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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한시사, 한시 문학의 종장 - 2. 우국의 시인(이기) 본문

책/한시(漢詩)

한시사, 한시 문학의 종장 - 2. 우국의 시인(이기)

건방진방랑자 2021. 12. 21.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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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기(李沂, 1848 헌종14~1909 융희3, 伯曾, 海鶴)는 한말의 우국지사로 대한자강회(大韓自强會)를 조직하여 민중계몽과 항일운동에 진력하였으며 을사오적(乙巳五賊)을 처단하려다가 유배형을 받기도 하였다. 또한 유형원ㆍ정약용(丁若鏞) 등의 학통을 계승하여 당시의 전제ㆍ관제 등 개혁의 필요성과 방법에 대하여 의견을 개진하기도 하였다.

 

우국상시(憂國傷時)로 일관한 삶처럼 이기(李沂)의 시문(詩文) 또한 시국에 대한 비분강개와 국가에 대한 우국충정(憂國衷情)이 주조를 이루었다. 그의 우국시(憂國詩) 중에서 삼호사(三虎詞)독황성보(讀皇城報)가 특히 유명하다. 삼호사(三虎詞)는 세 마리의 호랑이가 싸우는 모습을 통하여 정부가 일본과의 싸움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피력하였으며, 독황성보(讀皇城報)는 황성신문(皇城新聞)에 실린 장지연(張志淵)시일야방성대곡(是日也放聲大哭)을 보고 당시의 정황 및 매국노의 행태를 준엄하게 꾸짖은 시()이다.

 

독황성보(讀皇城報)를 본다.

 

九年十月廿一日

구년 시월 스무 하루,

潄玉軒前黑似漆

옥헌(玉軒) 앞은 칠흙처럼 어두웠네.

客兵入衛刀槍鳴

일군(日軍)이 몰려와 둘러싸니 창과 칼 부딪는 소리 요란하고

文武百官皆股栗

문무백관은 모두 다리만 떨고 있네.

大使六十長虹來

일본대사 육십장홍(六十長虹)이 와서는

手把約文口呵叱

손에 조약문을 들고 입으로는 도장 찍으라 위협하네.

曉星明滅月慘澹

새벽별은 깜박이고 달빛까지 참담한데

此時措置非無術

이 때의 모든 조치들 음흉한 술책 아닌 것이 없네.

司外部者小才是

외부대신 박재순(朴齋純)은 원래 보잘 것 없는 재주였건만

平居讀字聲譽溢

글줄이나 읽었다고 명예가 높네.

盜名欺世何能久

이름을 도적질하고 세상을 속이는 일 어찌 오래 가리오?

本相露盡可題筆

본래 모습 모두 드러나 붓을 들어 미라고 썼네.

誰料五百年宗社

누가 생각이나 했으랴? 오백년 종묘사직이,

此奴手裏送交畢

이 종놈 손아귀에서 남에게 넘겨질 줄을.

權李區區何足責

권가놈과 이가놈이야 구구하게 어찌 책망하리오?

諸子不過是蟣蝨

본래 이나 서캐 같은 무리들이라네..

皇天未必容奸人

하늘은 반드시 간사한 놈 용납하지 않을 것인데

旣爲罪魁安得逸

이미 그렇게 큰 죄 짓고 어찌 편안하리오?

蓮池之水今猶在

연지(蓮池)의 물은 아직도 남아 있으니

莫待他年煩斧鑕

뒷날 도끼날을 번거롭게 할 필요가 있나.

可憐江石韓參政

가련하다 참정대신(參政大臣) 한규와(韓圭卨) 선생이

一聲痛哭天蕭瑟

한 번 통곡하는 소리에 하늘까지 슬퍼하네.

衆目瞿然都改觀

모든 사람들 놀라서 다시 보니

平地泰山高無匹

평지에 솟은 태산처럼 우뚝히 짝할 사람이 없네.

江戶夜深人不眠

깊은 밤 동경(東京) 거리 사람은 잠 못이루는데

四壁啁啾多蟋蟀

사방에서 귀뚜라미 소리 구슬피 들려오네.

 

이 시는 일본 침략의 부당성을 공표하기 위하여 미국으로 가려다가 뜻을 이루지 못하고 일본에 머무르던 중 을사조약이 체결되었다는 소식과 장지연(張志淵)시일야방성대곡(是日也放聲大哭)이라는 사설을 보고 쓴 작품이다. 일본의 협박으로 조약이 체결된 상황에서 대신들이 보여준 나약한 모습과 매국노들의 파렴치한 행위를 극렬하게 비판하고 있다. 동시에 이들과 한규설(韓圭卨)의 비분강개하는 충정을 대비시켜 조선인의 의기가 살아있음을 천명하고 있다.

 

그러나, 결구(結句)에서 시인은 인물이 없는 현실을 개탄하고 있을 뿐이다. 이 작품 역시 시대의 아픔을 직설적으로 노래한 것이다. 고유명사까지 직접 작품에 올리면서 망국의 통한을 읊조리고 있어 시작(詩作)으로서의 높낮이는 말하기 어렵다.

 

 

 

 

인용

목차 / 略史

우리 한시 / 서사한시

한시미학 / 고려ㆍ조선

眞詩 / 16~17세기 / 존당파ㆍ존송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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