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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야산(題伽倻山)」은 다음과 같다.
狂奔疊石吼重巒 | 미친 물 바위를 치며 산봉우리 울리어 |
人語難分咫尺間 | 사람들 하는 말 지척에서도 분간하기 어렵네. |
常恐是非聲到耳 | 세상의 시비소리 귀에 들릴까 두려워 |
故敎流水盡籠山 | 일부러 흐르는 물로 온 산을 둘러 막았네. |
「제가야산(題伽倻山)」, 「가야산옥류동(伽倻山玉流洞)」으로 불리기도 하며 가야산 은거 이후에 썼을 것이라는 짐작 때문에 널리 알려진 작품이다. ‘광분첩석(狂奔疊石)’의 ‘분(奔)’은 『파한집(破閑集)』 권중 20번 이후 ‘분(噴)’으로 널리 알려져 이 시에서 소재가 되고 있는 물의 의미가 부각되어 왔다. ‘진롱산(盡籠山)’의 ‘롱(籠)’이 ‘롱(聾)’으로 된 시화서(詩話書)도 있지만 이는 잘못이다.
기구(起句)의 “광분첩석후중만(狂奔疊石吼重巒)”은 호흡의 불편을 느낄 정도로 억색(臆塞)한 곳이기도 하지만 이것이 장쾌미(壯快味)를 보태어 전체적인 분위기는 고고(孤高)와 장쾌(壯快)를 함께 읽게 한다. 「추야우중(秋夜雨中)」과 더불어 세상을 멀리 하려는 최치원(崔致遠) 자신의 독백을 거듭 확인케하는 작품이다.
승구(承句)의 ‘인어난분지척간(人語難分咫尺間)’은 바깥세상에서 들끓고 있는 시비성(是非聲)의 강도를 간접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세상의 소리가 너무 시끄럽기 때문에 물소리의 강도도 그 만큼 높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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