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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습명 - 증기(贈妓) 본문

한시놀이터/삼국&고려

정습명 - 증기(贈妓)

건방진방랑자 2021. 4. 2.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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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에게 주며

증기(贈妓)

 

정습명(鄭襲明)

 

 

百花叢裏淡丰容 忽被狂風减却紅

獺髓未能醫玉頰 五陵公子恨無窮 東文選卷之十九

 

 

 

 

 

 

해석

百花叢裏淡丰容

백화총리담봉용

뭇 꽃떨기 속의 담박하고도 아리따운 모습이

忽被狂風减却紅

홀피광풍감각홍

문득 미친 바람 맞아 도리어 붉은빛 옅어졌구나.

獺髓未能醫玉頰

달수미능의옥협

수달의 골수달수(獺髓): 수달의 뼈 속에 든 기름으로 생채기를 낫게 하는 데 쓰이는 명약(名藥)이라 한다. 습유기(拾遺記)삼국(三國) 때에 오() 나라 임금 손화(孫和)가 달빛 아래서 수정여의(水精如意)를 춤추다가 잘못하여 등부인(鄧夫人)의 얼굴에 상처를 내어 피가 흘렀는데, 태의(太醫)가 말하기를, “달수를 구하여 옥과 호박(琥珀) 가루를 섞어서 바르면 흉터가 생기지 않을 것입니다.” 하여 흰 수달의 골(白獺髓)을 구하여 치료하였다 한다.로도 옥 같은 뺨 고칠 수 없기에

五陵公子恨無窮

오릉공자한무궁

오릉 공자들오릉공자(五陵公子): 오릉은 한() 나라 다섯 황제(皇帝)의 무덤으로, 곧 장릉(長陵; 高帝)ㆍ안릉(安陵; 惠帝)ㆍ양릉(陽陵; 景帝)ㆍ무릉(茂陵; 武帝)ㆍ평릉(平陵; 昭帝)인데, 이 무덤이 모두 장안(長安)에 있고 유협(遊俠) 소년들이 여기에 모여 놀았으므로 이들을 오릉공자라 불렀다.의 원한이 끝없구나. 東文選卷之十九

 

 

해설

이 시는 어느 지방의 수령이 갈려 가면서 사랑하던 기생에게 내가 간 뒤에는 또 다른 남자의 사랑을 받을 것이다.”하고는 촛불로 얼굴을 지져서 흉하게 만들었으므로 작자(作者)가 그것을 두고 시를 이렇게 지어 늙은 기생에게 주었는데, 기생을 자신의 모습에 비유하고 있다.

 

삼한시귀감(三韓詩龜鑑)의 협주(夾註)남쪽 고을에 어떤 기생이 미모와 재주가 모두 뛰어나 한 고을에서 매우 사랑하였다. 수령이 체직(遞直)되어 장차 떠나려 할 때 고주망태가 되고서 갑자기 고을에서 몇 보를 떠난다면 반드시 다른 사람을 위해 기생질을 하겠지라고 말하고선 두 뺨을 태워 버리니 온전한 살이 없을 지경이었다[南州有妓, 色藝俱絶, 爲一官甚眷. 及罷將去, 大醉曰: ‘俄若去郡數步, 必爲人有用.’ 炬燒兩頰, 無完肌]”라고 되어 쓰여 있다.

 

예쁜 기생이 홀연 광풍을 만나 예쁜 얼굴에 상처를 입었다(수령에게 촛불로 지짐을 당한 것을 말함). 수달의 골로도 그 상처를 치료할 수 없으니, 기생을 예뻐할 호협한 사람인 오릉의 공자들이 한스러워한다.

 

인종(仁宗)의 고명(顧命)을 받은 정습명은 의종(毅宗)을 극진히 보필하려 하였으나, 오히려 의종(毅宗)이 싫어하자 결국 약을 마시고 자결하고 말았다. 한때는 인종의 지우(知遇)를 입었으나 직언(直言)이 용납되지 않아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한을 비유적으로 노래하고 있다.

 

이제현(李齊賢)역옹패설(櫟翁稗說)에는 홍간(洪侃)은 정습명(鄭襲明)의 이 시를 매우 좋아하였다. ……이 시가 아마도 오랫동안 음미할수록 여미(餘味)가 있기 때문이었으리라[洪摠郞侃最喜鄭承宣襲明, ‘百花叢裏淡丰容, 忽被狂風減却紅. 獵髓未能醫玉頰, 五陵公子恨無窮.’ 豈以其含咀之久而有餘味乎].”라 언급하고 있다.

원주용, 고려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09, 57~58

 

 

인용

파한집

역옹패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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