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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어 사전 - 뫼비우스의 띠(Möbius Strip) 본문

어휘놀이터/개념어사전

개념어 사전 - 뫼비우스의 띠(Möbius Strip)

건방진방랑자 2021. 12. 17.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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뫼비우스의 띠

Möbius Strip

 

 

종이로 만든 기다란 띠가 있다. 연필을 떼지 않고 앞면과 뒷면을 따라 연속되는 선을 그을 수는 없을까? 불가능하다. 종이 띠의 앞면과 뒷면은 서로 분리되어 있는 2차원의 평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2차원을 3차원으로 만들면 가능하다. 종이의 한쪽 끝을 다른 쪽 끝과 풀로 붙이면 된다. 그래도 안 된다고? 그럼 그냥 붙이지 말고 한쪽 끝만 살짝 비틀어 뒤집어서 붙여보라. 신기하게도 연필은 종이 띠의 앞면과 뒷면에 계속 이어지는 선을 긋게 된다. 이렇게 만든 띠에는 앞면과 뒷면의 구별이 사라진다. 서로 다른 차원이 연결된다(사차원).

 

 

 

이 띠를 고안한 사람은 19세기 독일의 수학자인 뫼비우스(August Ferdinand Möbius, 1790~1868). 그가 이 띠를 만든 이유는 장난감으로 가지고 놀려는 게 아니라 유클리드 기하학(Euclidean geometry)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였다.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인 에우클레이데스(Eucleides, ?~?)가 정립한 유클리드 기하학은 간단히 정의하면 평면 기하학이라고 할 수 있다그의 저술에는 입체 기하학도 있으나 기본적으로 평면의 개념에서 연장된 입체의 개념이다. 기하학이 탄생한 이래 수천 년 동안 유클리드 기하학은 진리로 간주되었으나 19세기 후반에 이르러 유클리드 기하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기하학적 관념들이 등장했다. 이를 총칭해 비()유클리드 기하학이라고 부른다.

 

평범한 직선의 개념도 비유클리드 기하학에서는 의미가 달라진다. 예를 들어 곡면에 그은 직선은 직선일까 곡선일까? 축구공 위에 자를 대고 똑바로 직선을 그으면 그 자체로는 직선이지만 결과적으로는 곡선이 된다. 삼각형의 그 내각의 합은 180도지만 축구공의 안쪽 면에 삼각형을 그리면 내각의 합이 180도에 못 미친다. 또 바깥 면에 그리면 180도를 넘게 된다. 3차원의 입체에서는 2차원의 평면에서 통용되었던 원리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뫼비우스는 차원을 넘나드는 것을 시각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뫼비우스의 띠를 고안했다. 띠 자체는 2차원의 평면이지만 이것을 3차원화한 뫼비우스의 띠는 2차원과 3차원의 성질을 함께 지닌다. 1970년대의 암울한 노동 현장을 그려낸 조세희의 소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에서는 이 뫼비우스의 띠를 계급 간의 간격을 뛰어넘는 은유로 사용한 바 있다.

 

뫼비우스의 띠와 비슷한 의미를 가진 용어로 클라인의 병(Klein bottle)이라는 것도 있다. 독일의 수학자인 클라인(Felix Klein, 1849~1925)이 만든 병이다. 원통형의 관에서 한쪽 끝은 그대로 두고 다른 한쪽 끝은 표면을 까뒤집어 서로 붙이면, 안쪽과 바깥쪽의 구별이 없는 병이 생긴다. 이 병은 3차원의 물건이면서 3차원에 국한되지 않는 성질을 가지고 있으므로 3차원의 액체를 그 병에 부어넣을 수는 없다. 다만 이 병은 그림으로만 형상화될 수 있을 뿐 뫼비우스의 띠처럼 간단하게 만들 수는 없다.

 

 

 

 

 

 

인용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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