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가슴속의 감정들은 자연히 시에 담긴다
栗谷先生, 嘗就洪荷衣迪家, 金孝元ㆍ許, 兄弟方在座. 荷衣示近作一絶, ‘苔深窮巷客來稀, 鳥啼聲中午枕推. 茶罷小窓無箇事, 落花高下不齊飛.’
栗谷, 賞之, 仍笑曰: “詩辭盡好. 而落句意頗不平, 何也?”
荷衣驚問, “何以知之?”
先生笑曰: “有參差不正齊之意. 若使胸中坦平, 必無此等語.”
荷衣笑謝曰: “年少輩果有劾公之意, 構成一文字, 未了之際, 偶有此吟. 不謂公之明鑑至此也.”
해석
栗谷先生, 嘗就洪荷衣迪家,
율곡선생이 일찍이 하의 홍적의 집에 가니
金孝元ㆍ許, 兄弟方在座.
김효원과 김효허 형제가 곧 자리에 있었다.
荷衣示近作一絶, ‘苔深窮巷客來稀, 鳥啼聲中午枕推. 茶罷小窓無箇事, 落花高下不齊飛.’
하의가 근래에 지은 한 절구를 보여줬으니 다음과 같다.
苔深窮巷客來稀 | 이끼 짙은 궁벽한 거리엔 손님도 드문데 |
鳥啼聲中午枕推 | 새 울음소리로 낮잠이 깼네. |
茶罷小窓無箇事 | 차 마신 작은 창가엔 개인적인 일도 없는데 |
落花高下不齊飛 | 낙화가 높고 낮고 가지런하게 날지 않는구려. |
栗谷, 賞之, 仍笑曰: “詩辭盡好.
율곡이 감상하고서 웃으며 말했다. “시의 말이 극진히 좋습니다.
而落句意頗不平, 何也?”
그런데 낙(落) 자가 들어간 결구(結句)의 뜻이 매우 불평스러운 건 무엇 때문입니까?”
荷衣驚問, “何以知之?”
하의가 놀라며 “어찌 그걸 알았습니까?”라고 물었다.
先生笑曰: “有參差不正齊之意.
선생이 웃으며 말했다. “들쭉날쭉 바르고 가지런하지 않은 뜻이 있습니다.
若使胸中坦平, 必無此等語.”
만약 가슴 속이 평탄했다면 반드시 이런 말은 없었을 것입니다.”
荷衣笑謝曰: “年少輩果有劾公之意,
하의가 웃으며 사죄했다. “어린 무리가 과연 공을 탄핵하려는 뜻이 있어
構成一文字, 未了之際, 偶有此吟.
한 문자를 구성하다가 마무리 짓지 못하자 우연히 이 읊조림이 있었습니다.
不謂公之明鑑至此也.”
공의 뛰어난 식견【明鑑: 1.맑은 거울이라는 뜻으로, 사물의 모습을 분명히 비추어 주는 좋은 본보기를 이르는 말. 2.뛰어난 식견】이 여기에 이를 줄은 몰랐습니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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