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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의 역사를 읽고서
독한사(讀漢史)
이색(李穡)
吾道多迷晦 儒冠摠冶容
오도다미회 유관총야용
子雲殊寂寞 伯始自中庸
자운수적막 백시자중용
육적종안용 삼동경부종
悠悠千載下 重憶孔明龍
유유천재하 중억공명룡 『牧隱詩藁』 卷之七
해석
吾道多迷晦 儒冠摠冶容 | 우리의 도는 많이들 헛갈리고 어두워 유학자들이 모두들 용모만을 가꾸네. |
子雲殊寂寞 伯始自中庸 | 자운은 자못 적막하게 행동했고【한(漢)나라 양자운(揚子雲 양웅(揚雄))이 태현경(太玄經)을 저술하며 숨어 살면서, “적막(寂寞)으로 덕을 지킨다.”고 자칭하더니, 뒤에 역적(逆賊) 왕망(王莽)에게 벼슬하다가 죄에 걸려 체포를 당하게 되자 높은 누각에서 몸을 던져 떨어졌다. 사람들이, “적막(寂寞)은 투각(投閣)이로다.” 하였다.】 백시는 스스로 중용했다 했지【한나라 호광(胡廣)의 자(字)가 백시(伯始)인데, 경학(經學)에 익숙하고 나라의 원로(元老)로서 삼공(三公)의 지위에 있으면서 모든 정무(政務)를 잘 처리하였으므로 당시의 사람들이, “모든 일이 처리되지 않거든 백시에게 물어라. 천하의 중용(中庸)은 호공(胡公)에 있네.” 하였다. 그러나, 당시에 왕씨가 세력을 부려서 나라를 빼앗았는데도 그는 나라를 생각하지 않고 몸만 보전하니, 후세에서는 이를, “호광의 중용”이라고 기롱하였다.】. |
六籍終安用 三章竟不從 | 육경을 끝내 어디에 쓰랴? 약법삼장도 끝내 따르지 않았으니. |
悠悠千載下 重憶孔明龍 | 유유하게 천년이 흐르고 나니 거듭 공명 와룡이 그립구나. 『牧隱詩藁』 卷之七 |
해설
이 시는 한(漢)나라의 역사를 읽고 쓴 영사시(詠史詩)이다.
한(漢)나라는 환관이 권력을 좌우하여 왕권이 불안했고, 도참사상(圖讖思想)이 유행했으며, 유가(儒家)들은 훈고(訓誥)와 고증(考證)에 치중하여 정치와 사상의 무질서가 발생했는데, 이것은 이름만 지닌 선비들 때문이다. 양웅과 호광이 그 대표적 인물이다. 한(漢)나라 정현(鄭玄)은 유교의 경전(經典)을 정리하여 주석(註釋)을 붙였으나 고증과 훈고에 치중하여 쓸모가 없고, 한(漢) 고조(高祖)가 줄인 삼장도 후대의 임금까지 전해지지 않았다. 그러므로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지금에도 유가적 선비인 제갈공명을 생각한다(제갈공명 같은 신하가 나타나 고려 말의 정치적 혼란과 사상적인 혼돈을 바로잡아 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원주용, 『고려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09년, 30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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