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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2011년 사람여행 - 107. 거절을 못하는 사람 본문

연재/여행 속에 답이 있다

2011년 사람여행 - 107. 거절을 못하는 사람

건방진방랑자 2021. 2. 18.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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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절을 못하는 사람

 

 

잠자리를 구할 때 대부분의 경우는 바로 승낙을 해줬다. 하지만 거절을 당할 땐 내상을 입어 좌절하게 됐다. 부탁하는 입장에선 아무래도 거절당한다는 게 힘들게 걸어와 쉬고 싶은 마음을 꺾는 것이기에 쉬이 받아들여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은 내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 외에 부탁을 들은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기로 하겠다. 부탁을 들은 입장에선 당연히 승낙을 할 것인가, 거절을 할 것인가의 두 가지 선택지로 나뉜다. 하지만 좀 더 깊게 들어가 보면 거절을 하고 싶은데 승낙을 하는 경우도 당연히 있을 것이다. 마음과 행동이 다르게 나온 경우일 텐데, 왜 이런 경우가 생기는 걸까? ‘거절의 심리학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거절하는 것을 죽는 것만큼이나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다는 뜻이다. 나 또한 쉽게 거절하지 못하는 사람이기에 이런 심리상태를 조금은 알 것 같다.

 

 

 

착한 사람 콤플렉스와 자기애의 부정적 표출

 

거절하지 못하는 이유는 착한 사람 콤플렉스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고, 동물에 비해 더욱 연약한 상태로 어린 시절을 보낸다. 어린아이가 받아들이는 사회는 부모님의 기대를 충족시켜주지 못하면 생존하지 못한다는 인식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래서 부모, 특히 엄마의 바람대로 살아가려 애쓰는 것이다.

동물의 경우 태어나자마자 몇 시간 만에 중력을 거스르며 네 발을 디디고 일어서고, 1년 정도면 제법 독립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되는 데 반해, 인간은 직립보행을 할 수 있게 되는 데만도 1년이 넘게 걸리며, 자기 몫을 할 수 있게 되기까진 10년 이상이 더 필요하다. 동물세계에 비해 인간 세계가 복잡다단하기 때문에 그런 것일 수도 있으나, 인간 발달이 동물들의 발달보다 늦는 건 기정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자신에게 먹을 것을 제공하는 사람의 기대치를 신경 쓰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런 식으로 신경 쓰는 것이 착한 사람 콤플렉스가 된다.

하지만 문제는 착한 사람 콤플렉스는 살기 위해 선택한 생존전략일 뿐인데, 그게 어느 순간에 자신의 생활방식으로 정착되고 자신은 원래 착한 사람이라고 착각하게 된다는 데에 있다. 그런 상황이니 자신의 생사여탈을 주관하는 부모에게뿐만 아니라 주위의 사람들에게 착한 사람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알아서 자신의 희생을 감수하는 일까지 생기는 것이다.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에서 항상 희생을 감수하고 자신은 이중삼중으로 힘든 데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애쓰는 사람을 우린 주위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런 사람은 누군가의 부탁을 거의 거절하지 못한다. ‘내가 조금만 감수하면 주위 사람들이 다 편안해라거나 나만 희생하면 우리 가족이 행복해라는 생각으로 자신의 욕망을 억누르고, 자신의 팔팔 끓는 감정을 짓누른다.

타인의 이목에만 철저히 자신을 맞추려는 그 이면엔 당연히 연약한 자기 자신이 있다. 그건 곧 돌려 말하면 자기애가 부족하다고 표현할 수 있다. 자기를 지극히 사랑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 의해 자신이 저평가되거나, 거절하여 그 사람이 자신에 대해 나쁜 인상을 가지게 되는 걸 극도로 꺼린다. 자기 자신에 대한 불만족을 타인의 긍정적 평가로 메꾸려는 심리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남에게 대우받고, 인정받으려면 어쩔 수 없이 남이 원하는 방식대로 살아야만 한다는 사실이다. 그래야만 겨우 사람들이 저 사람은 착한 사람이야’, ‘저 사람은 좋은 사람이야라고 평가하기 때문이다.

 

 

▲ 맘은 그렇지 않은데 짐짓 좋은 사람인 척 할 때가 얼마나 많다. 그러다 보니 거절도 하기가 쉽지 않다. .

 

 

 

나의 부탁을 거절한 분들을 다시 생각해보게 되다

 

말이 자꾸 여러 갈래로 새는 느낌이 있기에 여기서 정리하기로 하겠다. 여행을 하며 거절을 당할 때 엄청 힘들었지만, 지금 가만히 앉아 생각해보면 그런 식으로 누군가가 심히 힘든 얼굴로 부탁을 하는데 거절을 할 수 있었다는 것도 어찌 보면 용기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자신의 마음에 뭔가 께름칙한 것이 있어서 거절하고 싶은데도 승낙하는 것보다, 차라리 좀 야속하더라도 거절하는 게 오히려 서로에게 오해를 낳지 않기에 낫다고 생각한다. 현장에선 그런 상황에 부딪혔을 때 당연히 힘들었고 원망도 됐던 게 사실이지만, 나의 상황을 조금 내려놓고 그분들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그렇다는 것이다.

아무튼 여행이 막바지에 이르게 되니 조금이라도 마음의 여유가 생기면서 내 입장만이 아닌, 다른 사람의 입장에 대해서도 조금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덤으로 여행하는 첫날이라 느끼는 감회는 지금까지와는 다르기만 하다.

 

 

▲ 서산 비인면에 둥지를 틀다.

 

 

 

지출내역

내용

금액

잡채밥

6.000

일일 총합

6.000

총 지출

225.400

 

 

인용

목차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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