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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2009년 국토종단 - 115. 에필로그① 두 가지 불안(10.03.01.월) 본문

연재/여행 속에 답이 있다

2009년 국토종단 - 115. 에필로그① 두 가지 불안(10.03.01.월)

건방진방랑자 2021. 2. 12.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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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두 가지 불안

 

 

한 평생이란 시각으로 인생을 보면 지금의 이런 여행도 좋은 추억이고 계기겠죠라고 원통에서 진부령을 넘어 간성으로 가기 위해 차를 얻어 탔을 때, 운전하던 분이 해주셨던 말이다.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라

 

임용고시를 코앞에 두고 여행을 떠난다고 했을 때 대다수의 사람들은 공부하기도 벅찬 시기에 딴짓만 한다고 걱정했었다. 시간은 자꾸 흘러가는데, 이런 식으로 여유를 부리다 보면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할 거라는 우려였던 것이다. 나 또한 누군가 인생의 쉼표를 찍고 싶다고 할 땐 이 일을 잠시 멈추는 것에 대해 일장연설을 하고 우려를 표현할 것이기 때문에 그 마음들이 충분히 이해가 된다. 그리고 그런 말을 통해 제풀에 지치지 말고 하던 일에 지겨워하지 말고 어떤 식으로든 좋은 결론을 내길 바라는 마음을 전달하는 것이니 말이다.

하지만 바로 그러한 우려는 겉으로 볼 땐 짐짓 정당성이란 외피로 가려져 있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지금 이 순간미래의 기획속에 집어넣으려 하는 조급함에 다름 아니다. 국토종단을 떠날 생각을 한 나라고 해서 왜 그런 걱정이 없었겠으며 왜 다른 생각이 없었겠는가. 솔직히 여행을 떠나는 그 순간까지도 후회하지 않을 선택을 한 게 맞나?’하는 의구심을 품었었다. 미래에 대한 확신 같은 게 없으니, 쉽게 흔들려 불안에 떨었던 거다. 하지만 아저씨의 그 얘길 듣는 순간 그 모든 걱정과 불안이 눈 녹듯 사라졌다. 한편으론 부끄럽다는 생각마저 들더라. 여전히 떨쳐내지 못한 미래에 대한 불안, 그로 인해 여행 가운데서도 맘껏 즐기지 못하는 현실을 그대로 직면하게 만들어줬으니 말이다.

인생은 길게 살면 100년이고 짧게 살아도 70년이다. 그렇다면 난 겨우 1/3 정도를 산 것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무언가를 이루어야 한다는 조급함에 눌려 정작 원하던 일을 하지 못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얼마나 어리석은 짓일까. 교사가 되는 시기가 1~2년 늦어진다 하더라도, 설혹 이 여행을 통해 완전히 다른 길로 들어선다 하더라도 그게 내가 원했고 하고 싶었던 일이라면 아무런 상관이 없다.

애초에 길이 정해져 있지 않았듯이 삶의 여행길에 마주친 수많은 변곡점을 거치면서 내 길도 내가 만들어가는 것일 뿐이다. 고로 지금의 여행은 아저씨 말마따나 좋은 추억이고 계기인 것이다.

 

▲ 임용시험을 위해 맹목적으로 달려온 20대의 삶.

 

 

생각하지 말고 맹목적으로 살라

 

주위의 친구들을 보면 다들 조급해하고 무언가를 빨리 이루려고만 한다. 그래서 임용공부전투적으로 한다. 쉬는 시간이나 밥 먹는 시간, 심지어 집에 오가는 시간조차 아까워서 발을 동동거린다. 꼭 그런 조급함과 긴장감이 있어야만 임용에 합격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만 같다.

하지만 어디 이들뿐인가? 대학에 막 들어온 신입생조차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생각해보긴커녕 그저 주어진 커리큘럼에 따라 성적을 높이고, 정해진 코스에 따라 임용 공부를 한다. 자기의 길을 만들어가는 일인데도 자신의 생각을 반영할 틈도 여유도 없는 것이다. 그저 누군가 만들어 놓은 길을 맹목적으로 따라가고 무언가를 쫓기에 분주하다. ‘미래의 기획속에 지금이 순간이 저당 잡히다 보니 지금 이 순간을 사는 즐거움을 잃어버리고 만 것이다. 그래서 왜 교사가 되려 하고, 왜 대학에 들어왔는지 물을 필요조차 없다. “남들이 다 부러워하는 안정적인 직장이니까요.” “교사가 되려고 대학에 들어왔죠.”라는 뻔한 대답만이 앵무새처럼 반복할 뿐이다. 어떤 일을 어떻게 하고 싶다는 구체적인 이야기는 없이, 그저 목적론적인 이야기만 흘러 넘친다.

 

 

▲ 한 평생이란 시각으로 인생을 보면~

 

 

인용

목차

사진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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