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왕구자를 이겨 먹으려 한 허연
許掾年少時, 人以比王苟子, 許大不平.
時諸人士及於法師, 並在會稽西寺講, 王亦在焉. 許意甚忿, 便往西寺與王論理, 共決優劣. 苦相折挫, 王遂大屈. 許復執王理, 王執許理, 更相覆疏, 王復屈.
許謂支法師曰: “弟子向語何似?” 支從容曰: “君語, 佳則佳矣, 何至相苦邪! 豈是求理中之談哉!”
해석
許掾年少時, 人以比王苟子, 許大不平.
허연이 어렸을 적에 사람들이 왕구자【왕구자(王苟子, 334~357): 이름은 왕수(王修)로 자(字)는 경인(敬仁)이며 소자(小字) 구자(苟子)로 낭야(琅琊) 임기(臨沂, 今山東省臨沂市)사람이다. 왕몽(王濛)의 아들로 예서(隸書)와 행서(行書)에 장점이 있는 서예가이다. 왕희지(王羲之)ㆍ허순(許詢)과 교유하길 좋아했다.】에 비교하자 허연은 매우 좋아하질 않았다.
時諸人士及於法師, 並在會稽西寺講, 王亦在焉.
이때 여러 사람들이 임법사(林法師)【지형산(支硎山)에 은둔하여 수도했으며 세상에서는 지공(支公), 또는 임공(林公)이라 하였다. 뒤에 여항산(餘杭山)에 거했는데, 혹자가 말을 보내 주자. 지둔은 “신준(神駿)한 것을 사랑한다.”하며 길렀고, 학(鶴)을 보내주자 “하늘에 나는 물건이니 어찌 애완 동물로 삼겠는가.” 하며 놓아주었다. 시에 능해 지둔집(支遁集)이라는 시집을 남겼다. 「양고승전(梁高僧傳)」 4】와 함께 회계(會稽)의 서쪽 사찰에서 강론하는데 왕구자 또한 그곳에 있었다.
許意甚忿, 便往西寺與王論理, 共決優劣.
허연의 내심 매우 불쾌해하며 곧장 서쪽 사찰로 가서 왕구자와 이치를 논하여 함께 우열을 결정하려 했다.
苦相折挫, 王遂大屈.
못내 서로 꺾으려 했고 왕구자가 마침내 크게 굴복했다.
許復執王理, 王執許理, 更相覆疏, 王復屈.
허연이 다시 왕구자의 이치를 낚아채고 왕구자가 허연의 낚아채며 다시 서로 엎치락뒤치락 통하다가 왕구자가 다시 굴복했다.
許謂支法師曰: “弟子向語何似?”
허연이 지법사에게 “저희들의 대화가 어떠한 것 같습니까?”라고 말했다.
支從容曰: “君語, 佳則佳矣, 何至相苦邪! 豈是求理中之談哉!”
지법사는 조용히 “그대의 말이 좋긴 좋은데 어째서 서로 괴로움에 이르게 하는 것인가? 아마도 이것은 이치에 적중하길[理中] 구하는 담론이겠지요.”라고 말했다.
인용
신어 - 서일 / 품조 / 상예 / 문학 38, 40, 85
箕城 呈李東皐觀察(허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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