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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2009년 국토종단 - 114. 국토종단이 끝나던 순간에 들은 노무현 전대통령 서거 소식 본문

연재/여행 속에 답이 있다

2009년 국토종단 - 114. 국토종단이 끝나던 순간에 들은 노무현 전대통령 서거 소식

건방진방랑자 2021. 2. 11.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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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종단이 끝나던 순간에 들은 노무현 전대통령 서거 소식

 

 

차를 타고 통일 전망대로 가는 길엔 비가 내리고 있었다. 차를 타고 가니 편하긴 했지만 걸어서 갈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 마지막 종착지에 잘 도착했다. 신나던 순간.

 

 

 

통일전망대에서 남과 북이 하나임을 느끼다

 

꽤 긴 시간을 달려 통일전망대에 도착했다. 언젠가 수학여행으로 와본 적이 있는 것 같긴 한데 낯선 이 기분은 뭘까? 군생활을 월정리 전망대에서 했던 터라 그런 분위기일 줄 알았는데 여긴 경계 근무를 서는 군인은 보이지 않고 일반인들만 있더라. 여기저기 상점들이 즐비한 곳이었다. 비가 내리는 날씨여서 멀리까지 선명하게 보이진 않더라. 그런 대로 분위기는 좋았다.

그래도 금강산 관광버스가 이곳을 거쳐 가는 곳이라 그런지 도로도 잘 뚫려 있고 마치 지금이라도 차를 타고 그대로 북쪽으로 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더라. 그만큼 여기에서만큼은 남과 북이 분단되어 있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언젠가 통일이 된다면, 그도 아닌 자유왕래를 할 수 있는 날이 온다면 이곳을 따라 북한에도 국토종단을 하여 나진시까지 걸어갈 수 있는 날도 오겠지.

 

 

▲ 여기서 보면 남과 북은 연결되어 있다. 예전엔 금강산 관강이 진행되었기에 이곳 도로로 차량들이 수없이 오고 가고 했을 거다.

 

 

 

국토종단이 끝나는 날 & 노무현 대통령 서거일

 

이로써 나의 여행은 끝났다. 29년을 살아온 나에게 주는 선물이었다.

함께 통일전망대에 오셨던 분들은 양양까지 가신다고 하셔서 난 속초까지 편하게 그 차를 타고 올 수 있었다. 어찌나 행복하던지. 그래서 여기저기 문자를 보내 국토종단이 잘 끝났음을 알렸다.

한껏 들떠 있던 그때, 믿기지 않은 소식이 들려왔다. 나와 같이 타고 온 할아버지가 통화를 하고 계셨는데 노무현 전 대통령이 돌아가셨네 어쨌네하는 소리를 하시는 거다. 그 얘길 처음 들었을 때만 해도 루머겠거니 했다. 하지만 곧 내 핸드폰에도 종단을 축하하는 메시지와 서거 소식을 전하는 메시지가 함께 왔다. 그제야 그게 진실임을 알 수 있었다.

이런 걸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라고 한다. 현 정권이 국민들로부터 온갖 비판을 받고 있을 때 박연차 로비 사건의 전말이 드러났다. 수사망은 현 정권의 인사들을 피하며 전 정권의 인사들을 맹조준했다. 그 정점엔 노무현 대통령이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직접 전 대통령을 타겟으로 하기엔 정권의 부담이 크다고 생각했는지 방향을 약간 비틀어 권양숙 여사로 집중되도록 한 것이다. 탈탈 털면 먼지 안 나는 옷이 없듯 쥐 잡듯 뒤지던 검찰의 수사력 덕(?)에 많은 것들이 드러났다. 궁지로 몰아넣고 있었던 것이다.

여행 중에는 신문을 일절 보지 않았기 때문에 자세한 내막은 모른다. 단지 연기군 양화리에 있는 교회에서 머물 때 노무현 전대통령이 봉하에서 서울까지 검찰 조사를 받으러 상경하는 초유의 장면을 보았을 뿐이었다. 그 수사로 인해 모든 오해가 말끔하게 풀리길 기대하며 여기까지 걸어온 것이었는데, 궁지에 몰린 그가 선택한 것은 바로 이것이었다. 한 많던 세상을 등지는 것이고 죽음으로 정치권력의 추악함을 온몸으로 보여준 것이다.

그 소식을 듣자 국토종단을 잘 마쳐 뿌듯했던 마음은 금세 침울해질 수밖에 없었다. 우린 21세기 한국의 비극을 똑똑히 지켜본 목격자가 된 것이다. 나의 국토종단이 끝나던 날 믿고 싶지도 인정하고 싶지도 않은 일이 일어났다. ~ 이래서 삶은 알다가도 모를 일인가 보다. 부디 좋은 곳에서 이곳에서 누리지 못한 행복을 누리시길.

 

 

▲ 그를 보내면 많은 사람들이 침울한 생각을 했을 것이다. 나 또한 가장 의미 있는 날에 비보를 들으니, 만감이 교차했다.

 

 

 

지출내역

 

내용

금액

전망대

3.000

속초-서울 버스비

20.000

회식

11.000

충전

5.000

스터디 벌금

30.000

총합

69.000

 

 

인용

목차

사진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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