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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2009년 국토종단 - 76. 과한 음주가 이리도 여행을 힘들게 하다[여주 시내⇒여주 대신면](09.05.11.월) 본문

연재/여행 속에 답이 있다

2009년 국토종단 - 76. 과한 음주가 이리도 여행을 힘들게 하다[여주 시내⇒여주 대신면](09.05.11.월)

건방진방랑자 2021. 2. 7.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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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한 음주가 이리도 여행을 힘들게 하다

 

 

아침에 일어나니 밖엔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다. 아침에 듣는 빗소리가 정겹다. 비가 내릴 때면 사람이 감정적이 되곤 한다. 마음 한구석이 아리는 것 같기도 하고 허한 것 같기도 하다. 왜 이러는지 내 마음인데도 모르겠다.

빗소리 속에 스쳐 가는 잔상들, 그 속을 헤매는 나. 난 어딜 향해 가고 있는 걸까? 어제 과음한 탓인지 몸은 천근만근 무겁다. 과연 이런 몸 상태로 떠나야 하나? 고민이 된다. 술도 깨지 않아 갈지자를 그리며 걷게 될 거고, 비몽사몽(非夢似夢)이어서 걷는 기분도 제대로 못 느끼며 걷게 될 것이다.

그래서 몸도 좀 풀고 기분 전환도 좀 할 겸 찜질하러 갔다. 여차하면 이곳에서 하루 더 묵을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 술을 몽땅 마셔 내 몸이 맘 같지가 않다.

 

 

정신과 육체는 함께 간다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니 몸이 나른해지면서 혼란스런 마음도 가벼워진다. 마음(영혼)만을 중시하는 사람들은 몸의 욕망을 경시하게 마련이다. 그래서 금욕주의자가 되는 것인데, 그런 몸경시가 허무맹랑하다는 걸 이 경험을 통해 알 수 있었다.

몸과 맘은 함께 가는 거다. 몸 없는 맘은 있을 수도 없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욕탕에 들어가기 전까지 머릿속은 뒤엉켜 있었는데 몸이 풀어지니 머릿속까지 맑아졌다. 고로 몸과 맘은 하나다. 어느 것이든 경시할 수 없는 것이다. 욕탕이 나에게 준 가르침이다.

몸이 개운해지니 맘도 느긋해지면서 잠이 오기 시작한다. 750분부터 1250분까지 잤다. 피곤하니 그런 불편한 자리에서도 잠이 잘 오더라. 오전 시간이라 사람이 아무도 없을 줄 알았는데, 간간이 잠을 자러 들어오는 사람들이 있었다. 과연 저 분들은 뭐 하시는 분들이기에 아침부터 찜질방에서 주무시는 것일까?

 

 

 

쉴까? 갈까? 결국 조금이라도 걷기로 하다

 

자고 일어나선 여행기도 정리하고 이것저것 손에 잡히는 대로 무언가를 해봤지만 도무지 시간을 때울 만한 일이 없더라. 그런 식으로 시간을 죽이느니 몸이 고되더라도 조금이라도 걸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빈둥거리며 하루를 보낸다고 해도 피곤이 제대로 풀리지도 않을뿐더러 특별히 할 일도 없었기 때문이다.

비가 오는 듯 마는 듯 오락가락하는 날씨였지만 난 만약을 대비해서 우의를 입고 찜질방을 나섰다. 오늘은 조금이라도 좋으니 천천히 걷다가 잘만한 곳이 나오면 들어가 쉬어야겠다.

막상 나오니 비는 거의 그쳤다. 아침도 굶었던 터라, 점심은 해장도 할 겸 뼈다귀해장국을 택했다. 아무도 없는 곳에 나 혼자 들어간다. 뭐 이젠 이런 게 아주 자연스럽다. 은근히 나만 관심받는 것 같아 좋기도 하다. 해장국을 시켜놓고 밖을 보니, 햇살이 간혹 보이기도 할 정도였다. 그래서 우의를 벗어 배낭 안에 넣고 배낭의 방수커버도 벗겼다.

해장국은 영 별로였다. 자극적이기만 할 뿐 맛은 그다지 없었다. 고기도 질긴 편이고 고기 누린내도 나서 다 먹지 못했다. 세상에 내가 해장국을 남길 줄이야? 그래도 밥은 먹어야 해장이 빨리 될 것 같아 억지로 2/3정도를 먹었다.

 

 

▲ 후루룩 한 그릇으로 해장을 하고 본격적으로 길을 떠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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