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정지상과 김부식의 악연
侍中金富軾, 學士鄭知常, 文章齊名一時, 兩人爭軋不相能.
世傳知常有, ‘琳宮梵語罷, 天色淨琉璃’之句, 富軾喜而索之, 欲作己詩, 終不許.
後知常爲富軾所誅, 作陰鬼. 富軾一日詠春詩, 曰: ‘柳色千絲綠, 桃花萬點紅.’ 忽於空中鄭鬼批富軾頰曰: “千絲萬點, 有孰數之也? 何不曰 ‘柳色絲絲綠 桃花點點紅.’” 富軾頗惡之.
後往一寺, 偶登厠, 鄭鬼從後握陰卵, 問曰: “不飮酒何面紅?” 富軾徐曰: “隔岸丹楓照面紅.” 鄭鬼緊握陰卵曰: “何物皮卵子?” 富軾曰: “汝父卵, 鐵乎?” 色不變. 鄭鬼握卵尤力, 富軾竟死於厠中.
해석
시중 김부식과 학사 정지상은 문장으로 한 때에 이름을 나란히 했지만
兩人爭軋不相能.
두 사람은 종알거리며 서로 화목하질 못했다.
世傳知常有, ‘琳宮梵語罷, 天色淨琉璃’之句,
세상에 전해진 정지상이 지은 시 중에 아래 구절을
琳宮梵語罷 天色淨琉璃 | 절에서 불법을 설파하는 소리 그치고, 하늘빛 맑기가 유리 같네. |
富軾喜而索之, 欲作己詩,
김부식이 좋아하여 그것을 구해 자기의 시로 만들려 했지만,
終不許.
끝내 정지상은 허락하질 않았다.
後知常爲富軾所誅, 作陰鬼.
훗날 정지상은 김부식에게 죽임을 당했고 음귀가 되었다.
富軾一日詠春詩, 曰: ‘柳色千絲綠, 桃花萬點紅.’
김부식이 하루는 봄에 관한 시를 읊으며 다음과 같이 읊으니,
柳色千絲綠 桃花萬點紅 | 버드나무색은 천 가지 푸르고, 복숭아꽃 만 점 붉다. |
忽於空中鄭鬼批富軾頰曰:
홀연히 공중에서 정지상 귀신이 나타나 김부식의 뺨을 후려갈기며 말했다.
“千絲萬點, 有孰數之也?
“천 가지, 만점이라니 누가 그것을 세어보았나?
何不曰 ‘柳色絲絲綠 桃花點點紅.’”
어째서 다음과 같이 짓지 않았나?”
柳色絲絲綠 桃花點點紅 | 버드나무색은 가지가지 푸르고, 복숭아꽃은 점점이 붉네. |
富軾頗惡之.
이 때문에 김부식은 매우 그를 미워하게 됐다.
後往一寺, 偶登厠, 鄭鬼從後握陰卵, 問曰:
훗날 김부식이 한 사찰에 머물 때에 우연히 측간에 들어갔는데, 정지상 귀신이 뒤따라 들어와 불알을 잡으며 물었다.
“不飮酒何面紅?”
“술을 마시지 않았는데, 어째서 얼굴이 붉나?”
富軾徐曰: “隔岸丹楓照面紅.”
김부식은 천천히 “벽 너머의 붉은 단풍이 얼굴에 비쳐서 붉지.”라고 대답했다.
鄭鬼緊握陰卵曰: “何物皮卵子?”
정지상 귀신이 불알을 꽉 잡으며 “이 물건의 가죽은 어떤 것으로 되어 있나?”라고 말하니,
富軾曰: “汝父卵, 鐵乎?” 色不變.
김부식은 “니네 아빠의 불알은 철로 되어 있냐?”라면서 얼굴빛도 변하지 않았다.
鄭鬼握卵尤力, 富軾竟死於厠中.
정지상 귀신이 불알을 쥔 손에 더욱 힘을 주니, 김부식은 마침내 측간에서 죽고 말았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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