라겠는가.

 

已而霪雨, 至秋晚乃霽,

얼마 지나 장마가 왔고 늦가을에서야 개어

 

沒溷濁冐泥沙,

흙탕물이 빠지고 진흙을 무릎쓰며

 

負墻之地皆爲頹壓,

쌓아놓은 담장의 흙이 모두 무너져 눌러

 

視去年所食, 僅半之.

지난해에 먹은 것에 비교하면 겨우 반밖에 되지 않았다.

 

三之年, 早旱晚水皆甚,

3년엔 일찍 가물었다가 늦게까지 비가 온 것이 매우 심해

 

所食又半於去年之半

먹을 것은 또한 작년의 반의 반이었다.

 

 

 

백성들의 기근을 도와주지 못하는 나라와 관리들의 무능

 

予甞以小揆大, 以近測遠,

나는 일찍이 작은 것으로 큰 걸 헤아리고 가까운 것으로 먼 것을 헤아려

 

謂天下之利當耗其大半也.

천하 이익이 마땅히 태반이 사라졌다고 생각했다.

 

秋果不熟, 冬闕食,

가을에 과연 익질 않아 겨울에 먹을 게 없자

 

河南北民多流徙, 盜賊窃發,

하남과 하북의 백성이 많이 이사하며 도적이 몰래 발생하여

 

出兵捕誅不能止.

군사를 내어 체포하여 주륙하더라도 그치게 할 수 없었다.

 

及春, 飢民雲集京師,

봄에 미쳐 굶주린 백성들이 구름처럼 서울에 모여

 

都城內外, 呼號丐乞,

도성의 내외에서 부르짖고 구걸하다가

 

僵仆不起者相枕籍.

넘어져 일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이 서로 깔고 벨 정도였다.

 

廟堂憂勞, 有司奔走,

조정에서 근심하고 수고하며 관리들이 분주하니

 

其所以設施救活無所不至.

베풀어 구제하는 것이 이르지 않은 게 없었다.

 

至發廩以賑之, 作粥以食之,

창고를 열어 진휼하고 미음을 쒀서 먹이는 데에 이르지만

 

然死者已過半矣.

죽은 사람이 이미 과반이었다.

 

由是物價湧貴, 米斗八九千.

이 때문에 물가가 용솟음치듯 귀해져 쌀 한 말에 8~9천이었다.

 

今又自春末至夏至不雨,

이제 또한 봄의 말기로부터 하지에 이르기까지 비가 오지 않아

 

視所種菜如去年,

채소를 심은 것을 비교하면 작년과 같으니

 

未知從今得雨否.

이제부터라도 비가 올지 아닐지 알지 못하겠다.

 

側聞宰相親詣寺觀禱雨,

곁에서 우연히 듣기로측문(側聞): 옆에서 우연히 얻어들음 재상이 친히 사찰과 도관(道觀)에 나가 비 오길 빈다 하니,

 

想必得之,

상상컨대 반드시 그리될 것이지만

 

然於予小圃, 亦已晚矣.

나의 작은 채마밭엔 또한 이미 늦으리라.

 

不出戶庭知天下, 斯言信不誣.

문과 뜰을 나가지 않고도 천하를 안다고 하니 이 말이 참으로 속이지 않은 것이구나.

 

時至正乙酉五月十七日也. 稼亭先生文集卷之四

때는 지정 을유(1345)517일이다.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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