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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아낙의 탄식
전부탄 이수(田婦歎 二首)
이달충(李達衷)
霖雨連旬久未炊 門前小麥正離離
待晴欲刈晴還雨 謀飽爲傭飽易飢
夫死紅軍子戍邊 一身生理正蕭然
插竿冠笠雀登頂 拾穗擔筐蛾撲肩 『霽亭先生文集』 卷之一
今田家爲偶人立田中, 以懼鳥雀. 鳥雀知其非眞不去, 登其頂.
해석
霖雨連旬久未炊 림우연순구미취 |
장마가 열흘동안 이어져 오래도록 밥불 못 땠는데 |
門前小麥正離離 문전소맥정리리 |
문 앞의 작은 보리는 정히 쭉쭉 솟아 있네[離離]. |
待晴欲刈晴還雨 대청욕예청환우 |
개길 기다려 베려 했는데 개었다가 다시 비오니 |
謀飽爲傭飽易飢 모포위용포이기 |
배 부르길 도모하려 해도 게을러 배부름이 쉬이 배고파져. |
夫死紅軍子戍邊 부사홍군자수변 |
남편은 홍건적에 죽고 아들은 변방에 수자리 가 |
一身生理正蕭然 일신생리정소연 |
한 몸의 삶이 정히 쓸쓸하네. |
插竿冠笠雀登頂 삽간관립작등정 |
장대 꽃아 삿갓 씌운 허수아비에 참새가 머리에 오르고 |
拾穗擔筐蛾撲肩 습수담광아박견 |
이삭 모아 광주리를 메자 나방이 어깨를 치며 나네. 『霽亭先生文集』 卷之一 |
今田家爲偶人立田中, 以懼鳥雀. 鳥雀知其非眞不去, 登其頂.
지금 시골은 허수아비[偶人]를 밭 가운데 세워두는데 참새가 걱정되기 때문이다. 참새는 진짜 사람이 아닌 줄 알고 날라가지 않고 머리에 오른다.
해설
어려운 생활상을 사실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자주 거론되는 유명한 작품이다.
김종직(金宗直)은 『청구풍아(靑丘風雅)』에 이 작품을 수록하면서 그 말미에 “이 두 편의 시는 농부 아낙네의 외로움과 배고프고 파리한 형상을 곡직하게 표현하였으니, 미나리와 햇빛을 바쳤던 일을 대신할 만하다[此二詩, 曲盡田婦孤寡飢瘁之狀, 可代芹曝之獻].”라는 평을 붙였다. 여기서 근폭지헌(芹曝之獻)이란 『열자(列子)』 「양주(楊朱)」에서 나온 말로, 미나리나 햇빛 따위의 보잘것없는 물건이나마 아주 정성껏 임금에게 바친다는 뜻이니, 바로 이 시가 현실의 질곡(桎梏) 속에서 괴로운 삶을 모질게 이어 나가고 있는 농민들의 처참한 일상을 성실하게 잘 반영하고 있다는 칭찬이다.
그런데 이달충(李達衷)의 문집에 이러한 현실주의적인 색채를 지닌 작품은 두 수 정도로 미비한 편이다.
원주용, 『고려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09년, 288~289쪽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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