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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제주도에 떼를 지어 구걸하는 인간군상을 서술하다
이 시는 제주도에서 떼를 지어 구걸하는 인간군상을 만나보고 지은 것이다.
거지란 생활의 근거지로부터 이탈된 부류인데 중세기에는 만성적으로 발생했으므로 문학작품에도 종종 등장했다. 제주도는 고립된 섬인데다 워낙 척박한 땅이기 때문에 유리현상이 빈발하고 또 발생한 유민을 수용할 곳이 없었다. 제주 땅의 특수성을 이 시는 비교적 정확하게 잡아내고 있다. 자급자족(自給自足)은 당초 불가능하여 육지에서 양곡이 반입된 사실, 겨울철이면 육지와의 교통이 두절되어 어려움을 겪는 상황, 그리고 특히 말이 주민의 생계에 중요한 수단인데 흉년에 갓과 양태의 값이 헐값이 되고 그나마 팔리지 않는 사정 등등을 놓치지 않고 서술한 것이다.
그런데 작품은 거지들이 국왕의 인자에 감격하고 시혜를 기대하는 것으로 끝맺는다. 이는 왕명을 받고 간 시인 자신의 입장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제주적 특수성(고립된 지역 사정 특히 이조 정부로부터 원천적으로 부족한 양곡의 보조를 다소나마 받았던 사실 등)의 반영이 아닌가 생각된다.
-임형택, 『이조시대 서사시』 1권, 창비, 2020년, 237쪽
1 | 탐라의 척박한 환경 때문에 거지들이 늘어가다 |
2 | 성스런 임금의 덕화로 탐라의 헐벗음 낫게 하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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