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화려한 문장이라고 해서 배척해선 안 된다
日月星辰, 爲天之文; 山川草木, 爲地之文, 詞之有文亦然. 必也淘汰修潤, 煥然而章, 爛然而著, 然後載道而道益明, 紀事而事益備.
今若惡文之有華, 一切禁之, 則是何異於責雲罍之不爲瓦樽, 黼黻之不爲草衣乎.
隋文胥吏也, 所好所能, 在於簿書期會. 遂以文詞爲不可用而斥之歟.
三百篇比興, 多取風雲月露, 未聞以此爲風雅之疵. 李諤之言, 又何其謬歟.
幼學沈公益對: “魏晉以來, 俗賤實行, 士悖實理, 文失正音, 詞尙浮華, 銷渾厚雄健之風, 競靡曼綽約之態, 是豈可與議於風雅彬蔚之文乎?
然則隋文之詔去華豓, 李諤之疏斥文詞, 果得通變興廢之道. 而今若不問其得失眞僞. 工文者黜, 美詞者斥, 則此又因噎而廢食也.” -『弘齋全書』 「진후주(陳後主)」
해석
해와 달과 별은 하늘의 무늬가 되고, 산과 천과 풀과 나무는 땅의 무늬가 되니,
詞之有文亦然.
글에도 무늬가 있음이 또한 그러하다.
必也淘汰修潤, 煥然而章, 爛然而著,
반드시 씻어내고 닦아 윤택하게 하며 환하게 노출시키며, 찬란하게 드러낸 후에야
然後載道而道益明, 紀事而事益備.
도를 실으면 도가 더욱 분명해지고 일을 기술하면 일이 더욱 완비되는 것이다.
今若惡文之有華, 一切禁之,
이제 만약 문장이 화려하다는 걸 미워하여 일절 그걸 금지한다면,
則是何異於責雲罍之不爲瓦樽,
이것은 구름 문양의 도자기가 민무늬 그릇이 아니라고 나무라고,
黼黻之不爲草衣乎.
수놓은 비단이 포의가 되지 못한다고 나무라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隋文胥吏也, 所好所能,
수나라 문제는 서리 출신으로 좋아하고 잘하는 것이
공문서 작성에 있었다.
遂以文詞爲不可用而斥之歟.
그래서 마침내 문장을 쓰는 것을 쓸모없는 것이라 여겨 문장 짓는 걸 배척했었다.
三百篇比興, 多取風雲月露,
『시경』의 비(比)와 흥(興)은 대부분 바람과 구름, 달과 이슬에서 취하였지만
未聞以此爲風雅之疵.
이것들이 국풍(國風)과 아(雅)가 되기에 하자가 있다는 말은 듣질 못했다.
李諤之言, 又何其謬歟.
이악의 말이 또한 어찌 잘못된 것이겠는가?
유학자인 심공익이 대답했다.
“魏晉以來, 俗賤實行, 士悖實理,
“위진 이후로 세속이 실지로 행하는 걸 천시하고 선비가 실지의 이치를 어긋나
文失正音, 詞尙浮華,
문장은 바른 소리를 잃고 말은 부앙하고 화려함만을 숭상하여
銷渾厚雄健之風,
넉넉하고 두터우며 웅장하고 굳센 풍조를 쇠퇴시키고
競靡曼綽約之態,
사치스럽고 화려한 자태만을 다투었으니
是豈可與議於風雅彬蔚之文乎?
이것이 어찌 풍(風)ㆍ아(雅)의 빛나며 울창한 문장과 함께 의론할 만하겠습니까?
然則隋文之詔去華豓,
그러나 수나라 문제(文帝)가 소를 내려 화려한 문풍을 제거하고
李諤之疏斥文詞,
이악이 소를 올려 문장과 말을 배척했으니
果得通變興廢之道.
과연 문장의 변화하며 흥기하고 쇠퇴하는 도를 터득한 것입니다.
而今若不問其得失眞僞.
그러나 이제 득실과 진위를 따지지 않고
工文者黜, 美詞者斥,
문장에 기교를 부리는 사람을 쫓아내고 말을 꾸며내는 사람을 배척했다면
則此又因噎而廢食也.” -『弘齋全書』 「진후주(陳後主)」
이것이 또한 목 막힐까 하여 먹는 것을 그만둔다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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