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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한시사, 서설(序說) - 3. 작품의 평가 문제④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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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한시사, 서설(序說) - 3. 작품의 평가 문제④

건방진방랑자 2021. 12. 19.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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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한집(補閑集)은 그 제명(題名)에 있어서도 파한집(破閑集)을 보()한 것이거니와 시기적으로도 소단(騷壇)의 한 시대를 통관(通觀)할 수 있는 고려중ㆍ말엽의 산물이다. 그래서 최자(崔滋)는 위로는 정지상(鄭知常)으로부터 당세(當世)의 명가(名家) 등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시작(詩作)에 품평(品評)을 가하고 있으며, 특히 이규보(李奎報)의 시에 대해서는 일월(日月)로도 그 칭예(稱譽)를 다하지 못할 것이라 격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때는 이미 이규보(李奎報)의 문집이 세상에 행()하고 있었으므로 그 시작(詩作)의 전정(全鼎)을 맛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도 하였지만 그는 보한집(補閑集)권중(卷中)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여 이규보(李奎報)를 철저한 개성주의자로 부각시키고 있다.

 

 

이규보(李奎報)는 젊어서부터 붓을 달리면 다 신의(新意)를 창출해내고 문사(文辭)를 토하는 것이 많아질수록 달리는 기운이 더욱 씩씩하여 비록 성률(聲律)의 구속을 받는 가운데서 세밀하게 조탁(雕琢)하고 공묘(工妙)하게 얽어 나가더라도 호기(豪氣)가 넘치고 기묘(奇妙)하게 우뚝하며…… 고조장편(古調長篇)을 하는 데 있어서 강운(强韻)과 험제(險題) 가운데서도 마음대로 분방하여 한꺼번에 100장을 써 내려가도 다 고인(古人)을 답습(踏襲)하지 아니하고 우뚝히 자연스럽게 만든다.

公自妙齡, 走筆皆創出新意, 吐辭漸多, 騁氣益壯, 雖入於聲律繩墨中,

細琢巧構猶豪肆奇峭, …… 盖以古調長篇, 强韻險題中, 縱意奔放, 一掃百紙, 皆不賤襲古人, 卓然天成也.-崔滋, 補閑集卷中

 

 

여기서 그는 특히 이규보(李奎報)의 기교적인 요소를 완강하게 후퇴시킴으로써 최자(崔滋) 자신의 반기교적인 시관(詩觀)을 간접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시문관(詩文觀)을 개진함에 있어서도 의()는 기()에 힘입는 것이고 기()는 천성(天性)에서 나온다고 하였다. 이는 개성주의적 표현론의 전형이며 이규보(李奎報)의 시관(詩觀)을 그대로 계승하고 전개한 것이다.

 

그는 사어(辭語)나 성률(聲律)과 같은 기교론에 대해서는 직접적으로 언급(言及)하지 않았지만, 다른 곳에서 그는 성병(聲病)을 배격(排擊)했다. “말은 다듬지 않았는데도 기상(氣象)이 호방(豪放)하고 의경(意境)이 넓은 시()는 성병(聲病)이 없기 때문이라한 것이 그것이다. 그래서 그는 풍격비평(風格批評)에 있어서도 사어(辭語)나 성률(聲律)보다는 기골(氣骨)과 의격(意格)을 앞세우고 있다. ‘신기절묘(新奇絶妙)’, ‘일월함축(逸越含蓄)’, ‘험괴준매(險怪俊邁)’, ‘호장부귀(豪壯富貴)’, ‘웅심고아(雄深古雅)’ 등 기골의격(氣骨意格)의 표현인 이것들을 모두 상품(上品)으로 치고 있는 것이 이를 증명해 준다.

 

이로써 보면, 최자(崔滋)이규보(李奎報)가 그토록 요란하게 주장한 것은, 우리나라 한시(漢詩)가 시()로서 성취할 수 있는 기본 방향을 제시해 준 것임에 틀림 없다. 성률(聲律)과 같은 형식적인 기교의 추구보다는 기호의활(氣豪意豁)한 내면세계의 사출(寫出)을 현실 문제로서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인용

목차

서사한시

한시미학

16~17세기 한시사

존당파ㆍ존송파의 평론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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