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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객행(有客行) - 3. 한순간에 가문이 기울어 온갖 고초를 당하다 본문

한시놀이터/서사한시

유객행(有客行) - 3. 한순간에 가문이 기울어 온갖 고초를 당하다

건방진방랑자 2021. 8. 11.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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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한순간에 가문이 기울어 온갖 고초를 당하다

 

一朝遭傾覆 驚怖喪弱魄 하루 아침에 뒤집어짐을 만나니 놀라고 두려워 약한 넋이 나갔죠.
父兄被誅戮 母妹蕩分析 아버지와 오빠는 죽임을 당했고 어머니와 누이는 움직여 흩어져
服毒輒嘔吐 雉經被解釋 독을 복용했지만 대번에 토하여 목을 맸지만[각주:1] 풀어줌을 당했어요.
王府問我名 外方充賤籍 의금부[각주:2]가 제 이름 물어보선 외방의 머슴 명부를 충당하라 하였지요.
緹騎促登途 迷不知南北 집금의 경호병[각주:3]이 재촉하여 길에 오르니 아찔하여 남북조차 모를 지경이었죠.
置我西塞去 孤身寄絶域 나를 서쪽 변방에 두고 가자 외로운 몸은 먼 땅에 붙어야 했으니
苦飢誰我食 卧病誰我藥 괴로운 굶주림에 누가 저를 먹이겠고 병으로 누워 있는데 누가 저를 약 달여주겠어요?
呼我供厨汲 雜廁婢隷屬 나를 불러 부엌에 길어 공급하라 하고 하인들 무리에 섞여 있었으니
調戱豈敢較 事事輒委曲 놀린다고[각주:4] 어찌 감히 밝히겠어요. 일마다 문득 상세히 하더라도[각주:5]
細務或齟齬 著處被嗔責 잗단 일에 혹 엉성하기라도 하면 곳곳에서 화냄 당했지요.
針工復督我 裁縫有程式 바느질을 다시 저에게 독촉하나 재봉하는 것에 일정한 법칙이 있으니
不得少錯誤 責償無紀極 조금의 잘못됨도 받아주질 않아 꾸짖음과 보상하라 함이 끝이 없었죠.
最苦官長毒 那能安弱植 가장 괴로운 사또의 포독스러움이니 어찌 연약한 제가 편안할 수 있겠습니까[각주:6]?
睨眴或微忤 揮霍恣鞭撻 흘겨보거나 눈짓하여 혹 조금이라도 거슬리면 빠르게 멋대로 채찍질 하니
柔肌豈任受 號𧬉氣欲絶 부드런 살갗이 어찌 받아들이겠어요? 부르짖다가 기가 끊어지려 하지요.
猛卒手更麤 下杖愈不惜 사나운 아전의 손은 더욱 거칠어 몽둥이로 내려침은 더욱 애석해하지조차 않아
瘡瘢深沒膚 裂如刀劒劃 상처는 깊어져 살이 함몰되고 칼로 그은 것처럼 찢어졌죠.
往往悅我貌 逼我要伴宿 이따금 저의 외모를 좋아해 나를 핍박하여 하룻밤 자자[각주:7] 요구하니
生旣被玷缺 那得辭穢辱 살아선 이미 티가 났으니 어찌 능욕을 사절하겠습니까?
父祖何罪惡 兒女莫知識 아버지와 조상이 무슨 죄 지었는지 저는 알지 못하나
哀酸集千般 寃恨塡胸臆 슬픔과 서글픔이 여러 가지로 모여드니 원한이 가슴을 메우지요.
遠念阿妹輩 得不罹此毒 멀리 누이들 생각하면 이런 표독함에 걸리지 않을련지요?”

 

 

 

 

인용

전문

해설

 

 

  1. 치경(雉經): 목을 매어 죽다. 액사(縊死)한다. 치(雉)는 노, 경(經)은 숨쉬는 길[頸]. 곧 숨길을 노로 졸라맨다는 뜻이다. 일설에는 꿩이 사람에게 붙잡히게 되면 제 목을 박아 죽는다는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본문으로]
  2. 왕부(王府): 국사범(國事犯)을 취급하는 의금부(義禁府)를 가리킨다. 왕옥(王獄)과 같은 의미다. [본문으로]
  3. 제기(緹騎): 황궁을 경호하는 근위 기병(近衛騎兵)을 말한다. 집금오(執金吾)의 지휘를 받는데, 홍색[緹]의 제복을 입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 [본문으로]
  4. 조희(調戱): 희롱하여 놀림 [본문으로]
  5. 위곡(委曲): ① (곡조·도로 등이) 구불구불하다 ② 위곡하다 ③ 자세한 사정 ④ 상세(詳細)하다 [본문으로]
  6. 약식(弱植): 연약하고 무능하여 스스로 일어나지 못한다는 뜻이다. [본문으로]
  7. 반숙(伴宿): ① 출상(出喪)하기 전날의 밤샘(을 하다) ② 동반하여 하룻밤 묵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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