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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노비(寺奴婢) - 해설. 시노비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담다 본문

한시놀이터/서사한시

시노비(寺奴婢) - 해설. 시노비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담다

건방진방랑자 2021. 8. 10.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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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시노비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담다

 

 

시노비란 중앙의 각사(各司)에 소속된 노비를 지칭하는데 각색 명목의 피지배층 가운데 특히 곤혹스런 처지에 놓여 있었던 모양이다. 박지원(朴趾源)은 이에 대한 논문에서 가괄(加括)ㆍ충액(充額)을 한답시고 외손의 외손, 외가의 외가로까지 연좌시키며, 장부는 당초 점검할 수 없는 형편에 혹 죽은 자가 다시 살아나기도 하고 혹 여자가 남자로 변하기도 하고 혹 시집 안 간 여자에게 소생을 따지고[或死者復起 或女化爲男 或未嫁而責其所生]”하는 등 백골징포(白骨徵布)ㆍ황구첨정(黃口簽丁)보다 더욱 심한 데도 억울함을 호소할 곳이 없고 아픔이 뼛골에 사무쳐도 본색이 탄로날까 두려워 몰래 뇌물을 바치고 쉬쉬한다[此等有甚於白骨黃口 而猶不得發舒嗚寃 楚痛入骨 而猶恐或露暗地遺賂 而自掩鄰里].”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노안(奴案)에 얼핏이나마 걸리는 날엔 집에 딸이 다섯이어도 누구 하나 장가들겠다고 나서는 자 없어 모두 처녀로 늙혀 죽일 운명[雖有五女 無人入贅 頭白淸寡 齎恨而終]”이기 때문이라 한다. 박지원이 안의(安義: 경상남도 거창ㆍ함양 두 군으로 나뉜 옛 고을) 현감으로 재임할 당시 그 고을에는 시노비 3백구()가 있었던바, 그는 이들을 생각하면 등과 배가 끓어오를 지경으로 고민스럽다고 말했다.

 

박지원은 시노비도 다 같은 인간이라는 관점에서 해결해주어야 할 급선무로 의식하여 논시노서(論寺奴書)1편의 논문을 썼거니와, 시인 권헌 역시 이들의 참혹한 인생을 직접 목도하고 이 시를 지은 것이다. 시노비 문제에 대해 서로 같은 인식을 가졌던 터인데, 그 구체적 정황이 제시되고 시노비에 속한 인간의 목소리를 담았다는 면에서 서사시적 표현의 특색이 있다고 하겠다.

-임형택, 이조시대 서사시1, 창비, 2020, 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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