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양이 지은 독락원에 쓴 기문
독락원기(獨樂園記)
사마광(司馬光)
司馬溫公, 自號迂叟, 其退居, 適意於園圃, 其樂如此.
迂叟平日讀書, 上師聖人, 下友群賢, 窺仁義之原, 探禮樂之緖, 自未始有形之前, 曁四達無窮之外, 事物之理, 擧集目前, 可者學之, 未至夫可, 何求於人, 何待於外哉.
志倦體疲, 則投竿取魚, 執衽采藥, 決渠灌花, 操斧剖竹, 濯熱盥水, 臨高縱目, 逍遙徜徉, 惟意所適, 明月時至, 淸風自來.
行無所牽, 止無所柅, 耳目肺腸, 卷爲己有, 踽踽焉, 洋洋焉, 不知天壤之間, 復有何樂, 可以代此也. 因合而命之曰獨樂.
해석
司馬溫公, 自號迂叟,
사마온공은 스스로 우수(迂叟)라 호를 짓고
其退居, 適意於園圃, 其樂如此.
물러나 거처할 땐 마침 후원(後園)에 뜻을 두어 즐거움이 이와 같다.
迂叟平日讀書, 上師聖人, 下友群賢,
우수는 평일에 독서할 땐 위로 성인을 스승삼고 아래론 뭇 현인을 벗하며
窺仁義之原, 探禮樂之緖,
인의의 근원을 엿보고 예악의 실마리를 탐색하여
自未始有形之前, 曁四達無窮之外,
처음에 형체가 있지 않았던 때 이전으로부터 네 방향으로 무궁한 바깥으로 통달하기까지
事物之理, 擧集目前,
사물의 이치를 모두 눈 앞에 모아
可者學之, 未至夫可,
괜찮은 것은 배웠지만 괜찮은 것엔 이르지 못했으니
何求於人, 何待於外哉.
어찌 남에게 구하겠으며 어찌 밖에서 기다리리오?
志倦體疲, 則投竿取魚,
뜻이 게을러지고 몸이 지치면 낚싯대 던져 물고기 잡고
執衽采藥, 決渠灌花,
옷깃 잡고 약을 채고 도랑을 터서 꽃에 물 대며
操斧剖竹, 濯熱盥水,
도끼를 잡고 대나무를 쪼개고 더위를 씻어 물로 씻으며
臨高縱目, 逍遙徜徉,
높이 올라 눈을 따라 멋대로 걸어다니고 이리저리 방황하여
惟意所適,
생각대로 가는데
明月時至, 淸風自來.
밝은 달이 이때에 떠오르고 맑은 바람이 절로 불어온다.
行無所牽, 止無所柅,
가도 이끄는 게 없고 멈춰도 멈추게 하는 게 없어
耳目肺腸, 卷爲己有,
귀와 눈과 폐와 창자를 거두어 자기의 소유로 삼아
머뭇거리기도 하고 의기양양하기도 하니
不知天壤之間, 復有何樂, 可以代此也.
천지 사이에 다시 어떤 즐거움이 이것을 대신할 만하게 있을지 모르겠다.
因合而命之曰獨樂.
그래서 합하여 ‘독락’이라 명명한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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