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리 부탁에 대응하는 사람의 4가지 유형 탐구
국토종단과 사람여행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신세를 졌다. 사람들을 만나 잠자리를 구하다 보니, 대응하는 사람에 대한 몇 가지 유형으로 분류가 되더라. 지금부턴 그 유형을 살펴보기로 하자.
네 가지 유형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누자면, 당연히 잘 수 있도록 허락해주시는 분과 거부하시는 분으로 나눌 수 있다. 이런 분류는 여행을 해보지 않아도 할 수 있는 분류이기에 굳이 장황하게 썰을 풀 필요는 없다.
그렇기에 좀 더 세밀하게 분류할 필요가 있다. 각 유형에 대해 두 가지로 다시 분류가 가능하다. 허락해주시는 타입을 두 가지로 나누면, 허락해주긴 하나 자기가 해야 할 일만 하고 일절 관심 없는 분과 한 번 만나고 헤어질지라도 밀접하게 관계 맺고 이것저것 이야기 해주시는 분으로 나눌 수 있다. 거부하는 타입도 두 가지인데 최대한 내 입장을 배려해주며 상황이 여의치 않음을 이야기하시는 분과 아예 처음부터 금을 긋고 내 기분 따윈 아랑곳없이 거부하시는 분으로 나눌 수 있다.
허락하는 두 가지 타입
첫 번째 유형인 허락은 했으되 자신이 해야 할 일만 하고 아무 관심도 없는 사람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그런 사람을 대할 때면 자신이 맡은 일에만 충실하다는 생각이 든다. 거절하자니 양심의 가책도 있고 싫은 소리 하기도 힘들어 받아준 경우다. 하지만 딱 그만큼이다. 그렇기에 서로에게 그어진 벽을 넘어서는 안 된다. 이분들은 혹 친해지면 엄청난 피해라도 끼칠까봐 자신이 할 일(밥 챙겨주기, 잠자리 마련해주기)만 할 뿐, 다가오지도 못하게 하는 것 같다. 이런 분들을 만나면 나도 형식적으로 대할 수밖에 없다. 형식에 머무는 관계는 오히려 스쳐 지나간 것보다도 못할 수 있다는 게 내 생각이다. 국토종단 땐 가평 중색에서, 사람여행 땐 포항 신광에서 이런 경험을 했다.
두 번째 유형인 관심갖고 챙겨주며 친해지기를 꺼리지 않는 사람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원래 개방적인 마음을 지니셨을 것이다. 편견 같은 것 없이 자신을 개방하고 내 얘기도 성심성의껏 들어주며 자신의 생각도 기탄없이 이야기하신다. 사람에 대한 관심이 있으니, 이야기하는 시간이 알차고 즐겁다. 여행 다니며 사람을 얻는다는 건 이런 경우에 해당된다. 나름 친해졌으니 사택으로 초대해서 밥을 같이 먹고 사생활이 노출되는 것에도 개의치 않는다. 이런 인연을 맺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여행의 의미는 더욱 커진다. 여행 중에 이와 같은 사람을 많이 만났다면 그건 누가 뭐래도 최고의 여행이라 할 수 있으리라. 국토종단 땐 공주 경천리에서, 연기 남면에서, 진천 초평에서, 진천 이월에서, 양평 양평읍에서, 사람여행 땐 청도 매전에서, 영덕 창수에서, 단양 가곡에서, 괴산 괴산읍에서 이런 경험을 했다. 다시 한 번 정말 감사하고 찐하게 교감할 수 있어서 좋았고 언제든 진한 인연 나누고 싶은 분들이다.
거부하는 두 가지 타입
세 번째 유형인 거부는 하되 그 속에 진심 어린 마음을 전해주는 사람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내 상황을 이해해주면서 최대한 배려한다. 이런 경우엔 오히려 괜한 부탁을 한 내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진다. 사람여행 때 김해에서 이런 경험을 했다.
마지막 유형인 내 상황은 아랑곳없이 메뉴얼처럼 일거지하에 거부하는 사람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이런 경우는 최악이고 이런 상황을 겪은 후엔 여행에 대한 회의감이 들어 여행을 그만두고 싶기까지 한다. 국토종단 땐 청주에서, 사람여행 땐 제천 수산에서 이런 경험을 했다.
여행 중 잠자리를 구할 땐 최대한 정중히, 그럼에도 짧은 순간에 자신의 진심이 보이도록 상대방과 눈을 맞추고 이야기하는 게 중요하다. 어떤 결과가 나올진 아무도 모르니, 자신의 진심이 전달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네 가지 유형이 알려주는 사실
위의 유형별 분류 중 두 번째 유형이 가장 많았다. 어찌 보면 이게 알려주는 것은 아직 세상은 밝고, 낯선 사람에게 적대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얘기일 것이다. 여행을 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많은 빚을 졌다. 이제는 그 빚을 다른 사람에게 갚으며 살아야 한다는 말이다. 누구나 살아간다는 건 누군가의 도움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여행 또한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삶은 좀 더 나누고 도우며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니 해야만 한다.
대(大) 유형 |
중(中) 유형 |
일례 |
허락함 |
소통하지 않음 |
|
소통함 |
||
거부함 |
배려함 |
|
매몰참 |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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