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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치원 - 도중작(途中作) 본문

한시놀이터/삼국&고려

최치원 - 도중작(途中作)

건방진방랑자 2022. 7. 5.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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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가던 도중에 짓다

도중작(途中作)

 

최치원(崔致遠)

 

 

東飄西轉路歧塵 獨策羸驂幾苦辛

不是不知歸去好 只緣歸去又家貧 孤雲先生文集卷之一

 

 

 

 

해석

東飄西轉路歧塵
동표서전로기진
동쪽으로 번쩍 서쪽으로 번쩍 갈림길에서 먼지 날리며
獨策羸驂幾苦辛
독책리참기고신
홀로 야윈 참마 채찍질 했으니 얼마나 괴로웠던가?
不是不知歸去
불시부지귀거
고향으로 돌아감이 좋다는 걸 모르는 건 아니나
只緣歸去又家貧
지연귀거우가빈
다만 버리고 돌아가더라도 또한 집이 가난한 걸. 孤雲先生文集卷之一

 

 

해설

이 시도 빈공과(賓貢科) 합격 후 율수현위(漂水縣尉)를 지내던 18~23세 사이에 길을 가던 도중에 지은 것이다. 이국(異國)에서의 삶이 고단하기 때문에 그곳을 벗어나게 해준다는 점에서 고향은 소중하다 하겠지만, 돌아갈 고향은 고운(孤雲)에게 완전한 삶의 여건을 보장해 주지 못해, 더 이상 고향이 낭만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신라(新羅) 사회 내에서 육두품(六頭品) 계층이 처한 처지가 암시되어 있다. 집이 가난해서 돌아가기 싫다는 것이 아니라 성공하지 못한 상태에서 귀향의 욕망에 굴복하는 것은 곧 꿈의 좌절을 의미하므로, 애써 마음을 추스르고 가문은 일으킨다는 책무에 대한 의지를 반어적(反語的)으로 표현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원주용, 고려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09, 29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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