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어 사전 - 관음증(Voyeurism)

관음증

Voyeurism

 

 

정신질환 가운데 가장 많은 종류가 성(性)에 관계된 것을 보면 프로이트(Sigmund Freud, 1856~1939)가 리비도를 중심으로 정신분석을 진행한 게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나마 사디즘(sadism, 성적 상대방을 학대하는 데서 쾌감을 얻는 것), 마조히즘(masochism, 성적 상대방에게 학대를 당하는 데서 쾌감을 얻는 것), 트랜스베스티즘(Transvestism, 이성의 옷을 입고 성적 만족을 얻는 것) 같은 증세보다는 경증인 게 관음증(觀淫症)이다.

 

관음증이란 다른 사람의 나체나 성행위를 보는 데서 성적 만족을 얻는 증세인데, 성적 욕구를 정상적인 방식으로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에 나타난다. 그런데 마음에 둔 상대방과 성관계를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그 상대방의 성행위를 몰래 지켜보는 것만으로 정신질환자라고 몰아칠 수는 없다. 관음증 환자는 상대방과의 성관계가 충분히 가능한 상황에서도 그냥 보기만 하는 데서 성적 만족을 추구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관음증은 대개 남성에게서 많이 나타나며, 만성적으로 증세가 나타나는데도 방치할 경우에는 더 나쁜 증세인 사디즘이나 마조히즘으로 진전될 수도 있다.

 

 

다른 정신질환과 마찬가지로 관음증에 관해서도 한 가지 오해가 있다. 그것은 심리학과 정신분석학의 차이에 관계된 오해다. 두 가지 학문은 얼핏 비슷해 보이지만 실은 인문학과 의학만큼이나 큰 차이가 있다. 프로이트의 시대만 해도 양자의 차이는 별로 없었으나 오늘날에는 그 둘을 분명히 구분한다.

 

심리학적 치료와 정신분석학적 치료는 크게 다르다. 공교롭게도 정신분석학을 창시한 프로이트는 정작 의사로서는 심리학적 치료에 주로 의존했다. 그는 자유연상(free association)을 통해 환자의 무의식 속에 있는 콤플렉스를 의식 선상에 드러냄으로써 환자를 치료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요즘에는 정신질환을 심리적인 측면보다는 화학적인 측면의 결함으로 간주한다. 질환이 발생하게 된 원인은 심인성(心因性)일지 몰라도 질환으로 나타났을 때는 신체적인 질환과 마찬가지라고 보는 것이다. 따라서 자유연상이나 최면술 같은 심리 치료보다는 약물을 이용한 화학적 치료를 주로 사용한다. 관음증을 치료할 때도 심리와 행동을 교정하는 치료법 이외에 화학적 치료법이 주로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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