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사한 뱀을 죽인 홀에 새긴 명
격사홀명(擊蛇笏銘)
석개(石介)
1. 요사한 뱀을 섬기던 백성들
石介, 字守道, 魯人, 號徂徠先生, 孔公, 名道輔, 二公, 皆剛正人也.
非孔公之剛正, 不能爲此事, 非徂徠之剛正, 不能發揮此事, 讀之, 可以廉頑立懦.
요사한 뱀에 미혹한 백성들을 깨우치다
天地至大, 有邪氣干於其間, 爲凶暴, 爲殘賊, 聽其肆行, 如天地卵育之而莫禦也; 人生最靈, 或異類出於其表, 爲妖怪, 爲淫惑, 信其異端, 如人蔽覆之而莫露也.
祥符年, 寧州天慶觀, 有蛇妖, 極怪異. 郡刺史日兩至於其庭, 朝焉, 人以爲龍, 擧州人內外遠近, 岡不駿奔於門以覲, 恭莊肅祗, 無敢怠者.
今龍圖待制孔公, 時佐幕在是邦. 亦隨郡刺史於其庭, 公曰: “明則有禮樂, 幽則有鬼神, 是蛇不以誣乎. 惑吾民, 亂吾俗, 殺無赦.” 以手板, 擊其首, 遂斃於前, 則蛇無異焉.
郡刺史曁內外遠近庶民, 昭然若發蒙, 見靑天覩白日. 故不能肆其凶殘而成其妖惑. 『易』曰: “是故知鬼神之情狀.” 公之謂乎.
해석
石介, 字守道, 魯人, 號徂徠先生,
석개의 자는 수도(守道)이고 노나라 사람으로 호는 저래선생(徂徠先生)이고
孔公, 名道輔,
공공의 이름은 도보(道輔)이니
二公, 皆剛正人也.
두 사람은 모두 강직하고 바른 사람이었다.
非孔公之剛正, 不能爲此事,
공공이 강직하고 바르지 않았다면 이 일을 할 수 없었을 테고
非徂徠之剛正, 不能發揮此事,
저래가 강직하고 바르지 않았다면 이 일에 발휘할 수 없었을 테니,
讀之, 可以廉頑立懦.
이 글을 읽으면 완악한 사람을 청렴하게 나약한 사람을 뜻을 세우게 할 수 있다.
요사한 뱀에 미혹한 백성들을 깨우치다
天地至大, 有邪氣干於其間,
천지가 지극히 크지만 사악한 기운이 그사이에 범하여
爲凶暴, 爲殘賊,
흉포한 일을 하고 인과 의를 해치더라도
聽其肆行,
멋대로 행동하도록 하니
如天地卵育之而莫禦也;
마치 천지가 알을 길러두되 막지 않는 것 같다.
人生最靈, 或異類出於其表,
사람의 태어남이 가장 신령하지만 혹 다른 종류가 겉에서 나와
爲妖怪, 爲淫惑,
요상하고 괴이한 일을 하고 음탕하고 미혹한 일을 하더라도
信其異端,
그 이단에 내맡겨두니
如人蔽覆之而莫露也.
마치 사람이 가려주고 덮어줘 드러나지 않도록 하는 것 같다.
祥符年, 寧州天慶觀,
상부【상부(祥符): 대중상부(大中祥符)의 줄임말로 1008년부터 1016년까지이다.】연간에 영주 천경관(天慶觀)에
有蛇妖, 極怪異.
뱀으로 요사한 게 있었으니 극히 괴이했다.
郡刺史日兩至於其庭, 朝焉,
군의 자사가 하루에 두 번이나 정원에 이르러 뵈니
人以爲龍, 擧州人內外遠近,
사람들은 용이라 여겨서 안과 밖과 가깝거나 멀거나 하는 온 고을 사람이
岡不駿奔於門以覲,
문으로 달려와 뵈지 않음이 없었고
恭莊肅祗, 無敢怠者.
공경하고 씩씩하며 엄숙하고 공경하여 감히 게을리 하는 사람이 없었다.
今龍圖待制孔公, 時佐幕在是邦.
지금 용도각(龍圖閣)의 대제인 공도보(孔道輔)는 당시 막하에 보좌관으로 이 지방에 있었다.
亦隨郡刺史於其庭, 公曰:
또한 군의 자사를 따라 그 뜰에 가니 공이 말했다.
“明則有禮樂, 幽則有鬼神,
“밝은 데엔 예악이 있고 어두운 데엔 귀신이 있으니
是蛇不以誣乎.
이 뱀은 너무 속이는 게 아닌가?
惑吾民, 亂吾俗, 殺無赦.”
우리의 백성을 미혹하고 우리의 풍속을 혼란케 하니 죽여 용서해선 안 된다.”
以手板, 擊其首,
수판인 홀(笏)로 뱀의 머리를 가격하여
遂斃於前, 則蛇無異焉.
마침내 앞에서 죽이니 뱀은 다른 뱀들에 다름이 없었다.
郡刺史曁內外遠近庶民,
군의 자사 및 내외 원근의 백성들이
昭然若發蒙, 見靑天覩白日.
환하게 덮어 쓴 것 벗겨져 푸른 하늘이 보였고 흰 해가 보이는 듯했다.
故不能肆其凶殘而成其妖惑.
그러므로 흉악하고 잔학함이 함부로 하거나 요사하거나 미혹함을 이루지 못하였다.
『주역』에서 “이런 까닭으로 귀신의 사정을 안다.”라고 말했으니,
公之謂乎.
공을 말함이로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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